장래희망



주말의 happening같은 통화에 "연애란 어른들의 장래희망 같은 것" 이란 대사가 떠올랐다.
주위의 부추김이 없으니 열광하던 취미에는 흥미가 떨어지더라..는 말에는 까칠한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설렘이 묻어나는 얘기에는 응원하고 싶어서 떠올린 대사였는데.
막상 풀버전으로 찾아보니 그런 게 아니었다.



일정한 슬픔없이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을까.
지금은 잃어버린 꿈, 호기심, 미래에 대한 희망.
언제부터 장래희망을 이야기하지 않게 된 걸까.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고,
일년 뒤가 지금과 다르리라는 기대가 없을 때,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루를 견뎌낼 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연애를 한다.
내일을 기다리게 하고, 미래를 꿈꾸며 가슴 설레게 하는 것
연애란, 어른들의 장래희망 같은 것.



연애란 어른들의 장래희망 같은 것-
어이구 맙소사.
숨이 턱 막혀오는 걸 느꼈다.

어른이래봤자 몇살이나 됐다고, 아직 살아갈 인생이 얼마나 많은데
자기 인생에 대한 희망과 기대 따위 꿈꿀 수 없어 연애가 장래희망이 된다는거야.
그러니까 사람이 좋아 연애를 하는 게 아니라 연애를 하고 싶어 사람을 좋아하고,
또 다음 사람으로 타고 넘어가겠지.
일상의 공허를 채우려 물건을 질러대고, 그 물건을 기다리며 두근대고,
물건과 아주 짧은 시간동안 사랑에 빠지고. 또 다음 물건으로 타고 넘어가고.

아니. 나는 그렇게 살지 않을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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