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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gel's share 2016.09.11

Angel's share

내가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었다면 인생이 많이 달라졌을텐데. 술을 안 마셔서 인생의 재미를 1/3 정도는 놓치고 사는 것 같다. 물론, 그랬다면 내 특성상 아마 끝까지 갔겠지. 취향에 맞는 술들을 컬렉션하고, 호기심은 또 많아서 온갖 술들 맛보느라 돈깨나 썼을거다. 휴대용 술병도 갖고 다녔을걸? 더불어 안주는 얼마나 추구했을까. 당연히 살도 더 쪘을거고. 

 

물론 그 대신 친구 불러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면 될 껄 코스로 달리고, 차 마시고 디저트 먹고. 그냥 혼자 술 한 잔 하고 자면 됐을 걸 치킨에 떡볶이에... 인생은 뭘 조합하느냐의 차이지 산출값은 같은걸지도 모르겠다.

 

술을 마시지 못하면서도 술의 향은 좋아하는지 초컬릿도 럼 들어간 초콜릿, 위스키봉봉 그런거 좋아하는거 보면 내 취향이 뭔가 형태가 있는 궤적을 그리기는 하는 듯. 요즘 즐겨 마시는 차는 로네펠트의 Irish Whisky Cream. 몇 번이나 공식홈페이지에서 사려고 하다가 소셜에 떴길래 샀다. 아이리시 위스키 크림이랑 Irish Malt랑 같은거라고 하길래 샀다. 마셔보니 같은 거 맞는듯.

 

 

 

2월인가 산건데 열어보고 깜짝놀란건 밀폐가 전혀 안되어있다. 아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 다른 곳에 옮겨담을걸.

 

 

귀찮아서 계속 종이패키지 채로 마시다가 어제서야 다른 컨테이너에 옮겨담음. 저 갈색의 토핑은 뭔지 모르겠다. 초콜렛 향? 캐러멜 향? 크림향? 복잡한 향이 난다. 난 단 맛은 좋아하지 않지만 달달쌉쌀한 향은 좋아하는듯.

 

 

오늘 코스트코 갔다가 이걸 발견하고야 말았다. 진짜 관심도 없는 주류코너였는데 지나가면서 눈에 확 띄어 글자가 눈에 박히듯이 들어왔다. 오오오오?

 

근데 너무 커. 1.75리터라니. 끽해야 한두방울씩 넣어서 마실거 같은데 내가 술꾼도 아니고 이걸 언제 다 마시나 싶고. 그렇다고 술을 누군가랑 나누는것도 웃기고, 뭐 별로 비싸지 않으니 좀 마시다 만다 해도 일단 취향에 맞는지, 홍차의 아이리쉬 크림 향은 맞나 싶기도 해서 그 자리에서 폭풍검색하다 결국 삼 ㅋ 에라 모르겠다 ㅋㅋ

 

 

와인병에 따를때 나는 뽈뽈뽈뽈~ 하는 소리가 좋다.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몇방울이 아니라 크게 한 스푼 넣는게 취향에 맞다. 이 리큐르 자체가 크림느낌이라 꼭 밀크티처럼 이렇게 변함. 꽤 진하게 내렸는데도 색깔이 영.... 리큐르 넣을때는 평소 마실때보다 훨씬 진하게 내려야 하는 듯.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에다가 한 번 더 넣어보았는데 단 "맛"은 없으면서도 달콤쌉쌀한 향이 좋다. 그러고보니 집에 브랜디가 있을텐데? 싶어 술장을 뒤져보니 아. 브랜디는 둘째치고 꼬냑이 있었지.

 

 

 

세상에. 개봉도 안한게 이만큼이나 줄어있다. 그냥 세워뒀더니 코르크가 말라 줄어들어서 자연증발이 1/3이 넘는구나. 매년 조금씩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위스키의 분실량을 엔젤스 셰어. 즉 천사의 몫이라고 하는데 이건 뭐, 너무 많이 바쳤네. 어차피 우리집엔 술마시는 사람도 없으니 꼬냑도 홍차에 넣어마시고, 브랜디도 넣어마시고 해야겠어서 이것도 오늘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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