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온병애호가

그렇다. 나는 보온병애호가다. 시원한 물, 혹은 따뜻한 차를 달고 살아야 한다. 

(보온병성애자라 썼다가 고쳤다. 성적 흥분을 느끼고 그러진 않는다; )

 

 

하라주쿠 한정 보온병. 하라주쿠에 가서 산 건 아니고. 일본에서는 지역한정으로 스타벅스 상품들이 나오더라. 작년에도 보온병이 각 지역컨셉에 맞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나오던데, 내 취향이 아니라 패스.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 스타벅스 MD는 연말에 끼워팔기 행사에 물건 모자랄까봐 걱정해서 막 만드나. 아무디자인대잔치인 느낌이 강한데, (특히 손잡이 모양에 예술혼 불어넣은 Mug들) 결국 전부 다 팔리는 걸 보면 취향차이의 영역인가보다;

 

무광스뎅ㅋ 느낌이다. 스뎅버전과 무광블랙 버전 두개가 있는데, 블랙이 좀 더 일찍 품절되어 스뎅만 구할 수 있었다. 블랙 버전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크흑 ㅠㅠ 하나 사서 에브리데이 열심히 쓰던 어느 날 차와 커피에 물든 것을 깨끗이 씻겠답시고 아스토니쉬+뜨거운 물 부었더니 어마어마한 거품과 동시에 표면의 코팅이 다 부글부글 올라오는 참사가 일어남; 아끼던 보온병이라 매우 슬퍼함과 동시에, 이건 한정판이라 지금 당장이라면 혹시나, 아직 늦지 않았어! 라는 자세로 당장 하나 더 주문함 ㅋ 미사용상태로 아껴두는 중.

 

 

 

요즘 쓰는 보온병. 펄감이 있는 유광화이트. 자세히 보지 않으면 펄은 잘 알 수 없다. 그렇다. 나는 이  보온병만 모으고(?) 있다. 써모스 JNI-400ml인데 쓸데없는 컬렉션이 될까봐 사실 모은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여러 개 갖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스페어의 개념이다 ㅋㅋㅋㅋ 좋아하지 않는 물건들이 컬렉션이 되면 그저 짐일뿐.

 

 

이쪽이 좀 더 취향. 흰색, 스뎅or회색, 검정색으로 물건을 고르는데 몇 안되게 비집고 들어오는 유채색이 피뻘겅과 이 하늘색들이다. 옷도 이 컬러들이 잘 받는 편이라, 여름 옷은 이 계열색 천지. 이것도 아직 아껴두고 있다ㅋ

 

 

이건 언젠가의 2015년 벚꽃 에디션. 해마다 벚꽃시즌이 되면 벚꽃MD가 나오는데, 일본은 사쿠라엔 도가 터서 아무래도 일본쪽이 좀 더 예쁘더라. 모아볼까 진지하게 생각도 했는데, 벚꽃에디션이 매년 예쁜것만 나오는게 아니다. 이것도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는데, 차나 커피를 한 번 담으면 냄새가 배어 생수용으로는 쓸 수가 없어서 차 마시는 용도, 아무 냄새 나지 않는 생수용. 두 개가 필요해 그 때 어쩔 수 없이 샀다. 그런 거 치고는 보온도 잘 되고, 오랜 시간 버텨주고 있다. 갖고 있는 것 중에 가장 용량이 작아(350ml) 유럽여행때도 들고 갔던 것.

 

 

 

작년 한 해 열심히 뛰어준 보온병. 몇 번 심하게 떨어뜨렸더니 질질 새서 버릴까 했는데, 아직 미련이 남아 못버리고 있다 ㅠㅠ 촛불집회때는 카페라떼 담았다가 계속해서 거품과 커피가 찐득하게 흘러내리는 대참사가 ㅠㅠ 어딘가 미묘하게 찌그러진 부분이 패킹하고 안맞아 새는 듯하니 바로잡으면 계속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 날 때 실험해봐야겠다. 좋은 보온병이었어서 아깝다. 때도 안타고, 보온도 잘 되고, 용량도 딱이고, 항상 모으는 JNI시리즈는 아니었지만 막 굴려도 기특하게 버텨준 좋은 녀석이었어 ㅠㅠ

 

 

위의 보온병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계속해서 물이 새는 관계로 빠잉. 그러나  잊지 못해 새로 들인 것ㅋㅋㅋㅋ. 같은 500ml 사이즈. 스뎅과 블랙의 조합이 너무나 취향저격. 갈색 레터링의 스타벅스 로고와 COFFEE라는 글자에 커피생각이 나면서, 아 맞네, 스타벅스는 커피집이었어 ㅋㅋㅋ 나한테나 보온병회사지 ㅋㅋㅋㅋ

 

 

이건 2016 벚꽃 에디션 350ml. 2017은 별로 안 예쁘던데 사이즈도, 색상도 마음에 들어 샀다. 휴가기에는 집에서 티팟+워머의 조합을 쓰지만 그런 게 귀찮아질 때가 있다. 그럴 땐 우려낸 차나 커피를 집에서도 보온병에 넣고 마신다. 이러니 취향에 맞는 것들을 스페어로 구비해놓을 수 밖에. 하지만 이 정도면 스페어도 차고 넘친다. 이것으로 보온병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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