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PICIA. 8227. Yuzu
하나씩 꺼내먹으려고, 뜯자마자 티쌕에 모두 넣어뒀다.
그러나 막상 마셔보니...
한 줄 감상평: 녹차에 왜 이런 짓을.
16세기 영국의 수상이었던 얼 그레이 백작에게 토머스 트와이닝
또는 로버트 잭슨 중 한 사람이 홍차를 제공했던 것이 기원이며,
정확히 누구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재 얼 그레이라는 이름의 홍차는 거의 모든 홍차 회사에서 출시된다.
당시 영국 귀족들에게 인기 있던
중국 푸젠성[福建省] 무이산[武夷山]에서 생산되는
랍상소우총 홍차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유사품을 만들기 위해 베르가모트향을 홍차에 입힌 것이 시작이다.
현재 기문이나 랍상소우총, 우바, 아삼 등 홍차에
베르가모트 향을 입힌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랍상소우총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과일인 용안의 향을 입힌다는
잘못된 정보에 입각해서 용안과 비슷한 크기의 구슬 모양의 과일을 찾았는데,
그것이 베르가모트이다.
그 향을 홍차에 입혀서 만들었더니,
그것이 백작의 마음에 들어 그 이름을 하사받았다고 한다.
찻색은 진한 오렌지색이고 스트레이트 또는 아이스티를 만들어 마신다.
얼 그레이가 누구냐만 알고 싶었는데 누구냐 아닌 무엇이냐만 알게 되어버렸다.
아마도 홍차브랜드 Twinings도 저 위의 트와이닝의 이름에서 따온 게 아닐까 싶다.
잠깐, '잘못된 정보에 입각해 만든 유사품'?
뭐야. 결국 얼 그레이란 것은 태생이 가짜란 얘기 아냐? 하고 살짝 기분이 상한다.
그리고 랍상소우총은 솔잎 훈연 어쩌구 아니었어? 아니, 도대체가, 비슷도 안하잖아!!!
#2.
루피시아에서 차잎과 향을 슬렁슬렁 보는데,
쑴씨와 나는 얼 그레이 르네상스에 들어있는 오렌지색 과육같은 알갱이가 문득 궁금해진다.
그러나 알 리 없다. pass-
저번에 갔을때 쇼 레 마론vs마론 쇼콜라. 사쿠란보vs사쿠란보 버트,
넵튠, 얼 그레이 르네상스등 무려 6종을 마셨던지라 이번엔 그다지 궁금한게 없어
얼 그레이 르네상스만 한번 더 시음을 청했다.
그런데 문득, 여태 맡아오던 AHMAD의 얼 그레이와는 향이 너무도 다르단걸 확- 느낀다.
이건...감귤향이다? 맛? 알싸하긴 커녕 슬쩍 달달하다. 뭐야. 어느놈이 진짜야?
사고과정:
감귤향이 난다
→얼 그레이에는 베르가못향을 입힌다.
→베르가못은 감귤향이 난다.
→아까 귤색깔나는 무언가가 차잎에 섞여있었다.
→그럼 베르가못향을 입혔다는건 베르가못(풀)이 아닌 베르가못(열매)을 말하는건가?
→잠깐, 베르가못은 대체 어떻게 생긴 풀인데? 베르가못 냄새는 또 어떤건데??? @_@
궁금한 건 일단 참고 집에 돌아와,
구글신의 도움을 받아(왜 네이버는 즐이고 구글은 신?) 위키에 들어가보니 이렇게 생겼댄다.
제품상세설명:
얼 그레이의 시초가 된 명차를 현대 감각에 맞춰 여성적으로 재현.
용안의 섬세한 향과 훈제차의 개성을 이국적인 달콤함과
적당히 떫은 맛이 차분하게 감쌉니다.
으응? 용안?
#1.에서 대충 넘어갔던, 모르는 과일 용안?
이건 또 뭐냐.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