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h: French Suites, BWV 812-817
들으면서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곡이 있는가하면,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건 쳐보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하는 곡이 있다
바흐의 클라비어 곡들 중에서는 WTC와 프랑스모음곡이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말해온 것처럼 나도 바흐를 칠 때는 뭔가 조금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데
쉬워보이는 악보조차도 사실은 "제대로" 치기 매우 어려워서이기도 하지만.
치다보면 그 전에 어떤 일이 있었건 간에, 감정의 찌꺼기나 스트레스 같은 건 날아가버리고
어느새 무념무상의 집중상태에 들어가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힘들게 산을 오른 게 아니라 걷다보니 산에 들어가있는 것처럼.
굴드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기도 하고
워낙 개성이 강렬해서 굴드로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10년전에도 그렇게들 말했었고 지금의 나도 누가 의견을 묻는다면 그렇게 말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나는 언제나 굴드를 먼저 선택한다.
하지만 이 곡을 더 좋아하게 된 것은 이 음반 때문이다.
여기에는 6번만 실려있는데, 이 연주를 듣고 그냥 뿅~♡가버렸다.
4번까지는 '음...그래, 굴드도 좋아.' 라고 생각하지만
5번에 오면 '음...역시 좀 부족해...' 하고 생각하며
6번에서는 결국 못참고 해블러를 걸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 이 곡은 1-2-3-4와 5-6으로 나뉘어진다)
전곡반↓
씨디들 사이에서 이 음반을 발견하고 덜컹-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역시 직접 가서 음반을 사는 것에는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집에서 택배박스를 받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손맛이 있다.
역시 좋다.
아직은 이 느낌을 말로도 글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