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난 누가 다시 이십대로 돌아가게 해준다고 그래도 싫다.
젊음이고 개뿔이고, 걍 됐다. ㅋ

그건 그냥 떠올리면 어딘가가 뻥하고 뚫리는 것 같은 추억이고
조금은 따끔따끔거리지만 나쁘기만 한 건 아닌 그런 복잡한 기분. 그 정도다.
별로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내가 90년대를 그 시기에 살았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때는 문화의 홍수같은 게 있었고, 갑자기 막 흘러넘치는 뭐 그런 게 있었다. 
90년대는 우리 현대사 흐름상 그 때 그렇게 올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시대였고,
아마 그런 시기는 다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운좋게도 그걸 다 누렸다.
진짜 누리기만 했다. ㅋㅋ

이 영화를 보니 그 시절에 다시 발을 담그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세대가 정확하게 겹친다.
나는 건축학개론이 아닌 현대건축의 이해를 들었고
너무 많이 겹치다 보니 디테일 하나하나가
그냥 다...낯설지가 않고 공기처럼 휘감더라.

저걸 순수라고 해야할 지 찌질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그냥 저런 걸 너무 잘 알고, 많이 봐왔고, 겪었고. 뭐 그래서
눈 한 번 떼지 않고, 시계도 한 번 안 보고 어느새 영화가 끝났다.

모르겠다.
이십대가 봐도 사십대가 봐도 같은 느낌일지.
타겟층이 너무 확실한 영화라.
그리고 하필 내가 그 과녁판의 정중앙에 위치해있어서.
괜히 오늘 봤나 싶기도 하다.
내일 출근해야되는데. "싱숭생숭"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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