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26 간송미술관, 조선망국 100주년 추념전


축제기간을 이용해 간송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 가기로 했기 때문에 잠이냐 간송이냐 -_-
망설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막상 삼선교역에 내리니 탁 트인 길과 낮은 건물들, 좋았던 날씨,
한산한 인구분포;등 모든 것이 어우러져
아... 나오길 잘했다. 좋구나 소리만 연발.

주제는 조선망국 100주년 추념전.
그러네. 그러고 보니 올해가 2010년.
그렇다해도 주제가 조선망국 추념이라니.
왜?


니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니


하늘은 이미 초여름


동행인들


문 열기를 기다려 내가 1빠로 입장 -_-)v

 
작품들은.... 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시대적 상황, 시대정신-이딴건 코딱지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는 그림들이었다.
이 전시의 타이틀은 반어법인가, 아니면 풍자인가 싶을 만큼.

나라가 망해가는데 사람들은 이런(이따위) 그림이나 그리고 앉았구나. 라는 생각부터
이 주제와 이 소재의 그림들이 정말 구한말 때의 거란 말야??
꼴깍꼴깍 넘어가던 그때의??? 이상하고 의심스러워 작가의 생몰연대를 확인했다.

그것도 걸작이면 모르겠는데, 무릉도원에 꽃이 피었니 어쩌니
오동나무와 대나무를 닦니 어쩌니- 이래도 되나 싶다가도

그래 이 사람들이 뭘 할 수 있었겠나, 자기들은 해오던 게 이걸텐데
머리속에서 관념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우리 나라가 그꼴이 났겠구나 싶고.
세상이 그렇게 변하는데 허구헌날 그리던 그 그림이나 계속 그리고,
세상 향해 눈 감았던 게 어디 이 사람들 뿐이었을까 싶고.
아... 깝깝하더라. 근데 그 갑갑한 것이 100년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한 것이 또 깝 까압-하더라.

그럼 나는 그렇게 이 시대 작가들을 깔 만큼 뭐 잘났나.. 생각해보는데
또 그럴 것도 없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건 주변사람 잘 포섭하기.
선거 꼭 참여하기. 겨우 이것 뿐이구나.


올 때마다 느끼지만 간송은 참 묘한 곳이다.
희한한 부조화 속에서 여러 겹의 시간이 동시에 흐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채 화분째로 줄지어 있는 식물들도-
막 갖다 놓은 듯 하지만 하나씩 꼼꼼히 따져보면 온갖 꽃들이 피어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거.  금낭화


그리고 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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