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3부작'에 해당되는 글 1건

  1. 받은 만큼 돌려드릴께요. 2007.02.11

받은 만큼 돌려드릴께요.




복수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과연 박찬욱감독의 복수3부작과 김병욱PD의 웬만해선...의 복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어서 전자는 그럴 법도 하다. 라고 생각되는 반면, 후자는 으...저 진상들 -_- 이라고 느끼는 걸까 싶었다.

웬만해선...의 복수는 대체로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 먼저 A가 성격에서 나오는 실수를 한다. 잘난체 해서 B의 자존심을 긁는다든지, 얌체처럼 굴어서 B가 일을 더 해야했다든가, 돈을 많이 쓰게 했다든가, 망신을 줬다든가. A의 딴에는 의도없는 실수다. 그러니 대부분의 경우 A는 자기가 실수해서 B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것을 모른다. 왜냐하면 A는 왕자병이 있다거나, 얌체스런 면이 있다거나, 쪼잔하다거나, 식탐이 많다거나, 배려가 부족하다거나... 하여간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그런데 B는 이렇게 생각한다.  두고 보자. 내가 이대로 넘어갈 줄 알고? 어디 한 번 당해 봐라. 너도 당해 보면 알겠지. 그리고 의도적인 복수를 한다. 금자씨 표현을 빌리자면 받은 만큼 돌려드릴께요.

그럼 이렇게 복수로 돌려받은 A는 '아. 내가 잘못했을 때 B는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까. 아.. 정말 미안하다...' 하고 반성을 하나? ....설마 -_)  이 시점에서 A는 사건의 발단이 자기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해 새로운 입장으로 복수를 결심하거나 설사 알아챈 경우에도 내가 그랬다고 지금 나한테 이러는 거야? 그래. 어디 한 번 해 보자고-  누가 이기나. s(-_-)z  패턴으로 진행된다. 이 웬만해선...의 에피소드들은 거의 이런 식이다. 어디 너도 한번 당해봐라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 이거지?의 연속.

얼마 전에  OFF가 아닌 ON에서 실제로 이런 식으로 사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토론하면서 오고 가는 모든 댓글에 시종일관 "받은 만큼 돌려드릴께요"로 대처하는 사람.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한 B들이 과연,  아...저 사람도 지금 내 기분 만큼 불쾌했겠구나..했냐면., 그럴리가.  "어디 한번 해 보자 이거지? 그래 누가 이기나 보자"로 대응하는 사람과 "뭐 이런 매너 없는 인간이 다 있어?" 반응으로 재수만땅 공공의 적이 되었다.

그냥 이럴 때는, (정도가 가볍고, 친분이 있으며, 상대에게 상식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 "너 이런 면이 있는데, 혹은 나에게 이런 실례를 했다. 나 그거 불쾌했고, 너 그거 잘못한거다-" 하는 게 그나마 낫더라. 좋다가 아니라 그나마 낫다고 하는 이유는.... 이렇게 말해도 미안한 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있어서.

,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