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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81025 LEEUM 3 2008.10.31

081025 LEEUM






장승업 그림은 간송에서 봤던 것보단 더 잘 그린(?) 그림들이어서 아.. 이래서 그렇게 장승업 장승업 그러는구나 싶었다. 일단 대작이고. 그래도 장승업 그림은 역시 뭐랄까... 그걸 뭐라고 표현하지.. 귀기라고 하기엔 정확하지 않고, 하여간 매우 깊은 곳에 있지만 얼핏 얼핏 비치는 섬뜩한 느낌 같은게 있어서 좋아지지가 않는다.

마침 아침에 김홍도 다큐 한편, 가는 길에 화인열전을 읽으면서 갔는데, 다큐멘터리에서는 김홍도가 그린 박연폭포와 겸재의 박연폭포를 같이 보여주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내가 쭈욱 겸재의 진경산수에 별로 감흥을 잘 못느낀 이유가 뭔지 비로소 확 다가오더라. 그 이유 중 하나는 사진처럼 보는 것에 익숙한 내 눈에는 겸재와 같은-두세 개의 시점이 함께 적용된 그림은 이상하게 보이는 거고.

두 번째 이유는 금강산에 내가 실제로 간 적이 없기 때문일꺼고. 오히려 관념산수라면 오.. 좋다, 이런 적이 꽤 있는데 왜 진경산수는 그렇지가 않은 걸까
(돌려 생각하면 관념산수가 더 그럴싸해 보이는 게 또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 늘 이상했지만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았지. 정독도서관에서 눈 앞에 인왕제색도가 펼쳐지던 순간엔 목덜미에 소름이 쫙 돋았으니까. 만약 겸재가 그린 다른 그림들도 내가 그 실경을 구석구석 잘 알고 있다면 또 느낌이 다르지 않았을까.

리움에선 겸재의 노백도를 볼 수 있었다. 이 그림도 실물로 보니까 도판으로 볼 때보다 훨씬 좋더라. 작은 사이즈로 보면 그 형태가 너무 드러나서 꼭... 그거. 꽃글씨인가? 춈 그런 느낌이었는데.

도자기는 두 점이 특히 좋아서 메모까지 해왔는데 조명빨이었나, 웹에서 검색을 해보니 그 느낌이 아니네. 역으로 말하면 리움이 그만큼 작품을 잘 살리는 조명을 잡아놨다는 얘기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도자기보다는 그림이 보고 싶어 간 거였는데.... 주인공이랄까, 발길을 딱 붙잡아 놓는 그런 그림이 없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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