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치로는 대학을 졸업하고 미타 물산에 입사한 지 3년째다. 지도 교수에게 추천장을 받지는 못했지만 성적이 좋아서 그렇게도 입사하기 어렵다는 이 회사에 들어올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시험 성적은 좋았다. 집중력이 뛰어난 덕분이다.
특히 암기 능력이 뛰어나 역대 천황이나 도카이도 지방의 53역참까지 모두 외울 정도였다. 원주율은 백 자리까지 외운다. 이웃으로 소문이 퍼져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백만 명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집중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집중력은 초인적이었지만 시야가 좁았다. 비유가 아니라 뭔가에 집중하면 주변이 보이지 않았다. 텔레비전 게임에 열중하다가 이웃집에서 불이 났는데도 모른 적이 있었다.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시험 공부를 하다가 시험 시간에 늦은 적도 있었다. 날이 새는 것도 모르고 책상 앞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 꼭 사고를 냈다. 차에 부딪힌 게 세 번. 앞만 바라보니 당연한 결과라 할 것이다.
중학생 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병원을 찾기도 했다. 신경정신과 의사는 과잉 행동증과는 정반대인 과집중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런 병명이 실제로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 무슨 일을 하든 무섭게 집중하다 보니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백만 명 중의 하나라는 말을 들었다.
흐응- 역시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아. 집중해야 할 때 집중하고 평소엔 산만한 것도 능력이다.
우리 엄마는 얘가 밤새 공부(?)할때도 방하고 책상은 늘 깨끗하더니 요즘은 왜 이렇게 그지같냐고 병원에 가잔다. -_- 이것도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어이쿠 어머니.
중고등학교때는 몽유병때문에 병원에 가야겠다 그러더니. 딸래미를 그렇게 환자로 만들고 싶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