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 Voyage!/July. 2010 광주.담양.순천'에 해당되는 글 8건

  1. 순천만 4 2010.09.02
  2. 낙안읍성 2010.09.02
  3. 선암사 仙岩寺 2 2010.08.15
  4. 100727 둘째날:: 순천시티투어-드라마촬영장 2010.08.01
  5. 담양에서 다시 광주로 2 2010.08.01
  6. 담양 소쇄원 2 2010.07.29
  7. 100726 첫째날:: 광주 1 2010.07.28
  8. prologue 2010.07.28

순천만


이번 여행일정에서는
소쇄원도 좋았고, 선암사도 좋았지만
기대가 그 두 곳 만큼 크지 않았던 순천만이 특히 좋았다.
물론 가기 전에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고, 좋을 것이란 예상은 했었다.
하지만 말로 들어서, 사진으로 봐서 알 수 없는 공간감, 탁 트인 시야.
그리고 냄새와 소리. 순천만은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순천만에 도착하자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비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제법 빗줄기가 굵어서 무시할 수 있는 양은 아니었다.
우린 아침에 순천역 관광안내소에 짐을 약간 보관하면서 우산을 놓고 왔다.  --_--


잠시 고민했지만 여기까지 와서 젖는다는 이유만으로 순천만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젖으면 말리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ㄱㄱ-


그리고 계속 우리는 오길 잘했다. 너무 좋다. 라는 말만 연발했다.


시야에 들어오는 곳이 모두 갈대밭.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들어서자 아까는 소나기 같던 굵은 빗방울이 
다행히 부슬비와 가랑비 사이의, 그래도 맞을만한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비는 갈대밭의 냄새를 더 진하게 해주었다.
대나무향 같기도 한 청신한 향기.
숨을 들이쉴수록 더 들이쉬게 되는 촉촉하고 깨끗한 습기.

계속해서 부는 바람은 갈대밭을 쓸고 지나가 솨아- 솨아- 하는 소리만 사방에서 들리고
와.... 그건 진짜 새로운 경험이었다.
몸에 느껴지는 시원함과 물기 가득한 바람의 촉감,
귀를 즐겁게 하는 청각, 깨끗한 후각, 탁 트인 시각까지.

온갖 감각을 동시에 두드리는데...


내가 사용하는 단어가 너무 적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정말 좋을 땐 표현할 수 있는 형용사가 없다.
그냥 좋다- 는 말 밖에 안 나와서
혜영이랑 나는 아.. 좋다.. 너무 좋다. 뭐 다른 말 없나?
이 말 밖에 안 나온다.  정말 좋지. 너무 좋다. ㅠ_ㅠ



약간 비가 내려도 어차피 바람이 불어 우산을 쓰고 다니기 쉽지 않았다.
여기서 또 하나의 교훈을 얻는다.
여행갈 땐 비옷이 개념. -_-


갈대밭 아래를 내려다 보면 온갖 게들이 뽀골뽀골 기어다닌다.




혜영이는 하얀색 플레어 미니스커트를 입고 와서
바람에 계속 스커트가 펄럭거리고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가 얼굴에 감겨서 매우 곤란해했다.
여기서 우리는 두번째 교훈을 얻는다.

여름 여행에선 반바지가 개념. ㅋ
머리끈은 항시 구비.





이달 말에 교환학생으로 1년간 일본에 가는 혜영이는
우리나라에도 자랑할 만한 곳이 있다고 좋아했다. ㅋ


나중에 혼자 또 오고 싶을지도 모르겠고,
누군가와 같이 오고 싶을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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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더 자야 되는데 약간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들리는 빗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버렸다.

태풍 올라온다더니 시끄럽게도 올라온다.
나한테는 잠을 깨우는 약간의 시끄러움.
그리고 돌아다닐 때 약간의 불편함이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전전긍긍 애를 태우는 생존의 문제.

시티투어코스중에서 관심없던 곳 중 하나였던 낙안읍성도 태풍같은 느낌이었다.


자유여행이었다면 아마 코스에 넣지 않았을 곳이다.
햇빛을 막아주는 어떤 것도 없는데다가 가장 더울 시간에 여기를 지난다.
이 날 입고 있던 옷의 넥라인 모양대로 피부가 태닝된 흔적이 아직까지 그대로인데
아마 대부분의 자외선은 이 곳에서 받은 걸꺼다.


뭐라뭐라 설명해줬는데 사실 하나도 기억 안난다.
혜영이나 나나 그렇게 열심히 듣지도 않았고
아...여기까지 와서 공부하고 싶지 않아... 이런 마음도 얼마간 있었다.


민속촌이나 세트장처럼 그냥 해놓은 모형이 아니다.
실제 사람들이 이 안에서 그대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생물들도 있다.
조랑말과 소와.. 뭐였더라 다른 한마리는. 당나귀였던가? 그냥 말이었던가.


경사가 꽤 가파른 계단에서 찍은 사진.
이 곳에 서면 낙안읍성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안내인이 여기서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니까 꼭 찍으라고 했다. ㅋ


여기서부터는 자유. 코스는 세 가지가 있다.
그냥 이 길-성곽을 따라서 쭉 가는 방법.
마을 안을 이리저리 다니며 디테일을 즐기는 방법.
또 하나는 뭐였더라.
하여간 나와 혜영이는 성곽을 따라 최대한 단거리로 직진!을 선택.


그나마 있던 유일한 그늘


선글라스만으로는 어떻게 안되는 내리꽂는 더위와 햇살.

전남대학교 갔을 때도 느꼈지만 낙안읍성에 왔을때 더욱 강해진 생각.
사람이 어디서 태어났는가는 인생의 많은 부분을 결정한다.
만약 내가 광주에서 태어났거나, 낙안읍성에서 태어났다면?
대단히 공부를 잘해서 지역의 인재가 아닌 다음에야 내가 서울로 학교를 가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그냥 그냥 전남대도 그동네에서 괜찮은 국립대학교니 그냥 그 동네에서 눌러 앉지는 않았을까.
혹은... 낙안읍성안에서 태어났다면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아마 그 곳을 탈출하려고 애쓴 흔적이 내 삶의 궤적이 되지는 않았을까?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런 생각들이 자꾸 들었다.


사실 낙안읍성 안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거의 모두가 노인들이었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첨단에서 차단된 것 같은, 성곽 안의 삶을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과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음료수와 기념품등을 팔고 있는 읍성 입구에 늘어선 상점들과
읍성 주변, 혹은 마을 안을 돌아다니는 dslr을 하나씩 어깨에 걸친 관광객들이
한 공간안에 있다는 것은 그로테스크하고 불편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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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仙岩寺


여행기는 정말 갔다와서 후닥 써야하는구나.. 를 새삼 느낀다.
날이 갈수록 감상도 희미해지고 기억도 희미해진다.
부석사는 언제 쓰나. 벌써 느낌은 다 사라진 거 같은데. --_--


선암사는 산을 한참 들어가야 있다.
등산이 아니라 입산이다.


길의 왼편에는 계곡이 흐르고 있다.
머리가 맑아지는 물소리.


워낙 숲이 울창해 이 정도의 나무가 드문드문 있다.


물이 정말 맑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코스로 좀 빨리 올라왔더니 우리가 일착.
그래서 조용한 경내를 일찍 둘러볼 수 있었다.
선암사 일주문의 계단 양쪽을 지키고 있는... 돌사자겠지 설마? -_-
나중에 찾아보고 수정


매화로 유명한 선암사.
십여년전 책으로 보고 마음을 뺏겨 매화피는 3월에
선암사 가겠다고 계획도 여러번 세웠지만

3월에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다음엔 꼭 매화 핀 선암사를 봐야지.

7월의 선암사에는 수국이 피어있었다.
수국은 산성토양에서는 푸른색꽃을, 염기성 토양에서는 붉은 꽃을 피우는데
나는 푸른색, 딱 요 정도의 눈이 시린 푸른색을 좋아해서 너무 좋았다. :-)

근데 안토시아닌은 산성에서 붉은색, 염기에서 푸른색 아니었나? -_-
왜 수국만 반대지???




이 길에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이라고 이름이 붙어있다.
이 깊은 곳에 있는 절 곳곳에 뭔 기와불사에 연등에...
난 불교와 기복신앙의 결합이 볼 때마다 불편하다.
불자도 아니면서 남의 종교에 감놔라 배놔라지만
너무 왜곡 아닌가.


그런데 돌려 생각하면 어차피 종교란 지극히 현재를 위한 것
그렇게 생각하면 당연하기도 하고.
그냥 선암사를 나와버렸다.


여태껏 본 절들이랑은 좀 다르다.
뭔가 개발계획을 거친 시가지를 보는 느낌? -_-
 

아버지는 약 10 년 전에 조계산 등산을 하시면서 송광사에서 선암사로 넘어가셨다고.
여기 해우소가 유명하니 한 번 보고 오라고 하셨지만
그냥 슬쩍 겉에서만 훑고 말았다.


정리되어 있는 사각형 연못
늘어진 가지가 멋지다.


내 관심은 오로지 승선교
후닥 보고 일찍 내려와서 내려오는 길에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또 우리가 일착. :-)
이 길 다 내꺼 ㅎㅎ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로 올라갔으면 올라가는 길에 승선교를 봤을 테고
수많은 데쎄랄 사이에서 봐야했겠지.


선암사는 정말 입지 선정 끝내준다.


길에 무화과도 열려있고. (맞겠지?)


와! 승선교다!!!!!
아름답다. ㅠ_ㅠ
난 좋아서 아주 쌩난리를 쳤다.
기단은 자연 암반을 그대로 사용했고 
다리 위는 그냥 평범한 다져진 흙길처럼 되어 있어
여기부터 다리요~ 하는 느낌도 없다.

게다가 아랫부분의 홍예에는 딱히 키스톤처럼 보이는 것도 없는데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게 놀랍다.
아니 저걸 어떻게!!!!

다리 중간에는 용머리가 있다.
그걸 뽑으면 다리가 무너진다는 얘기가 있단다.

당연한 거 아님? -_-
아닌가? 거기가 무게를 지탱해준단 얘긴가? 그럴리가;;;;

가까이 찍은 사진들은 다 뭔가 안맞아 잘 안나왔다.
아니면 인물이 들어가 있거나.;;;;
직접 보고 받은 감동이 커서
사진으로는 아무리 봐도 무덤덤하고 심심하다.

제대로 사진 찍으려면 내려가서 찍어야 한다.




실컷 보고 내려와서도 아쉬움에 뒤돌아보고 또 찰칵.
승선교 아래에 또 하나의 아치형 돌다리가 있다.


내려와서 먹은 밥.
난 이런 데 있는 식당들이 정말 싫다.
어차피 먹을 데 없으니까 어디서든 먹어야 된다는 걸 알고 있는,
잠재적인 고객이 확보되어 있는 이런 식당들은 대충대충 장사한다.

난 비빔밥을 좋아해서 어지간한 비빔밥은 다 좋아하는 편인데
이게 무슨 산채비빔밥이냐. 게다가  무지하게 짜다.
안 그래도 짠 비빔밥에 밑반찬도 몽땅 염분과다. 으.... -_-
값도 결코 싸지 않음.


결국 남겼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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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27 둘째날:: 순천시티투어-드라마촬영장

 
[일정]
광주역 출발(06:15)→순천역도착(09:03)→순천시티투어버스출발(09:50)→드라마 촬영지→
선암사→낙안읍성→순천만→순천역 도착(17:30)→순천역 출발(17:51)→영등포 도착(22:33)



정말 잠만 자고 나올 거기 때문에 모텔을 잡지 않고
광주역 근처의 찜질방-빛고을랜드-에서 잤다.

요즘 찜질방에는 수면토굴이 있다는 걸 아시는가?
한 5~6개씩 3층 정도로 되어있고, 각 층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한 명씩 이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토굴이다;;;

↑요런 거임. 요건 좀 럭셔리버전.


나 이런 거 처음 봤음;;;
신기해서 수면실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기서 자기로 했다.

아...그러나 나는 은근 잠자리에 예민한 사람;;;
11시쯤 토굴에 들어가서 잤는데 1시에 깬 이후로 전혀 못잤다 --_--
오르락 내리락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이럴 줄 알았으면 책이라도 한 권 들고갈 것을-
4시 반이 되자 씻고 준비했다.

나와는 달리 푹 잔 혜영이는
개운한 얼굴로 언니~ 전 정말 잘잤어요~

그래 한 사람이라도 잘 잤으니 다행이다.  :-)
난 기차안에서 또 안드로메다로 가야겠다.


광주에서 순천으로 가는 기차는 처음에 역방향으로 간다.
읭? 분명 내가 몇 번이나 확인하고 순방향좌석을 끊었는데 왜 이런거임?
우리는 좌석을 돌렸다 -_-
잠시 후;;;; 제대로 간다;;;;;

망했;;;;;
완전 부끄럽고;;;;

별 수 있나. 그냥 4좌석 다 쓰기로 결심하고
돌려 놓은 앞좌석에 다리 올려 놓고 편하게 잤다.

다행히 승객이 많지 않아 순천역까지 그러고 갈 수 있었다.


순천역 도착.

찜질방에서 본 애들도 몇 명 있고
기본적으로 내일로 티켓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좋겠다.. 흑. ㅠ_ㅠ


여기가 순천역 관광안내소
시티투어 이용자에 한해 물품을 보관할 수 있다.
나는 짐이 좀 무거웠기 때문에 우산을 포함한 짐을 보관했다.
나중에 우산 맡긴 걸 후회하게 되지만 --_--


이게 바로 우리가 타고 갈 시티투어 버스... 이긴 하지만 이건 2호차.  --_--
우리가 탄 건 요렇게 이쁜 거 말고 걍 보통 관광버스.


요쪽 그림이 더 이쁘다.
순천시티투어는 순천시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고,
코스별로 다른데 1인당 7천원 or 8천원이다. (입장료+교통비)
교통걱정 안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좋은 선택.

코스가 선암사+송광사+순천만이었으면 딱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런 코스는 없고. 송광사나 선암사 중 하나만 갈 수 있다.
나는 선암사 쪽이 더 가고 싶었으므로 이 날 가게 되서 정말 좋았다. :-)

지금 생각으로는 굳이 시티투어를 이용 안해도 됐을 것 같긴 하지만
차만 타면 그냥 자버리기 때문에
내릴 정류장 신경 안 써도 되는 점은 좋았다.

이 여행에서도 혜영이가 신경 안썼다면 여러번 지나쳤을지도 ㅡ_-)y~
쌩유! 혜영~


드라마 촬영지 도착.
에덴의 동쪽, 제빵왕 김탁구, 또 무슨 무슨 드라마를 찍었다는데
우리 둘 다 본 드라마가 아예 없음.
셋트장이지만 저 달동네 길 골목골목을 다 다닐 수 있다.



정말 잘 만들어졌는데
난 귀찮아서 사진도 요거 두 장만 딸랑 찍고
버스 안으로 얼른 들어왔음. ㅋ

고맙게도 혜영이도 여기엔 별로 흥미가 없었다.


버스 좌석.
아니 이 문양은!!!!!!
설마 앙드레김 슨생님께서 디자인하신것인가!!!!
찰칵-

벌써부터 무지하게 더웠다.
왜 나는 더 가볍게 짐을 꾸리지 못했는가!!!! 
하고 자아비판을 했었지만

선글라스를 들고 간 게 정말 다행이었다.

그러고보면 신발도 예비로 한 켤레 들고 간 게 매우 다행.
혜영이 신발이 망가질 위기에 처해있었기 때문에
내 신발 하나를 빌려줄 수 있었다.
들고 간 거 다 먹고 쓰고 했으니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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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에서 다시 광주로


다음 행선지는 광주 옥식당.

소쇄원앞에서 충효187번을 타면 된다.
225번이나 충효187번이나 배차간격이 1시간이라
넉넉~하게 42분 정도에 소쇄원앞으로 나왔는데 버스가 안온다.
;;;;;;;;;;;;;;;;;;;;;;;

다시 매표소에 가서 물어보니 충효187번은 40분 정도에 온다고 --_--
망했;;;

별 수 없다. 슬렁슬렁 좀 걸어 가사문학관까지 가보자.



가사문학관은 휴관;;;;;

그러나 나는 그다지 문학적인 사람이 아닌데다가
가사문학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휴관이면 어떻고 개관이면 또 어떠리.

가사문학관 안에는 이렇게 넓은 정자가 있는데
뒹굴뒹굴하고 싶었으나 젖어서 --_-- 패스.

다음엔 꼭! 뒹굴어보리라. (불끈)


여긴 그냥 길가다.
길가에 이런게 막 널려있다.


여기가 바로 식영정.
역시 걍 길거리에 있다. 이 동네 뭐 이럼?

여자사람 둘이 느긋하게 늘어져 있다.
저기 뒹굴뒹굴하면서 짝다리로 누워서
생라면 같은거 뽀각뽀각 뿌셔먹으면 좋을 것 같다. *-.-*


우리는 비오는 도로를 한참 걸어가다가 다시 가사문학관 앞으로 와
시간 맞춰 충효187번을 타고 광주로 고고-


무등산을 넘어 한참을 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이미 정신탈출
혜영이가 언니~ 장원초등학교래요~ 라고 안했으면 못 내릴뻔;


내리면 바로 찾을 수 있는 옥식당.

야호! 오늘 저녁은 갈치조림이다. ㅠ_ㅠ
이 집이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읭?


-_-


망했;;;




별 수 없이 전남대학교 앞으로 왔다.
그래도 대학교 앞이니 뭔가 많겠지.
많긴 개뿔. 별 거 없다.

이 날 지나가다 대왕김밥이란 데를 여러 군데 봤는데
광주 토종의 김밥천국스러운 곳인가보다.
찾아봐도 별 거 없을 거 같은데 저기나 가서 한 번 먹어보자.

사람도 많고 가격도 싸다.
비례해서 양도 그다지 많진 않다.

새우알초밥? 하나랑


라볶이 하나.

혜영이가 언니~ 사진 찍으세요~ 하면서
저렇게 떡을 집다말고 올려놨다. ㅋㅋ


아...저녁을 이렇게 가난하게 먹다니... 으흑흑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갈치조림을 먹을 생각으로
이틀 전부터 꿈에 부풀어 있었건만.
끅끅끅 ㅠ_ㅠ


먹고 전남대 안을 살짝만 구경해볼까? 했으나
운동장에는 무서운 기세로 엄청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고.


학교 심하게 넓다;;;;
뭔 건물이 이렇게 많냐.
하긴 의대, 치대, 수의대가 다 있으니 건물이 많을 법도;;;

지도를 보고 질려서
그냥 봤다 치자; 하고 찜질방으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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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소쇄원


말이 필요없다.









광풍각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
다들 정자 안에 들어가 비를 피했지만
나는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 우산 들고 돌아다녔다.
비 오는 소쇄원을 또 언제 거닐어 보겠나.


지금 갖고 있는 사진기도 활용 잘 못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DSLR이 땡겼다 -_-


물이 흙을 쓸고 내려간다.


크~ 이 때 이런 풍경을 본 사람은 나 뿐이지롱.


제월당


저 절묘한 돌쌓음!


사람은 많았지만 때마침 내린 비로
고즈넉한 이 풍경들을 나 혼자 즐길 수 있었다.
들리는 것은 빗소리 뿐.

옷과 신발, 다리는
빗물 + 튀어오른 흙탕물에 엉망이지만. ㅋ





혜영이가 기다리고 있는 대봉대로 와 앉아 나도 내리는 비를 감상.
정자에서 비를 피하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모기한테 입장료로 피를 줬다. ㅋ

돗자리 꼭지점을 하나씩 잡고 이동하는 7인가족 :-)



또 다른 가족이 촬영중


자 사진 찍었으니 이제 갈까?



뭐 좀 찾아보려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폈는데... 

1권 283쪽을 보시라.

같은 구도의 사진을 볼 수 있다. ㅋ
의도한 것 전혀 아님. 나도 깜놀;

초점이 나가 빼려다가 비교하는 재미를 위해 추가.



나무 한 그루, 돌 하나, 풀 한포기도 예사롭지 않은 곳


트인 담장


내려가는 길



감사. 감사.
다음에 또 가겠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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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26 첫째날:: 광주


[이 날 계획]
영등포출발(07:58)→광주역도착(12:32)→예향식당에서 점심→소쇄원→옥식당에서 저녁→시내구경→찜질방고고



학기중에 하루 땡땡이치고 광주시향공연 보러 가려고 등록한 코레일회원이 드디어 빛을 본다. 이렇게 인터넷 발권을 하면 몇 백원 할인이 된다. 뭐가 적립도 된다는데 아직 그 혜택은 안받아봐서 모르겠고;;

갈 때는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해서 이거저거 보려니 맞는 시간대가 무궁화밖에 없고, 올 때도 역시 시간 맞춰 도착하려니 새마을밖에 없다. 올 때는 좀 더 편하게 오고 싶기도 했고 해서 무궁화로 가되 새마을로 오기로.
혜영이가 고속버스도 휴게소 들르는 재미가 있으니 어떠냐고 했지만  난 장마철에 고속버스를 타고 싶진 않아서 기차로 ㄱㄱ- 아침부터 집에서 나가는 마을버스도 지하철도 여유있게 도착해서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어딜 가든 교통운이 좋으면 기분이 좋다.


조금 지나자 창밖으로 이런 풍경이 펼쳐졌다. 크- 좋구나. 기차여행은 한 5년전에 KTX탄 게 마지막인 거 같은데
무궁화도 꽤 괜찮더라. 좌석간격도 그 정도면 괜찮고. 다만 우리가 좀 충격이었던 건 간식카트가 다니지 않는다는 것! 뭐 어쩌구저쩌구해서 없앴다고 방송하던데 다행히 우린 간식을 준비해갔다.



얘기도 하고, 잠도 자고 간간히 먹기도 하다 보니 어느새 광주역에 도착. 광주지하철은 여기를 통과하지 않는다.  지도에서는 엄청 커 보였는데 기차만 다니다 보니 실물로는 그렇게 크지 않은 역이다. 광주지하철도 한 번 타보고 싶긴 했으나 우리 일정으로는 지하철 탈 일이 없었다.


광주역 근처는 맛있는 곳이 별로 없다고 들었고, 실제로도 좀 휑하다.
구름이 많은 한여름 하늘이 끝내준다. 이 날도, 다음 날도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도 챙기고, 신발도 한 켤레 더 챙기다 보니 줄인다고 줄였지만 짐이 무겁다.


밥 먹으러 가는 길. 광주역(서) 정류장에서 진월 07번을 탔는데 아차차. 길을 건너서 타야하는 걸 너무 당연하게 탔더니 반대방향으로 지나가버렸다. 그래도 전날 다음지도에서 버스노선 검색을 다 하고 갔기 때문에 몇 정거장 가자 이상하다 싶어 내렸으니 다행. 이번 여행은 다음 지도와 블로그 덕분에 알뜰살뜰하게 다녔다. 저 빨강+파란색 기둥이 버스정보안내시스템. 꽤 잘되어 있다. 광주에서 버스타면서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내 신용카드는 광주에서도 먹어주는데 혜영이 카드는 안 된다. 현금은 1000원, 카드는 950원. 그건 여기도 마찬가지였던가??? 잔돈을 많이 준비하지 않았는데 카드가 되는 덕분에 신경을 덜 써도 되어서 좋았다.


다시 반대편에서 진월 07번을 타고 충파에서 내리면 맞은편 신세계동물병원 뒤로 예향식당이 보인다. 다음 지도를 뽑아가서 헤매는 일 없이 한 번에 착착 찾고~ 오 예~
배도 고팠고 처음 와 본 곳에서 먹는 밥은 어떤 맛일까 궁금도 하고. ㅎㅎㅎ 여기까지 세팅되었을때 반찬이 다 나온거라고 생각하고 셔터를 눌렀으나...


이게 풀 샷이다. 뜨아- 이렇게 나오고 6천원이다. 그것도 오랫동안 5천원이던게 얼마전에 천원 올랐다고. ㄷㄷ~ 사실 나는 반찬 가짓수 많이 나오는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여기는 반찬재활용 안하고 반찬 한 개당 양을 적게 주니 걱정 말고 리필요청하라고 벽에 붙어 있다.

반찬 하나하나 다 맛이 괜찮다. 내 입맛에는 좀 짜긴 했지만 젓갈류와 국을 제외하고는 거의 싹 비웠다.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안먹는 젓갈류는 처음부터 치워달라고 하는 게 나을 듯. 이용하는 사람들이 같이 도와줘야 음식점도 반찬재활용 생각 안하고 깨끗하게 장사한다.


왼쪽에서 계속 생선이 구워지고 있다.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만큼의 맛은 아니지만 이게 이 동네의 맛이려니..하는 특징이 있었다. 다시 진월07을 타고 광주역으로 왔다. 금남 55를 타도 광주역으로 가지만 이미 40분쯤 지나있었으므로 환승이 되는지 어쩐지도 알 수 없었고 해서 그냥 진월07을 다시 탔다. 광주와서 진월07만 세 번 연속으로 타다보니 진월07만 지나가도 우리 동네 버스처럼 친근해서 혜영이랑 나는 멀리서 빨간 버스만 보여도 오- 저거 진월07이다!! 하면서 반가워했다 -_-
돌아와서 알았지만 광주는 동일노선을 제외하고는 1시간 이내 환승이 된다. 군내버스랑은 호환이 안 된단다.

소쇄원으로 가는 버스는 매시 정각에 광주역에서 출발하는데 3시에는 버스가 없다고 어느 블로그에서 봤었으나
혹시나 해서 관광안내소에 물어보니 역시나 3시에는 소쇄원으로 출발하는 버스가 없다. 시간이 1시간 정도 떠서 근처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광주역으로 왔다.


광주역안에 있는 계단을 이용해 3층까지 올라가면 복도가 나오는데 그 복도 끝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버스정류장에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지만 매시 02~15분 사이에 도착하는 225번 버스. 역시 내 카드로는 결제가 되어 다행. :-) 현금으로는 소쇄원까지 1200원이다.
와~ 225번이 온다~~

소쇄원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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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집에 와보니 출발하기 전에 주문한 크록스 플랫슈즈가 도착해있다.
아... 이런 흉물스런-_-고무신을 기어코 사야만 하나 고민고민하다가 비올 때마다 젖는 스니커즈와 샌들에 욱-해서 질렀으나 (그래도 덜 흉한 걸로 골라 질렀다) 이틀만 일찍 질렀더라면 이번 여행에 유용하게 썼을 것을 -_-

☆ ☆ ☆ ☆ ☆ ☆ ☆ ☆ ☆ ☆

몇 시간 후면 이 모든 게 꿈같을 거야. ㅡ_-)y~란 나의 말에 '과연? 설마-' 하는 표정을 짓던 혜영이는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정말 언니 말처럼 모든 게 꿈같아요" 라고 4차원 냄새가 나는;; 눈으로 말했다. 기차 안에서 자다깨다 자다깨다 해서 더 그렇기도 하겠지만 -_- 정말 꿈을 꾼 것 같다. 뜨겁게 내리쬐던 햇빛도, 무릎까지 튀도록 퍼붓던 소나기도, 눈이 시리던 풍경들, 물소리, 바람소리, 풀냄새까지도. 그게 불과 몇 시간 전의 일이라니... ㅠ_ㅠ


아아- 십 년 묵은 로망 두 개를 클리어했다. \(´ ∇`)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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