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仙岩寺


여행기는 정말 갔다와서 후닥 써야하는구나.. 를 새삼 느낀다.
날이 갈수록 감상도 희미해지고 기억도 희미해진다.
부석사는 언제 쓰나. 벌써 느낌은 다 사라진 거 같은데. --_--


선암사는 산을 한참 들어가야 있다.
등산이 아니라 입산이다.


길의 왼편에는 계곡이 흐르고 있다.
머리가 맑아지는 물소리.


워낙 숲이 울창해 이 정도의 나무가 드문드문 있다.


물이 정말 맑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코스로 좀 빨리 올라왔더니 우리가 일착.
그래서 조용한 경내를 일찍 둘러볼 수 있었다.
선암사 일주문의 계단 양쪽을 지키고 있는... 돌사자겠지 설마? -_-
나중에 찾아보고 수정


매화로 유명한 선암사.
십여년전 책으로 보고 마음을 뺏겨 매화피는 3월에
선암사 가겠다고 계획도 여러번 세웠지만

3월에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다음엔 꼭 매화 핀 선암사를 봐야지.

7월의 선암사에는 수국이 피어있었다.
수국은 산성토양에서는 푸른색꽃을, 염기성 토양에서는 붉은 꽃을 피우는데
나는 푸른색, 딱 요 정도의 눈이 시린 푸른색을 좋아해서 너무 좋았다. :-)

근데 안토시아닌은 산성에서 붉은색, 염기에서 푸른색 아니었나? -_-
왜 수국만 반대지???




이 길에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이라고 이름이 붙어있다.
이 깊은 곳에 있는 절 곳곳에 뭔 기와불사에 연등에...
난 불교와 기복신앙의 결합이 볼 때마다 불편하다.
불자도 아니면서 남의 종교에 감놔라 배놔라지만
너무 왜곡 아닌가.


그런데 돌려 생각하면 어차피 종교란 지극히 현재를 위한 것
그렇게 생각하면 당연하기도 하고.
그냥 선암사를 나와버렸다.


여태껏 본 절들이랑은 좀 다르다.
뭔가 개발계획을 거친 시가지를 보는 느낌? -_-
 

아버지는 약 10 년 전에 조계산 등산을 하시면서 송광사에서 선암사로 넘어가셨다고.
여기 해우소가 유명하니 한 번 보고 오라고 하셨지만
그냥 슬쩍 겉에서만 훑고 말았다.


정리되어 있는 사각형 연못
늘어진 가지가 멋지다.


내 관심은 오로지 승선교
후닥 보고 일찍 내려와서 내려오는 길에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또 우리가 일착. :-)
이 길 다 내꺼 ㅎㅎ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로 올라갔으면 올라가는 길에 승선교를 봤을 테고
수많은 데쎄랄 사이에서 봐야했겠지.


선암사는 정말 입지 선정 끝내준다.


길에 무화과도 열려있고. (맞겠지?)


와! 승선교다!!!!!
아름답다. ㅠ_ㅠ
난 좋아서 아주 쌩난리를 쳤다.
기단은 자연 암반을 그대로 사용했고 
다리 위는 그냥 평범한 다져진 흙길처럼 되어 있어
여기부터 다리요~ 하는 느낌도 없다.

게다가 아랫부분의 홍예에는 딱히 키스톤처럼 보이는 것도 없는데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게 놀랍다.
아니 저걸 어떻게!!!!

다리 중간에는 용머리가 있다.
그걸 뽑으면 다리가 무너진다는 얘기가 있단다.

당연한 거 아님? -_-
아닌가? 거기가 무게를 지탱해준단 얘긴가? 그럴리가;;;;

가까이 찍은 사진들은 다 뭔가 안맞아 잘 안나왔다.
아니면 인물이 들어가 있거나.;;;;
직접 보고 받은 감동이 커서
사진으로는 아무리 봐도 무덤덤하고 심심하다.

제대로 사진 찍으려면 내려가서 찍어야 한다.




실컷 보고 내려와서도 아쉬움에 뒤돌아보고 또 찰칵.
승선교 아래에 또 하나의 아치형 돌다리가 있다.


내려와서 먹은 밥.
난 이런 데 있는 식당들이 정말 싫다.
어차피 먹을 데 없으니까 어디서든 먹어야 된다는 걸 알고 있는,
잠재적인 고객이 확보되어 있는 이런 식당들은 대충대충 장사한다.

난 비빔밥을 좋아해서 어지간한 비빔밥은 다 좋아하는 편인데
이게 무슨 산채비빔밥이냐. 게다가  무지하게 짜다.
안 그래도 짠 비빔밥에 밑반찬도 몽땅 염분과다. 으.... -_-
값도 결코 싸지 않음.


결국 남겼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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