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통수와 뒷통수를 모두 후려친 아사이 료

우와. 오랜만에 글 쓰려고 하니 티스토리가 확 변했다. 전에는 사진 두개를 병렬로 놓을 수 있었는데, 사진을 여러장 한꺼번에 업로드 할 수 있었는데. 둘 다 안 된다. 불편해졌다;;;;;;;;;;;; 진짜 불편해진건지, 낯설어서 서툰건지는 더 써봐야 알겠다.

 

그래서 일단은 할 수 없이 사진을 띄엄띄엄 올려야 한다.

 

첫번째 읽은 책은 이거였다. 도서관 신간코너에 있었다. 나는 그 날 진짜 할 일이 없었고, 남이 안 만진 새 책을 일빠로 읽고 싶어서 신간코너에서 슬렁슬렁 땡기는 제목들을 가진 책들을 낚고 있었는데 아 이 제목은 너무나.....없어보인다. 폰트와 그림봐라. 서점에 이런 책 깔렸다. 대놓고 웃기다고 광고하는게 웃기지 않을 확률이 크다. 시덥잖은 아재개그일수도 있다. 하아...이걸 물어 말어... 고민하다 에이 어차피 한량모드인데 하고 집은 책이었다. 그나마도 당장 읽지도 않고 며칠 묵혔다가 읽었다. 근데 너무 재밌다!!! 진짜 미친듯이 웃었다. 너무 웃어서 눈물도 났다. 웃은 것도 속으로 키득키득 웃은게 아니라 육성으로 뿜었다. 미쳤네 이 작가. 나이도 어리다. 아... 글은 이런 인간이 쓰는 거구나. 이런 걸 재능이라고 하는거네. (에세이에도 나오지만 작가는 어려서부터 엄청 노력했다. 노력을 무시하는 발언이 아님) 그런 생각 해 본 적도 없지만 행여라도 나는 글밥 먹고 살 생각은 하지 말자 라고 주제파악했다. 그리고 꽂힌 작가에게 언제나 그렇듯이 아사이 료 로 검색해서 있는 책들을 싹쓸이 해 모았다. 

 

두번째로 읽은 책은 이것보다 먼저 쓴 에세이였는데 감흥이 덜했다. 그러니 패스. 

그렇다면 과연 이 작가를 그렇게 대단하게 만든, 사실은 앞뒤가 반대로 이 작가가 대단했기 때문에 준거지만 어쨌든. 나오키 상을 받은 그 작품을 읽어야겠다! 왜냐. 내가 홀딱 반한 저 에세이와는 완전 극과 극일 것이므로. 저런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진지빨고 글을 쓴 건 도대체 어떤 것일지가 너무 궁금했다. 나오키 "상"이란 것에 홀린 게 아닌것임을 밑줄 긋고 궁서체로 폰트 바꿔 강조한다. 난 원래부터가 상이란 거에 크게 관심이 없다. (진짜다. 어릴 때 받은 상도 아직 여전히 어릴 때 다 갖다버렸다)

 

그게 이거다. 누구. 처음부터 트위터가 마구 삽입되어있는 형식의 글이라 이게 뭐지 싶었고, 고유명사에 엄청 강한데도 불구하고(진짜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박수치며 "인정" 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느린 박자로 두 세번 끄덕일거다) 누가 누구지 싶어 몇 번 앞으로 왔다갔다하며 등장인물의 이름을 확인했다. 그러다가 중반쯤 넘어가면서부터 완전히 빠져들었고, 후반부로 가서는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 와..... 대박..... 이런 소설에서도 반전을 줄 수가 있네. 이 작가는 레알 천재. 인정. 한 가지 좀 아쉬웠던 것은 뒷표지에 써있는 내용이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나는 뒤를 먼저 읽어버려서 쓰리콤보 받을 수 있는 것을 투콤보 정도 받은 느낌이다. 그니까 책이 아쉬운게 아니라 내가 아쉬운거다. 뒤를 왜 읽었니. 

 

나는 오로지 유희를 위해 독서하는, 철저하게 별 생각 없는 독자이므로 이렇게 운명처럼 우연처럼 재밌는 책을 읽으면 너무너무 신난다. 여태까지도 딴엔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재밌는 책이 아직도 있다. 이러니 독서를 끊을 수가 있나. 

 

아 근데 "누구"는 진짜 섬뜩하다. 적고 많음의 차이이지 누구나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는 면이라고 생각하는데...무섭다. 누구나에도 누구가 들어간다. 그러니까 진짜 저 책의 제목은 "누구"가 아니라 "누구도" 혹은 "바로 너!" 일지도 몰라 ㅠㅠ 

 

덧. 작가가 가장 긍정적으로 그린 인물은 룸메이트 고타로(누구도 자기 잣대로 재거나 평가하지 않는)가 아닐까 싶지만 내 마음에 들었던 등장인물은 동아리선배 사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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