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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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도 책도 요즘 귀에 몇 번 들어오던 차라, 일단 책부터 읽어보았다. (그리고 드라마도 봤다) 사실 연애 관련 소설은 잘 안 읽는데, "드라마 재밌대요. 근데 책이 더 잘됐대요." 라는 말에 그래? 하고 낚였다. --_-- 원작에선 75 년생들로 되어있으나 드라마에선 말띠 운운하는 걸 들어보니 나이를 31살로 맞추느라 78년생으로 잡은 듯. 원래 오은수 역에는 김정은이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김정은보다야 최강희가 더 잘 맞지 싶기는 한데, 둘 다 아닌 제 3의 인물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좀 덜 귀여운 척 하는 사람으로.
 
책도 재밌고 드라마도 재밌다. 책은 재기발랄한 문체와 표현이 좋고, 주인공의 캐릭터가 존재감에서 작가에게 지지 않아 소설로서도 잘 읽힌다. 무엇보다 그냥 재미로만 읽혀지지 않는, 비슷한 연령대를 살아온 삶에서 느끼는 공감이 있다.

관능을 자극하는 남자들하고만 만났더니 현재의 삶이 요모양 요꼴이 되었더라. 그래서 첫인상에 놓쳐버린 수 많은 남자들의 그 매몰비용(이건 쑥이에게 배운 경제용어다.)에 대해 새삼스레 인식하게 되었다든가, 직장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백수가 되어버리니 느끼는 것들, 오래된 친구사이에서 맛보는 참 구리구리하고 희한한 감정, 음탕하고 축축한 것이 아니라 그저 생활인 동거. (작가는 '판타지가 거세된 적나라한 생활'이라고 표현했다.)

드라마는 책과는 아주 약간 달라졌지만 비교적 원작에 충실하고, 배우들이 그 달달하고 아스라한 연애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내는 게 좋다. (특히 최강희) 그리고 최강희의 패션을 보는 재미도 쏠쏠.

그러나 책을 읽어 결말을 아는 입장에서 과연 드라마를 끝까지 볼 지는 의문. 달콤하다기보다는 씁쓸해서.
그러고 보니 제목에 '달콤한' 운운 하는 것이 반어법적 표현인 것도 어느새 전통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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