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 갤러리페이크




좋아하는 음악과 만화책으로 연말을 보내고 있으니, 조용하고 사치스러운 시간이다.
새해가 오기전에 마음껏 만끽할 생각.

다관을 두 개 깨먹고 나니
녹차를 마실 만한 자그마하고 내열성 좋은 다관이 아쉽다.
당연하지만 그런 것만 골라 깨먹었다.
차 종류별로 다관을 갖춰 쓸 재력은 못 되고...성격도 안 되고.
녹차.홍차.중국차용으로 각각 마음에 드는 거 딱 한 개씩만 갖고 있으면 좋겠다.

녹차는 딱 마음에 드는 백자 다관을 인사동에서 본 적이 있다.
그게 벌써 3년 전 얘기. 올해 3월 경 갔을 때는 이미 팔리고 없었다.

중국차용으로 쓰고 싶은 건 아직 딱 이거다. 싶은 건 없었고
적당히 마음에 드는, 괜찮은 가격의 것들은 두 번쯤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로망이랄까. 이상적인 모양으로 그려오던 것이
만화책에 구체화되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게 갤러리페이크였는지,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이었는지,
키리키리정의 브라운선생인지 아니면 오센인지.
감 잡히는 만화책을 슬렁슬렁 뒤져보고 있는 중이다.
내용상 켄잔(오카다 켄잔 尾形乾山)의 작품이다...라고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논픽션이라면 실재하는 걸 수도 있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건 아직 못 찾았지만
모 만화책에 나온 고에츠(혼아미 고에츠 本阿彌光悅)의 찻잔.

묘사에 의하면 바닥이 무지개 빛깔로
나전칠기 같다고 했으니 어떤 색채일지 짐작만 간다.
만약 고에츠란 이름에서 카트리지 메이커 고에츠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오타쿠. *-.-*

나는 말차를 (아직은)안 마시니 이도다완에 대한 칭송을 들어도 우와- 보다는
저런 거 하나 구해서 밥그릇으로 쓰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한다. (농담아님)
물론 포스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전해지는 게 아닐 테니 실제로 본다면 또 어떨 지 모르겠지만.
이런 찻잔을 봐도 끝내준다- 라는 생각보다는 음. 손에 쥐면 이런 느낌이겠구나..하는 정도다.

그런데 이 찻잔은 정말 손에 쥐면 착 달라붙을 것 같이 생기지 않았는가?
쳐다보고 있으면 양손으로  감싸쥐고 있는 듯 손바닥에 그립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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