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아아 ㅠ_ㅠ

 

 

다 읽은 책들 반납도 할 겸, 낮에 도서관까지 운동 삼아 걸어가서 대출해 온 책들. 자외선차단제도 선글라스도 없이 슬리브리스탑에 반바지 입고 나가서 피부가 노릇노릇하게 익는 느낌이 들었지만, 내년 여름에는 다른 동네에서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더위 속에서 걷는 그 상황도 아껴먹는 마카롱 한 입 같이 느껴지더라.  

 

그렇게 해서 책상위에 쌓여 있는 책은 필립 K.딕이 3권, 하루키가 2권.

 

어제만 해도 신맛이 강하다 싶었던 인도네시아 만델링은 오늘 내가 무슨 기특한 짓을 더 한건지 내 입맛에 딱 맞게 내려져서 한 모금 마시자 마자 나도 모르게 아아... ㅠ_ㅠ 하고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3일째인지 4일째인지 모르게 내내 듣고 있는 마태수난곡은 리히터-레온하르트-마우에르스베르거에 이어 오늘은 헤레베헤의 구반이다. 한 곡을 한 번 듣는데 3시간이 넘으니 이럴 때가 아니면 제대로 듣기 힘들다. 씨디장에 있는 씨디들을 맨 윗칸 왼쪽부터 하나씩 듣고 있다. 씨디장은 5칸씩 8줄. 한 칸에 들어있는 씨디는 대략 15~20장. 그럼 800장~1500장쯤 되겠네. (뭐 이렇게 오차범위가 커-_-) 휴가기간에 나는 어디까지 들을 수 있을까.

 

 

 

원래 나는 스트레스가 없을 땐 식욕도 없는 타입이라 아무리 장시간 무언가를 해도 잘 먹지 않는다. 뭘 먹어야 한다는 걸 까먹게되거나 어지간히 배가 고프지 않는 한 신경쓰지 않는 편인데 커피나 차를 줄창 마실때는 아, 이거 안되겠다 싶게 배가 고파진다. 오늘도 긴 시간 책을 읽을 예정이라 워터크래커와 감자칩을 사두었지. ㅎㅎ

 

음악과 책과 커피가 조합을 이룬 29℃의 여름밤이라니. 좋아서 환장하겠구나. ㅠ_ㅠ

 

휴가란 건 사람을 청명하고 정갈하게 만든다. 이대로 2-3일만 더 지나면 몸에, 정신의 구석구석에 들러붙어있던 비늘같은 찌꺼기들이 스르륵 다 떨어져내리고 물에 씻어 막 건져올린듯한 내 자신만 남을 것 같은 기분이다.

 

 

 

 

쌓여있는 시사인은 언제 다 읽지? 하는 것도 행복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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