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선정한 2006년의 음반




우리집에는 나 말고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중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을 때
나는 어느 누구의 지도나 조언도 받을 수 없었다.
요즘과는 달리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책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그러니까 아무튼 용돈을 모아 무턱대고 레코드를 사서
이해가 갈 때까지 그저 듣는 수 밖에 없었다.

그 무렵에 산 레코드를 지금 뒤적거려 보면
꽤나 두서 없이 사 모았구나 하고 스스로도 질릴 정도지만,
당시에는 그런 건 알지 못했으니까 싸게 파는 레코드를 여기저기서 사 모아선
음반 면이 닳아 빠질 때까지 듣고 또 들었었다.
젊은 시절에 들었던 연주라는 건 평생 귀에 달라붙는 것인 데다
몇 장 되지 않은 레코드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 들었으므로,
그 무렵에 산 레코드는 지금의 나에게는 일종의 표준 연주가 되어 버렸다.


-무라카미 하루키 '내 취미는 음악 감상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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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동안 그나마 틈틈이 파고 들었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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