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있는 삶

좋다. 언제 긴 휴가였냐 싶게 민망하게도 주말만 기다리며 살았다. 출근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말은 언제나 "아....집에 가고 싶다. ㅠㅠ" 이고 내 앞으로 떨어진 일을 수요일에도 미루고 목요일에도 미루다가 데드라인인 금요일에야  후다닥 해치우고 만세를 불렀다! 만세!! 드디어 주말이에요!! ㅠㅠ 맨날 일에 쩔어 좀비같은 얼굴을 하고 복도를 구부정하게 뛰어다니는 부장님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이런 한량인걸요. 어쩔 수 없어요. ㅠㅠ

 

엄마도 아빠도 오빠도 모두 성실하고 해야할 일은 미리미리 해놓는 타입들인데 왜 나만 이럴까. ㅋㅋㅋ 나이가 먹을 수록 더하네. 「일은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쉬는 건 아무때나 못한다. 쉴 수 있을 때 미리미리 쉬자-」는게 모토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내일 걱정은 모레 하면 된다」고 깐죽거린다. ㅋㅋㅋ

 

좋다. 저녁에 좋은 동네 까페에 가서 맛있는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도 좋고, 그동안 못 잔 잠 적금 타듯이 하루가 다 가도록 실컷 자는 것도 좋고, 카페인이 너무 많아 평일에는 못 마시는 밀크티를 잔뜩 끓여놓고 미드보고 만화책 보는 것도 너무 좋다.

 

아.. 행복하고 편안하구나. ㅠㅠ 이런 삶을 살기 위해 몇 년을 진흙탕;에서 굴렀지만 결국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게 된다는 언젠가 어디선가 읽은 구절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항상 정신을 차려보면 지금의 내 모습은 과거 어느 시점의 내가 바라던 모습이더라. 그러니 지금 내가 원하는 삶도 몇 년 후에는 내 삶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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