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터뷰어


이런 얘기하면 것봐요. 언니는 편집증이라니까요. 라고 하겠지만
나는 뭘 좋아하면 하나도 빠뜨리지않고 정주행하는 성향이 있는데
지금 정주행하고 있는 것중 하나가 유희열의 라디오프로그램-라디오천국이다.

들으면서 쭉 느껴오던 것 중 하나가 유희열은 아주 좋은 인터뷰어라는 것이다.
왜일까. 유희열은 어떻게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서 좋은 이야기를 끌어낼까.
날카롭게 핵심을 찌르는 인터뷰어(ex. 손석희)도 있지만 유희열은 다르다. 편하고 부드럽다.
아마 첫번째는 유희열이 사람에게 애정을 갖고
누구든 매우 주의깊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점일거고.
두번째는 정성이다. 그는 누가 나오건 간에 사전준비 없이 사람을 대하지 않는다.
뭘 물어볼지 뭘 알고 싶은지가 대략 서 있는 셈이다.
세번째는... 모르겠다. 머리가 좋은건가??


지금은 이동진의 블로그를 정주행중인데
보다보니 네오이마주 前편집장인 백건영과의 인터뷰가 있다.
백건영의 글은 한 편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최근 그가 일으켜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건도 논외로 하고)
이거 하나는 알겠다. 인터뷰어로는 꽝이다.
어쩌면 이렇게 형편없는 질문만을 세트로 할 수가 있지?
며칠전에 먹은 냉면이 생각나는 질문들이다.
고깃집인데 막국수도 하고 냉면도 하고 비빔밥도 하고 쌈밥도 하더라.
메뉴가 김밥천국만큼 많았는데 -_-
날씨가 더워서 나는 물냉면을 먹었고 물론 맛은 드럽게 없었다.

그럼 이동진의 대답은 어땠냐 하면.
대답 하나하나가 요리뿐 아니라 요리와 어울리는 그릇까지 섬세하게 세팅해 놓은,
손님이 누구건 간에 일기일회. 최고의 식탁을 차려놓는다.
어우.. 읽는 내가 다 부끄럽네;;;;


처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친해지기 위해 들이는 시간은, 그러니까 대화란 것은
인터뷰어-인터뷰이 관계의 반복과 역전일텐데
글을 읽고 쓰면서 며칠전의 내 자신이 보인다.

백만년만에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겼는데
같이 있는 시간동안 내가 한 말이라고는... 음...
나도 역시 좋은 인터뷰어/인터뷰이는 못된 것 같다.

누굴 깔 입장이 아니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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