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230. 예술의 전당. 베토벤 교향곡 9번.



연말이고, 방학인데 여전히 바쁘다. 작년까지는 연말&방학에 노느라, 먹느라 배터지도록 바빴는데 올해는 그냥 평소와 똑같이 바쁘다. 이게 뭥미 --_-- 방학, 그게 뭔가효. 학교만 안가면 방학인가효. --,.--

오늘도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일단 지금 입 안의 아말감-_-을 모두 금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60%가 끝났다. 비율로 말하니 한 스무개 되는거 같지만 -_- 걍 굳이 계산해보자면 그렇다는 얘기. 이것도 다다음주 되면 다 끝나겠지. 돈도 돈이지만 시간과 수고가 꽤 든다. 그래도 내심 찝찝했던 점이었고 언젠가는 할 거였으니 뭐.... 이것도 다 방학이니까 가능한 거기도 하고. 다 끝나면 마음은 가뿐할 듯. 물론 통장도 가뿐해지겠지만;;;


호주에서 사촌동생이 와 있는 동안 수학을 봐주고 있다. 얘가 호주로 다시 갈 때까진 바쁠 듯. 당연하지만 수학책이 영어로 되어 있다. 뭐 그래봤자 수학문제라 해석은 어렵지 않으나 용어를 새로 익히고 있다. --_-- 특히나 분수를 말할 때 우리말과 영어는 반대로 말하기 때문에 서로 매우 헷갈려한다.

그리고 오늘의 연주회. 드디어 연주회 얘기. 몇 달 전부터 가기로 계획/약속 했던 것으로 기대가 꽤 컸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하나도 안나고 연말 분위기는 더더욱 안나는 요즘이지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만큼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연말을 마무리 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예전의 누군가가 합창교향곡을 두고 말하길, 환희의 송가 하나를 들으려고 3악장을 참아야 하는 곡이라 싫어한다고 그랬었는데.. 맞다. 4악장이 확실히 클라이맥스긴 하지. 그래서 1,2,3악장을 더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서울시향은 음.. 글쎄. 난 3악장까지는 좀 지루했다. 합창은 좋더라. 목소리들이 꽤 좋았고 좀 더 가까웠으면 더 좋을뻔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층은 처음 앉아보거나 끽해야 두번째였을텐데 2층치고는 소리가 괜찮다.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어..


합창...하니까 베토벤 바이러스가 생각나는데, 그 드라마 자체는 참 별로였고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딱 좋아하는 장면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신분을 숨기고 오디션을 본 서혜경씨가 연주회에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을 치던 장면. 거기에서는 나도 모르게 울컥 하고 눈물이 쏟아져 나와서 꿀럭꿀럭하고 울었다. -_-  그리고 또 하나는 합창 교향곡만 하려고 하면 늘 불운에 악운이 겹쳤던 강마에가 합창단 없이 9번을 연주하던 장면. 환희의 송가가 막 시작되는 부분에서 양 사이드로(맞나?) 합창단이 노래를 하면서 들어온다. 오글거리는 연출이지만 뭐 어떤가. 이 곡에는 그런 극적인 에피소드가 어울린다.

연말을 합창교향곡으로 보내는 건 처음이라 이번에 듣고 좋으면 연례행사쯤으로 자리 잡으려고 했었는데 오늘 공연이 그다지 베스트는 아니었기 때문에 내년에 여건되면 한 번 더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말란다. 칸타타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미사곡 등으로 보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그나저나 오늘 밤은 누구의 합창을 들을 것인가.... 끄응... 카라얀의 푸몽칸 라이브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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