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610 재동 차우기 by 정창욱

 

옛날 사진을 보다보니, 턱선의 변화도 보이고, 살쪘을때 살빠졌을때의 차이도 한 눈에 보이고, 그때는 어휴 이 사진 뭐야 했는데 지금 보니 젊거나 어리거나 하고 그렇다. ㅋ 요즘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오는 정창욱 셰프의 차우기에 갔던 날. 이 때 엄청 바쁘던 시즌이었는데, 그 시즌이 끝나던 날이었나. 쑴언니와 만나서 밥먹고 좀 놀기로.

 

 

잠깐 웨이팅 중.

 

 

 

내부는 작은 편이었지만 깨끗하고 조용했다. 차분하게 내려앉은 분위기에 정창욱 셰프도 워낙 과묵하고.

 

 

한옥을 개조한 레스토랑이라 곳곳에 트임이 좋았다.

 

 

너무 오래되어 뭘 먹었는지 당췌 모르겠다. 이건 내 메뉴였을거고.

 

 

이건 언니 메뉴였겠지. 보아하니 리조또 같긴 한데. 솔직히 맛은 그냥 그랬다. ㅋ 그러니 다시 간 적이 없지.

 

 

나와서 산책.

 

 

주거지라기보다는 점점 여기도 묘하게 변해가는 중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때만 해도 이 동네에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여기는 스튜디오다. 실제로 보면 조금 괴기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는 기억이 어렴풋인데 아래층은 찻집처럼 이용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얼마전 자주 들르는 분의 블로그를 보니, 남편과 매년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으시더라. 나도 결혼을 한다면 웨딩사진은 안하고 그렇게 할거라 생각하긴 했으나, 현실은 결혼이 아니라 친구들하고 우정사진 찍으러 가야할 듯 ㅋ 

 

 

예뻐서 다가갔더니 게스트하우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남아있을지 알 수 없는 서울의 몇 안 되는 골목길.

 

 

 

 

가정식을 파는 듯한 음식점. 다음에 여기 와보자 했는데 몇년이 지나도록 와보진 않았다. ㅋ

 

 

 

고등학교. 워낙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옆의 문방구에서는 온통 한류연예인의 사진을 판다. 

 

 

오랜만에 보는 동네서점. 나 어렸을 때는 동네에 이렇게 참고서 파는 서점들 있었는데. 책을 비닐로 싸주고 자체생산한 코팅 책갈피를 하나씩 끼워줬었다. 난 그 책갈피가 엄청 싫어서 안줘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차마 말하지 못하고 들고와서는 늘 버렸었다.

 

 

여긴 공방이었던 듯. 저건 베틀일까. 이걸 보니 샤넬의 트위드 장인이 떠오른다. 밭메고 소먹이는 평범한 할머니처럼 보이는데 칼 라거펠트가 트위드 재료를 들고 와서 읍소하며 장식끈을 부탁하는 할머니.

 

걷는 재미가 있고 보는 재미가 있는 골목길은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홍대에서 합정으로, 합정에서 재동, 교동, 서촌으로, 이태원으로, 경리단길로. 여기저기 임대료만 높이며 원래 있던 사람들은 점점 밀려나고. 그 곳에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화장품가게가 들어선다. 우리는 음식물이 위와 장을 통과하듯이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으며 빠져나올 골목길을 찾아 또 우르르 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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