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h: Goldberg Variations, BWV 988


이렇게 찍는 게 그나마 낫구나. 스캐너가 있으면 그냥 싹 밀어버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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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건 이 중에 없다. 이렇게 많이 갖고 있는데 정작 가장 좋아하는 건 씨디로 갖고 있지 않다니. 어쩐지 이상하다.

예전에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호구조사도 패스하고 그냥 바로 골트베르크에 대해 신나게 얘기를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의 초점은 "음의 지속성"에 맞추어져 있었다. 생각해보니 내게는 그게 핵심이다. 그래서 현악기같은 편곡버전은 이 곡에 있어 에러라고 본다.

이 곡이 작곡되어 연주될 당시에 음악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대신 일회성을 획득(?)하게 되었으니 그만큼 음악이란 귀하고 드문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귀가 잠시도 쉴 틈이 없고, 원하건 원치 않건 음악에 자주 노출되니만큼 소리를 덮을 소리도 때로는 필요하다. 이렇게 이 곡을 많이 갖고 있는 이유는 아마 그것 때문인 듯 하다. 일종의 기능성 음악으로, 짤막하게 끝나는 각 변주를 굳이 하나로 묶어 감상을 이어갈 필요 없는 만만함. 즉, 나에게는 키치와 예술 사이에 애매하게 걸쳐있는 듯 한데, 그래서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변주곡 따위에서는 감동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까페에서 대화의 빈공간을 채워주는 용도의 음악이 키치일지라도 음악을 듣기 위해 대화를 멈추는 순간 그 음악은 곧 예술이 되는 거라면, 내가 좋아하는 연주는 분명 예술의 범주에 속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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