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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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쓴 소설이라, 또 마침 내 마음에 10cm의 여유는 있던 때이기도 하고. 이렇게 소설책을 흠뻑- 읽기는 참 오랜만이다. 처음의 수다스러움에 가볍고 밝은 소설인 줄 알았었는데. 여기서 말하는 "그 사건"이 뭔지 알아채자마자 이 소설의 의미가 달라져버렸다.

마치 이 소설은 방금 밭에서 따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토마토인데, 내가 이 소설을 표현하자면 토마토 케첩을 물에 푼 것같은 토마토쥬스처럼 되어버리겠지만, 그 정도로 상투적이고 신선도가 떨어지는 표현이지만, 그래도 별 수 없어 꿋꿋이 말하자면.  어떻게 그 깊은 슬픔을 이렇게 안타까운 아름다움으로 풀어내 쓸 수 있는 걸까.

드러내는 슬픔도 슬프지만 꾹꾹 눌러 삭이는 슬픔은 왜 다른 사람에게까지 더 잘 전해질까. 웃는 건 한번 웃고 땡인데, 왜 슬픔은 안 그럴까. 이 책을 읽고 머리를 감는 동안 나는 내 볼을 손가락으로 쓸어올려 상상의 눈물을 도로 눈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날 밤 침대에 누워 뉴욕의 모든 베개 밑에서 저수지로 이어지는 특수 배수구를 발명했다.
사람들이 울다가 지쳐 잠이 들 때마다 눈물이 전부 같은 곳으로 흘러가게 되면,
아침마다 일기예보관이 눈물저수지의 수위가 올라갔는지 내려갔는지 알려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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