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the way you are.


빌리조엘의 Just the way you are 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그러고 보면 인간관계란 얼마나 얄팍한가. 며칠 전 누군가에게도 한 얘기지만, 아무리 상대를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고, 선의에서 출발한 거라고 해도 역시 타인이라서인지 상대방의 영역에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상대가 뻔히 안 좋은 쪽으로 변화하고 있거나 별로 좋지 않은 선택지를 고르는 걸 보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막막함 같은 것.

알고 있다. 애초에 변화라는 건 스스로 일으키는 거지 누가 다른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 독립된 개체로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누가 누구를 변화시켜. 자극도 스스로 원할 때나 받는거지. 그러니 모든 말은 결국 의미 없는 잔소리가 되는 걸까. Que sera sera. Let it be. 생긴대로 자기대로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걸 때로는 손놓고 바라보고 그냥 당신은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그렇게 어떤 견고한 고집, 성향과 지속적으로 부딪쳤을 때 종종 포기라는 단어와 함께 뒤로 물러나버린다. 이제 당신과 나는 그런 개입없이 그냥 관조하는 관계. 첫번째 이유는 거부의사로 받아들여서이다. -나는 너의 개입을 거부해.  -OK. 당신의 거부의사를 받아들이겠어요. (차라리 이렇게 말로 주고 받으면 편하기나 하지) 두번째는 어디에선가 본 말이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타인에게서 듣는 충고란 언제나 쓰더군요." 맞다. 얼마나 쓰리고 아픈가. 자기의 약한 부분을 들쑤시고 헤집는 건데.

그래도 상대에게 더 이상 어떤 변화를 기대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를 받아들이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참 슬픈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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