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임무는 탈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책 표지 봐라. 저질 싸구려 가이드북 흉내낸 일러스트 하며 좀비 표정하며 ㅋㅋ

World War Z를 쓴 맥스 브룩스의 책이다. 이 책이 좀 더 먼저 나온걸로 알고 있는데 설정이 좀 안맞는 것도 있어욤. 맥스 브룩스는 SNL의 작가였기도 했다. 그런 이력답게 개그감을 꾹꾹 눌러 담아 만든 설정집이다. 어찌나 진지하게 썼는지 아...진짜 살아남으려면 빗물정화용 알약과 비상식량, 무전기, 언제든 챙겨나갈 수 있는 배낭, 그리고 좀비의 뇌를 바로 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챙겨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_- 하지마 -_-;;;

 

나는 이런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런 생각을 끝간데 없이 하면 이런 걸출한 설정픽션이 나올 수도 있구나. 하여간 뭐든지 창작자들은 생각의 고삐를 풀어놓는 사람들이다. 그래야 뭐가 나와도 나오지. ㅋ 보통 나는 잠자기 전에나 생각하다가 쿨쿨 곯아떨어지는데.

 

결국 이 책은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1) 도망치기

(2) 공격과 방어

(3) 살아남

 

 

(1) 도망치기

피해야 할 장소와 가야 할 장소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일단 집이건 사무실이건 학교건 2층 이상의 건물이라면 출입구를 봉쇄하고 계단을 부수고 엘리베이터는 멈추게 한 다음 1층을 비우고 고층으로 올라가기. 좀비들은 계단을 부수어 놓으면 잘 못 기어오르니까. 보통 공포영화라면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대부분 큰일나요.;;;

 

피해야 할 장소로는 병원, 경찰서, 대형 마트, 교회 등이 있다. 영드 spooks에도 나오지만 전염병에서 최악인 장소는 병원이다. 왜냐면 뭔가 심상치 않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원인이 밝혀지기 전에는 가까운 병원으로 실려가기 마련이고, 거기서 확산되니까. 시체들이 일어날때도 마찬가지다. 물린 사람들도 병원으로, 시체들도 병원으로. 벌떡. 벌떡.

 

그럼 가야 할 장소는 어디냐. 고층아파트 안에서 영원히 숨죽인채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 계속 2차 피난처를 찾아가야 한다. 뭐 어디든 안전한 곳은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극지방? ㅋㅋㅋ 아니면 무인도?

 

(2) 공격과 방어

공격과 방어는 뭐 무기별로 서술이 되어있으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좀비에게 붙잡힐 정도로 치렁치렁한 옷은 곤란하다. 몸에 딱 붙으면서도 피부를 모두 보호할 수 있는, 활동이 편한 옷과 뛰기 좋은 신발을 착용해야 하는 건 당연. 또 좀비에게 끄잡혔다가는 골로 갈 수 있는 머리카락 따위는 3cm이하로 잘라야 한다. 갑옷이 유용할 거라는 건 착각. 무거워서 도망치기만 어렵고 어차피 좀비에게는 뚜껑따기 어려워서 그렇지 통조림일 뿐이다. ㅋㅋ

 

공격과 방어를 위해서는 평소부터 살을 빼고 근육보다는 심폐위주의 운동으로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몸을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다.  인원은 셋이 좋아욤. 혼자서는 안전보장, 불침번, 정찰 등의 일을 감당할 수가 없으니까.

 

이동수단은 자전거를 추천하는데 왜냐하면 자동차는 엔진소리가 시끄러워서 좀비떼를 몰고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연료가 떨어졌을 때 보충하기도 어렵고. 오히려 자동차는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공격용으로는 쓸 수 있다. 한 사람이 시끄럽게 자동차를 몰고 가면서,  속도는 딱 좀비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만큼으로 몰면 뒤에서 스나이퍼들이 맨 뒷줄의 좀비부터 처치하면 된다. 좀비들은 어차피 앞만 보고 시끄러운 자동차를 쫓아가느라 뒤에서 좀비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고 있어도 모른다. ㅋㅋ

 

(3) 살아가기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지내는 것! 긍정적인 마음 가짐으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나 뿐 아니라 나와 함께 살아남은 사람들이 절망이나 환각, 망상에 시달리지 않도록 건강한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오락 시간도 가져야 하고, 보드게임 같은 것도 하고 좀비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소음으로 즐겁게 노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것. 쓸모 있는 것은 모두 알아내서 익혀두어야 한다. 일행들이 분업을 하면 더욱 좋다. 좀비가 싹 쓸어버린 새 땅에서는 경작도 새로 해야 할 것이고, 식물과 약물에 대한 지식도 필요할 것이고 심하게는 문명을 새로 건설해야 할 수도 있다. -_-

 

 

얼마나 잘 속이느냐. 오로지 독자를 속이기 위해서 설정을 쌓고 쌓아 디테일을 촘촘하게 박아서 잘 만들어놓을수록 좋은 픽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 끝까지 읽다보면 네이버 지식인에 좀비가 진짜 있나요? 이런 질문 할 수 있으니 자기가 생각했을떄 아.. 난 좀 정신이 산란한 사람이야 싶다거나 덜 여물었다 싶은 사람은 읽지 마시길. 괜히 후유증 생겨서 생수 주문하고 배낭 챙기는 정도면 뭐 조심해서 나쁠건 없는데 그 이상 할까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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