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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중 부유 클럽 통신 2008.07.24

공중 부유 클럽 통신

하루키의 책을 읽고 있는데 하루키는 종종 공중을 부유하는 꿈을 꾼다고 한다. 이 얘기는 그가 에세이에서 여러 번 했던 거 같은데, 그는 주로 50 cm 정도, 붕 떠서 더 높지도 않고 더 낮지도 않은 딱 그 정도쯤 떠있는 모양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나도 비슷한 꿈을 종종 꾼다.

꿈에 대해서라면, 그냥 간단히 잠이 싸는 똥-_-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홍의 집에 놀러갔더니 책장에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이 꽂혀 있어서 완전 놀랐었다. 홍은 이런저런 책을 잘 안읽는다. (미안 홍, 사실이잖아-_-) 그때 빌려 읽고, 그 이후로는 꿈에 감춰진 의미, 꿈에 반사된 내 무의식같은 것을 열심히 해석해 보려고 한 적도 있었다. 왜 난 오늘 이런 꿈을 꾼 걸까? 어제 무슨 일이 있었지? 무슨 생각을 했지? 떠올려 보면서. 예지몽 같은 건 꿔본 적도 없고 사실 그 쪽으로는 잘 생각도 안되니 어디까지나 어제 어땠는지에 한정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꿈은 REM수면 단계에서 그 전날 처리되지 못한 정보들이 정리되는 과정의 부산물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요즘 경향으로는 말 그대로 뇌파가 무작위로 싸는 똥-_- 더도 덜도 아닌 그냥 그거라는 거 같다. 아무 의미도 없는.

그런데 그런거 치고는 좀 비슷한 몇 가지 유형의 꿈을 자주 꾼다. 그 중 하나가 부유하는 꿈인데 내 경우는 아예 대놓고 날아다니는 꿈은 한 번도 꿔본 적이 없고 모두 점프다. 즉, 꽤 거리가 되는 내리막길이 있고 나는 그 길을 뛰어간다. 근데 뛰었다가 착지하는 순간이 매우 smooth하고 길다. 대략 한 번 뛰는 간격이 한...높이 2 M, 보폭 5 M쯤. 부---웅, 부---웅, 부---웅. 마음만 먹으면 어라, 이러다 날아가 버리겠는걸? 싶을 정도로 더 날듯이 뛸 수도 있는데 그건 내가 조절을 하는 편이다. 그 사뿐사뿐한 느낌이 좋아서 그런 꿈을 꾸고 나면 아침에 깨서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마치 현실에서도 그렇게 날듯이 뛰어갈 수 있을 듯 생생한 느낌이 남아있다. 아...현실에서도 그게 정말 가능하다면 완전 좋겠지. -_-

anyway, 책에서는 하루키가 꿈의 권위자에게 자신의 부유하는 꿈 이야기를 이야기하자 이런 답변이 왔다.
"허허, 공중 부유라는 것은 어쨌든 결론적으로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조금 밖에 뜨지 않는 것이죠. 그걸로 된 겁니다. 높은 곳까지 붕 올라가는 꿈을 꾸는 것은 어린애들입니다. 어른은 일단 그런 꿈을 꾸지 않습니다."

우후후. 나는 어른 -_-)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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