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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OAD. No Reply 2010.01.08

ROAD. No Reply



어떤 티비프로그램에서 조영남이 김민기를 평하기를 영혼의 결이 고운 사람이라고 했다. 조영남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김민기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지만, 저 표현이 워낙 좋아서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요 며칠 계속 낚시바늘처럼 나를 꿰고 있다. 말에는 힘이 있다더니 정말 영혼이라는 거에는 결이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영혼은 몰라도 목소리에는 결이 있다. 아니 다시 정정하자. 결이 좋은 목소리가 있다. 매끈하게 쭉 뽑아낸 목소리도 있고, 거칠지만 소박하게 빠져나가는 목소리도 있고,,,온갖 다양한 목소리는 그 나름대로 인기가 있지만, 그 중에도 섬세하고 고른 결이 가지런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있는데... 아무래도 나는 이런 목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 해에는 상반기 슈퍼주니어-_- 하반기 2PM의 구도를 (외적으로는) 표방했지만 사실은 페퍼톤스+노리플라이의 조합이었는데 해가 바뀌어도 노리플라이를 좀 더 듣고 싶어서 페퍼톤스 3집을 미뤄두고 있다. 한때는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였던, 가장 노래 잘하는 가수라고 생각했던 조규찬의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가늘어지고 기교로 기울어 4집을 경계로 내 취향의 범위를 벗어난 이후 만난 가장 마음에 드는 목소리. 그리고 아... 노래 정말 잘한다.
게다가 이 앨범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곧고 긍정적인 에너지. 아... 좋구나.


듣고 있으면 손끝으로 두피를 조근조근 눌러가며 머리를 시원하게 감겨준 후 선선한 바람으로 머리카락이 한올 한올 날릴 때까지 말려서 촘촘한 빗으로 가지런하게 빗고, 날이 잘 드는 가위로 짤깍짤깍 머리끝을 다듬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간혹 옛날 노래는 참 좋았는데 요즘엔 왜 그런 노래가 드문지 모르겠다는 불평을 듣곤 하는데, 요즘도 좋은 노래는 꾸준히 나오는 것 같다. 좋은 노래의 비율은 비슷한데 전체의 절대량이 너무 커져버려서 그 중에서 얼마나 찾아낼 수 있느냐의 문제인지도.... 혹은 더 이상 찾지 않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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