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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opin & Nights 2 2009.07.27

Chopin & Nights


벌써 7월의 마지막 주다. 7월 한 달은 대체 어떻게 보낸 건지 모르겠다. 반쯤은 정신을 놓고 살았던 것 같고, 반쯤은 그걸 수습하며 살았다. 며칠간은 평균율을 들었고, 그 이후부터는 쇼팽을 들었다. 밤 10시에 침대에 누우면 한두시에 눈이 번쩍 떠져서 다시 잠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음악을 듣기 가장 좋은 시간이기도 했다.


Royal Festival Hall, London, 16 May 1961 (Piano Concerto No.2)
Concert Hall, Broadcasting House, London, 6 October 1959



오랜만에 듣는 쇼팽, 그러니까 오랜만에 듣는 루빈슈타인은 요즘의 피아니스트들과는 색깔이 확실하게 다르다. 물론 20세기에 활동했던 피아니스트들은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관객과는 분리된 견고하고 투명한 예술의 세계에서 노니는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관객과의 눈높이를 맞추고 쇼를 보여주는 기분이랄까? 마치 디너가 제공되는 클럽에서 빅밴드와 함께 연주하는 재즈 뮤지션을 보는 것 같다. 미스터치도 많고, 막 내달리기도 하지만 청자에게 '당신은 지금 서비스를 제대로 받고 있다'는 걸 각인시키는 연주를 한다.

갖고 있는 책을 찾아보니 과연. 루빈슈타인은 연주에 대해 그런 가치관을 갖고 있었고, 그런 성격이었다고 한다. 아마 이 사람의 실연을 들은 사람들은 완벽한 건 아니었지만 묘하게 즐거운 연주였다고 소근대면서 나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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