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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090729. 부석사 가기 전날 2009.08.06

의상조사. 부석사의 가람배치


어렸을 때 읽은 원효와 의상 얘기에서는 어쩐지 원효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원효는 유학갈라다가 관두는데 그것도 다 깨달아서 그런 거고, 나중에 파계하고 애도 낳았는데 희한하게 그것도 대인배스러움으로 알아주고. 글쎄..뭐 좋게 봐주면 그럴 수도 있고, 좋게 안 봐줄 이유도 없지만 어쩐지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원효에 비해 의상은 음... 원효는 훈남으로, 의상은 언제나 쪼그라진 노인으로 그려져 있는 것도 좀 불공평하다.

의상과 관련된 얘기로는 좋아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의상이 제자와 함께 냇가를 건너려는데 한 육덕만땅 S라인 언니가 발을 동동거리며 못 건너고 있다. 그걸 본 의상이 쏘 쿨-스스럼없이 번쩍 업어 냇가를 건네준다. 제자가 생각하기를 아니 어떻게 스님은! 스님이! 진짜 나 저 양반 저렇게 안봤는데!하면서 실망도 춈 하고, 아니 내가 업을 껄! 왜 그런 좋은 기회를 놓쳤을까!!! 부러워도 하다가 밤에 잠들기 전에 못참고 얘기를 한다. 아니 스님. 어떻게 낮에 그럴 수 있습니까? 스님이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님?? 그러자 의상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 여인을 냇가를 건넘과 동시에 내려놓았는데 너는 아직도 업고 있구나. 

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을 의상으로 기억하는데 검색되는 게 없는 걸 보니 아닐 수도 있겠다. 근데 대체 이런 이야기는 어떻게 전해 내려오는 걸까? 사실이라면 두 사람 중의 하나가 떠벌떠벌 했다는 얘긴데.  --_--



부석사의 가람배치는 華 자 모양을 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화엄사상의 華자를 의미한다고도 하고. 당근 그렇겠지. 지금은 없어진 건물들이 있어 완전한 모양은 아닌데 뭐 그래 보이긴 한다. 나는 華 글자만 보면 예전 도올강의에서 도올이 어떤 여성에게 나와서 이 글자 써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못쓰겠지 흥흥- 하는 태도였는데 멋지게도 짠-하고 썼고 도올이 놀라서 오오? 이 글자 읽는 사람은 많아도 쓰기는 쉽지 않은데 @_@ 뭐 이랬었다. 이건 딴 얘기고.

가람배치에는 평지가람과 산지가람 석굴가람 이렇게 세 가지가 있다. 원래 내가 이런 걸 알고 갔냐면 그럴리가 당연히 없고, 갔다 와서 하나씩 하나씩 궁금해서 찾다보니 이래저래 알게 된 것들이다. 하여간 세 가지 말고 더 있어도 나는 모름.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전기에 평지가람에서 후대로 갈수록 산지가람으로 변해간다.
석굴가람에는 대표적인 석굴암이 있고. 평지가람이 탑 중심의 배치라면 산지가람은 전각이 중심이다. 하긴...초기의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면 다 탑돌이가 들어있다. 탑을 돌면서 뭘 빌고 그러다가 점점 신앙의 대상이 불상으로 바뀌고 불상을 모신 사당이 자연스럽게 가람배치의 중심이 되면서 같이 일어난 변화인 듯하다. 부석사도 산지가람이다.

대개 산지가람으로 변해가는 이유를 조선의 숭유억불정책때문에 산으로 산으로 숨어 들어가서라고들 하지만 여기는 조선 아니고 통일신라시대. 그러니 억불은 아니고, 조선시대에도 뭐 나름 잘 버티고, 중수도 하고 단청도 했다고 한다.  또 부석사 말고도 여러 산지가람이 있는데 이유는 통일신라 말 유행했던 풍수지리사상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럼 의상이 부석사에 터를 잡을 당시가 통일신라 말이냐하면..의상의 생몰연대는 625-702. 통일신라시대는 935년까지.

물론 의상이 간지나는 트렌드세터, 당나라 유학생이었으니 남보다 빨리 받아들였을 수야 있겠지만 여태까지 알려진 의상의 이미지와는 어쩐지 안어울린다. 전략적 요충지라는 말이 차라리 더 그럴싸하긴 한데... 이것도 글쎄.


또 처음부터 완전한 가람배치를 하고 있었다기보다는 중창과 증축등으로 후대에 지어지면서 차차 모양을 잡아나갔을 것이라고 한다. 의상은 매우 소박한 사람이어서 그가 제자들과 생활할 당시에는 조사당을 중심으로 초가집 몇 채 였을 것이라고. 그러니 부석사 전체가 누군가의 완결된 청사진으로서의 아이디어이건 어찌어찌하다보니 이런 작품이 나왔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하여간 감샤.

부석사 가람배치의 특징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상승구도인데, 이건 다음에 쓸란다. 원래 이런 건 갔다와서 빨랑빨랑 후딱후딱 대충대충 써야 되는데 -_- 이러다가 마무리 안 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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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29. 부석사 가기 전날



영통커플에 묻어 부석사에 다녀왔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꺼내서 몇 권에 부석사가 있는지만 후다닥 확인하고 출발. 가는 길에, 응? 부석사??? 부석사면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그때서야 생각이 났다. --_--;;;  아아- 정녕 나는 치매인가.

말이 나온 김에 보자. 수능 기출문제다. (2000년 출제)




지금에야 갔다왔으니까 딱 봐도 답이 보이지만, 글만 읽고 문제 풀려면 꼼꼼하게 읽어야 된다.




영통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세팅 완료. *-.-*


맛있는 카레!


깐풍기! 아...사진이 몽땅 노출과다라 Brightness -4 시켰음. 왜 다 이 모양;;;;

원래는 더 맛있는데 하필 이 날따라 깐풍기가 별로였다고 커플은 연신 아쉬워했으나 으응? 맛있는데? 괜춘한데? @_@  속으로 생각하면서 먹었음. 동생에게 맛있는 걸 먹이려는 이 훈훈한 마음! 튼튼하게 자라는 걸로 보답하게써욤.

쉬면서 동영상과 책, 언니가 미리 준비해놓은 핸드아웃을 보며 예습;;; 나 읽으라고 문화유산답사기 2권도 책상위에 세팅되어있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은 훌쩍 지나 벌써 10시반. 다음날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새나라의 어린이 마인드로 일찍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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