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RLOCK (BBC. 2010)




새벽에 이성을 잃고 쓴 글 따위는 일단 날려버리고 --_--

BBC에서 올해 방송된 SHERLOCK은 3부작이다. 셜록 홈즈는 여전히 군의관출신인 왓슨과 파트너이자 룸메이트이며 베이커가 221B번지에 산다.  주인은 당연히 허드슨 부인. (221B번지는 실재하는 주소가 아니란다. 그러니 찾아갈 사람들은 셜록 홈즈 박물관으로 ㄱㄱ) 마이크로포트는 CIA의 프리랜서 --_--;;;

21세기 셜록 홈즈는 파이프를 무는 대신 팔에 니코틴패치를 붙이고 아직은 바이올린을 켜는 씬도(ep.3에는 잠깐 나옴), 코카인을 하는 씬도 없다. 홈즈는 스마트폰을 들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며 왓슨은 넷북을 들고 뛴다. 거리에는 목격자 대신 CCTV가 돌고 있다. 홈즈는 논문대신 홈페이지를 갖고 있고, 왓슨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블로그를 한다.

그런데도 여태껏 나온 셜록 홈즈 영화, 드라마를 통틀어 이 드라마가 가장 셜록 홈즈스럽고 코난 도일스럽다. 사실 얼마나 깨알같은 디테일들이 구석구석 숨어있는지!!! \(´ ∇`)ノ


일단은 캐스팅. 그라나다 시리즈의 홈즈가 젠틀하면서도 섬세한 유리세공품 같았다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홈즈는... 에휴.... 게다가 왓슨이 쥬드 로라니...결론은 미스캐스팅이고 재미도 그닥. 꼬꼬마때 봤던 영화-피라미드의 공포는 논외 -_-

반면, BBC의 셜록은 그냥 셜록 홈즈다.


이 사람이 셜록 홈즈. Benedict Cumberbatch 솔직히 좀 이상하게 생겼다. 사자같이 생긴 얼굴이랄까. 큰 키에 마른 체격, 중저음에 비음이 섞인 목소리. 날렵하게 움직이는 한편 한없이 게을러 왓슨이 펜을 건네줄 때까지 한 시간을 기다린다 -_-

한없는 자뻑증세와 상대방을 깔아뭉개버리는, 사고의 속도와 맞먹는 말의 속도. 성격도 급하고 제멋대로인데다가 본인도 언급했다시피 반사회적 성격. 하지만 빠르고 명료하게 사고한다. 모두가 싫어하지만 한편으로는 필요한 존재.


이 드라마 많이 놀랍다. 어떻게 이토록 현대적인 틀 안에서 고전을 이런 방식으로 살려낼 수 있는건지. 뭐 지네꺼니까 그렇겠지만 -_-  BBC는 얼른 2시즌을 뱉어내라!



+오독오독 소리내는 오덕들을 위한 잔재미
셜록 홈페이지
http://www.thescienceofdeduction.co.uk/
왓슨 블로그 http://www.johnwatsonblog.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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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것이 질색이라고 했는데 거기에 바이올린 연주도 포함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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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3 : 주홍색 연구/네명의 기호
정태원 역, 시간과공간사


홈즈전집은 두 가지 판이 있다. 황금가지판과 시간과공간사판. 주홍색연구로 비교해보았는데 시간과공간사판이 좀 더 잘 읽혀서 이쪽으로 낙찰. 같은 문장을 하나씩 놓고 보면 뜻은 다를 게 없는데도, 희한하지만 가독성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플롯은 아가사 크리스티쪽이 치밀하고, 캐릭터는 홈즈쪽이 매력적이다. 사건이 해결된 이후, 범행을 구구절절 자백하는 되새김질 부분이 지루해서 드라마쪽이 더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홈즈의 주옥같은 대사와 까칠한 캐릭터를 그대로 음미하려면 책 또한 놓칠 수 없다. -_-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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