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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리의 기록 CD 세번째 3 2019.02.21
  2. Schumann: Piano quintet op.44 & String quartet op.41 2009.08.13

정리의 기록 CD 세번째


CD 정리를 하지 않았다면 앞으로 몇 년, 혹은 십 몇년을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을 것들이 나왔다. 예전에 알고 지냈던 고마운 분들이 내가 그때 그때 흥미를 가지던 연주자나 작곡가들의 음반을 구워준 것들인데 mp3파일이 아닌 음악파일로 구워주어서 정보가 다 살아있었다. 내가 그때 그들과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었는지도 짐작이 가는 음반들. 



사실 이것 말고도 아예 음반 표지와 뒷면까지 그대로 컬러프린트로 아주 음반을 만들어준 것도 몇 개 있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몇 번을 생각해도 대단하다. 나는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 할 듯. 우와 고마워요...한참이 지나 닿지도 않을 상대들에게 새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다시 내 CD들로 넘어와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폴리니

-피아노 소나타, 제르킨

-오이스트라흐와 오보린이 함께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베토벤과 험멜의 피아노 트리오들. 바트 반 오르트+테라카도 료+히데미 스즈키의 시대악기연주

-베토벤 피협 5번 & 차이콥스키 심포니 4번-길렐스 뵘

-베토벤 현사, 하겐 쿼텟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호로비츠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소콜로프. 이건 DVD도 갖고 있다가 처분했다.

-리히테르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브람스들


-브람스 피협 2번, 차이콥 피협 1번-호로비츠와 토스카니니

-브람스 심포니 2번과 3번, 브루노 발터

-토스카니니의 브람스 교향곡 전곡

-브람스 심포니 4번, 카를로스 클라이버



추운나라 사람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과 로미오+줄리엣, 플레트뇨프

-리히테르의 차이코프스키 사계

-차이코프스키 피협, 프로코피에프 피협, 아르헤리치

-볼로도스 차이콥 피협 1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솔로, 지휘자는 세이지 오자와, 베를린필

-라흐마니노프 심포니 1+2+3번

-볼로도스 라흐마니노프 피협 3번

-20세기 위대한 지휘자 시리즈, 유진 오먼디 




쇼팽

-쇼팽과 존필드 녹턴. 바트 반 오르트

-쇼팽 에뛰드, 폴리니

-쇼팽 프렐류드, 소콜로프

-최애 음반 중 하나라 망설였던, 삼송 프랑수아의 쇼팽 피협

-코르토의 쇼팽 전집



말러

-6번, 카라얀

-5번. 노이만

-6번. 텐슈테트

-2번. 텐슈테트

-1번. 쿠벨릭



일본 직수입반이 여러개인데 얘네들은 저 가격표처럼 보이는 띠지를 버렸으면 처분불가 ㅋ



왜냐면 바로 거기에 바코드가 있기 때문 ㅎ



이렇게 전용 가방(사실은 간식가방 ㅋ)에 담아서 쫄래쫄래 출근을 한다. 

그런데 이 날은 여기에 담아서 사진찍고 나자, 에이 더 정리하자 싶어 큰 가방으로 바로 옮겨담았다 ㅋ



그렇게 정리하게 된 박스셋들.

-리히테르의 프라하박스. 15장 세트

-호로비츠의 DG 컴플릿, 6장 세트

-미켈란젤리의 DG 박스, 8장 세트

-리히테르 브릴리언트 박스, 러시아 연주자 시리즈 5장 세트.



내가 이 음반을 정리하게 될 줄이야. 

한때는 품절이어서 구하기 어려웠던 희귀템. 

종이집도 이렇게 예쁘다. 알판도 예쁨. 음악은 더 예쁨 ㅎ



또 다시 베토벤들.


-카라얀+오이스트라흐,로스트로포비치,리히테르의 베토벤 트리플, 브람스 더블

-푸르트뱅글러의 합창교향곡, 바이로이트 실황. 네 바로 그것.

-베토벤 후기 소나타, 폴리니. 

-베토벤 6번. 카를로스 클라이버

-하이든 교향곡 88번에서 92번까지. 지기스발트 쿠이켄

-미켈란젤리의 이것저것 ㅋ

-리파티의 이것저것

-호로비츠의 메트 공연. 


좋아했던 피아니스트들은 정리해도 정리해도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나온다. 



-애니 피셔의 슈베르트 리스트 소나타

-슈베르트 피아노 트리오, 쉬프

-슈베르트 방랑자판타지, 폴리니

-슈베르트 즉흥곡, 루푸

-슈베르트 디베르티스망, 슈타이어와 류비모프

-BBC 레전드는 한 장만 남긴 줄 알았는데 또 나왔다. 리히테르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슈만과 리스트


-슈만 교향곡 4번과 푸르트뱅글러 교향곡 2번 

-슈만 다비드동맹무곡집과 교향적연습곡, 쉬프

-슈만 피아노퀸텟과 현사. 폴 굴다와 하겐 쿼텟

-슈만 현사. 하겐 쿼텟

-슈만 현사. 제헤트마이어 쿼텟

-리스트 피협,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리히테르와 콘드라신

-리스트 단테소나타, 플레트뇨프



-멘델스존 실내악. 

-브루흐와 멘델스존, 벵게로프

-차이콥스키 6번, 첼리비다케

-리디스커버드 시리즈, 하이페츠, 리히테르, 프라이스

-마지막은 뜬금 콜트레인 ㅋㅋ


이렇게 CD정리가 일단 끝났다. 40퍼센트 정도 정리한 것 같다. CD장에 듬성듬성 빈 곳이 생겼다.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앞으로 찔끔찔끔 정리되거나, 그게 아니면 개인간거래를 해야 하는데 넘나 귀찮으므로 안할 가능성이 높다. 알라딘에서 한 방에 가능하니까 그나마 한거지.


물건을 워낙 깨끗하게 쓰는 성격이라(특별히 유난스럽게 소중하게 다루는 것이 아님) 대부분의 CD들은 알라딘 판매시 최상등급을 받았고, 그 돈들은 모두 적금으로 쌓였다. 


처음부터 오로지 듣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3-40장하고 지겨워서 나가떨어졌을텐데. 이걸 끝으로 내보낸다고 생각하니 어딘가 아련하고 애틋해서 한 번 더 쳐다보게 되고 얽힌 추억들도 떠올려보고, 그때의 나도 다시 생각하고, 새롭게 듣게 되고..그렇게 여기까지 하게 됐다. 


출퇴근길에, 혹은 무슨 이유로든 나가는 길에 휴대폰에 넣을 앨범들을 고르고, 그렇게 넣은 앨범들 중에 골라듣는 것이, 그리고 오랜만에 새롭게 감동에 빠지는 것 모두가 오랜만에 행복했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용돈과 음악과 추억을 주었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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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mann: Piano quintet op.44 & String quartet op.41



몇 년 만에 듣는 슈만 피아노5중주 & 현사인가!!!
딱 짧게, 얼마만의 뭐뭐인가! 로 끝나야 되는 문장인데 뭐뭐에 들어간 게 기니까 글맛이 떨어진다 -_-
그리고, 몇 년 만이 아닌 게 대체 뭐냐. -_- 몽땅 다 몇 년만에 듣는단다.


근데 이건 어쩔 수 없는 게 누굴 빌려줬다가 그 사람과의 관계가 끝나면서 돌려받을 수 없게 된 경우다. 내 손을 떠난 씨디지만, 나름 좋아하는 곡이고 그보다는 좋아하는 연주라, 생각나서 찾을 때마다 으윽거리다 얼마전에 풍월당에 갔을 때 폐반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더 늑장부리다간 영영 빠이빠이겠구나 싶어 인터넷을 뒤져 딱 한 장 남아있던 걸 건졌다. \(´ ∇`)ノ

지난 달 티비 켤 때마다 7인의 음악인들-이라고 해서 김선욱,양성원,송영훈,정명훈,최은식,김수연,이유라의 공연광고가 계속 나왔는데, 그 배경음악이 이 슈만 피아노 5중주라 더 듣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슈만이 가장 행복했을 거라 말들 하는 시절, 클라라와 결혼하고 나서 작곡한 음악. 시원하게 총주로 시작해 첼로와 바이올린이 주제를 연주하며 주거니 받거니 어우러지는 5중주부터 풍부하고 아름답지만 중간중간 긁어내리며 불협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현사까지 다 들으면 왜 고전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결국 실내악으로 귀결되는지를 알 것 같다.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도 어찌나 실내악 예찬이 줄줄이 이어지는지. 내 경우엔 좀 다를 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씨디자켓 그림은 Caspar David Friedrich의 그림이다. 이 사람 그림 중에는 베토벤 후기 피아노소나타 길렐스 반의 표지로 유명한 「북극해」가 있다. 프리드리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 연주에서 피아노를 친 폴 굴다는 프리드리히 굴다의 아들이다. 굴다는 천재라고들 하지만 이름이 비슷한 굴드가 쫌 더 유명하기 때문인지 굴드 짝퉁처럼;;; 인식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부석사 갈 때 WTC를 프리드리히 굴다 버전으로 들었는데 터치에서 재즈 냄새가 나더라.
클래식은 피아노를 칠 때 거의 손가락 끝으로 친다. 그래서 피아노 학원에서도 늘 달걀을 하나 쥔 듯한 모양을 해라 손톱을 심하게 짧게 깎아라- 가르치는 거고. 나 같은 경우에는 손톱모양도 그렇고 첫번째 관절이 힘이 없어서 칠 때마다 관절이 미세하게 한번씩 꺾였다 펴지기 때문에 맑고 단단한 소리를 내기가 힘들다. 반면, 재즈는 주로 손가락의 지문부분으로 치게 된다. 마치 건반을 훑어내리듯이. 그러다 보면 나게 되는 독특한 느낌이 있는데 이걸 설명하기에는 내 언어가 너무 짧고. 굳이 표현하자면 싱코페이션에 가깝긴 하겠다. 이거 말고도 여러가지 이유로 클래식 연주자가 완전히 재즈 느낌을 내기도 쉽지 않고, 재즈 치던 사람이 완벽한 클래식을 하기도 어렵다. 하여간 굴다의 WTC에선 그 느낌이 났다.

그 연주는 mp3 파일로 예전에 받은 건데 년도를 확인해보니 72년 녹음이다. 생각난 김에 검색, 과연 굴다는 30대 후반부터 재즈에 심취했다고 한다. (굴다는 30년생) 72년이면 완전히 재즈로 돌아섰을 때다. 내가 그냥 들어도 알아들을 정도니 굴다라고 하면 애증을 드러내는 클래식팬들이 이해가 간다. (말이 애증이지 욕하는 사람들도 있다-_-) 그나마 바흐곡이었으니 괜찮았지만 만약 다른 작곡가의 곡에서도 그런 터치가 느껴지는거라면...? 음...

그건 그렇고. 이 곡에 관해서는 두개의 연주를 가지고 있다. 발매되던 해에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찬사를 받았던 제헤트마이어 쿼텟 음반과 이 하겐 쿼텟인데 둘 다 좋다. 어느 쪽이 더 좋냐고 말하면 좋은 연주라고 생각하는 건 하겐인데, 좋아하는 건 제헤트마이어쪽이 조금 더. 하겐이 정석적이고 정확한 연주를 들려준다면 제헤트마이어는 어디서 툭 튀어나온 다크호스; 같은 연주를 들려줘...그러니까 만화책 유리가면에서의 두 홍천녀랄까; 한쪽만 꼽기 아쉽게 좋아 하겐을 듣고 나면 꼭 제헤트마이어까지 들어야 다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걸 들을때마다 아... 이젠 슈만을 좀 알아가 볼까...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 놈의 천성적인 게으름 때문에, 그리고 얕고 얇은 호기심 때문에 딴 거 듣다보면 계속 미루게 된다. 지금 내 책상 위에는 이번 여름엔 쇼팽을 좀 들어볼까? 라는 호기심에 쌓아 놓은 쇼팽씨디가 둘 넷 여섯...16장이구나. -_- 같은 높이로 책도 쌓여있다는 것이 이 비극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아흐-

여름 밤은 정말 음악을 듣기에 좋은 계절이다. 아쉽구나. 진작 진작 열심히 들을 걸. 후회의 콧물이 인중을 가린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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