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교향곡'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1228. 서울시향 베토벤 9번 2016.12.29
  2. 마이클잭슨, 합창의 밤 2 2009.08.17

20161228. 서울시향 베토벤 9번

작년엔 유럽여행으로 가지 못했던 서울시향 합창을 들으러 예술의 전당에 갔다. 몇년째지?

부지런히 미리 예매해 준 재연이 땡큐. 내년 건 이번엔 내가 예매했다 ㅋㅋㅋ

 

오늘 지휘자는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항상 사진 찍는걸 열심히 달려가 제지하더니 오늘은 이상하게 아무도 제지하지 않더라. 그래서 나도 한 컷 찍었다 ㅎ 사실 공연 전과 커튼콜 때의 사진을 왜 찍으면 안 되는지는 이해불가. 영상촬영이라든가, 공연중간에 찍는 건 당연히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오늘 연주는 여태껏 들은 합창교향곡 중 가장 특이한 연주였다 ㅎ 먼저 더블베이스와 첼로가 모두 왼편에 배치되어 있다. B블럭에 앉았던 나에게는 저음부가 매우매우 강화된 소리가 들렸는데 D블럭은 어땠을지 모르겠다.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들을 수가 없으니 다른 자리에서 어떻게 들렸는지 모르지만, 합창은 아니라도 내가 D블럭에 안 앉아본 게 아니기 때문에, 또 D블럭에서 비슷한 편성의 교향곡을 들어봤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생각해 보자면 단순히 배치뿐 아니라 전체적인 구성에서 베이스 음이 강조된 느낌이었다. 관악기도 마찬가지였음.

 

전체적인 템포를 생각해 보자면 결코 느리지 않았는데 부분부분에서는 느리고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 저음부가 강조된 소리와 맞물려 그 느낌이 더 컸다. 게다가 평소에는 유난히 튀지 않던 악기들이 자기 소리를 강하게 내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글쎄. 매우 개성있게 들리긴 했다. 예를 들면 오늘 트라이앵글이 조금 다르게 생겼는데 소리도 달랐다. 크지 않으면서도 음색이 달라서 매우 튀었다. 심벌즈 소리도 튐. 트럼본을 강조해서 클라리넷과 오보는 묻히는 느낌도 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튀었던 건 피콜로! 세상에. 그렇게 튀는 피콜로는 처음 들어봤다. 마치 노아의 방주에서 날려보낸 비둘기가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의 피콜로였다.

 

확실하게 좋았던 부분 부분도 있다. 먼저 3악장에서의 바이올린 좋았다. 설레기까지 함. 그리고 소프라노 좋았다. 들어올땐 네 명 중에 가장 왜소한 체구라 살짝 걱정했는데 일단 시작되자 존재감이 엄청남. 청아하고 시원하면서도 카리스마있는 고음을 내주어서 짜릿했다.

 

Ihr stürzt nieder, Millionen?
Ahnest du den Schöpfer, Welt?
Such' ihn über'm Sternenzelt!
Über Sternen muss er wohnen.

 

 

이 부분을 특히 좋아해서, 이 부분이 만족스러운가가 판단 기준 중의 하나인데, 아직 결정적인 연주는 못 찾은 것 같다.

 

공연을 보고 들은 후 돌아오는 길에, 그 공연이 매우 만족스러웠으면 아무것도 듣지 않고 되새김질하면서 오는데, 뭔가 아쉬웠으면 당장 이어폰을 꽂고 다른 연주(주로 CD로 가지고 있는 결정반들)를 들으면서 오거나, 집에 오자마자 꺼내서 듣는다. 지금도 그렇다.

 

,

마이클잭슨, 합창의 밤


마이클 잭슨이 지구별을 떠났다. 뒤늦은 얘기라 뭔가 새삼스럽지만.

오랜만에 나오키.net에 들어가봤더니 예전 홈피는 비번을 까먹어서-_-방치중이래고 델문도 홈피의 서브 블로그로 사장블로그-_-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한 포스트는 과거회상모드인데, 세 사람만 오면 델문도 장사 접어야겠다고 농담처럼 말했단다. 그 중 두 사람이 마이클 잭슨과 노무현대통령이라고. 그래서 나머지 한 사람은 밝힐 수 없지만 그 사람이 잘 살고 있나 왠지 걱정되서 가끔 확인해본다..뭐 이런 글이 있었다.

마지막 부분은 사실 자신없다. 읽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렇게 흐릿할까. 나는 디지털치매임이 분명하다. ㅡ_-)y~


내가 어렸을 때는 브레이크 댄스가 유행이었기 때문에 문워크 한 번만 해주면 강호평정이었다. 대부분은 평지에서 문워크가 안되니까 로라장에서 뒤로타기를 했지만 -_) 초딩들의 눈에 비친 마이클 잭슨은 뭔가 멋진 동작을 하는 사람. 나 역시도 마이클 잭슨을 계속 그렇게 가수로보다는 퍼포먼스와 연결지어서 생각했다. 내가 그를 가수로서 생각한 것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였는지 전영혁의.. 그 프로그램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하여간 디제이가 에피소드 하나를 이야기했을 때였다. 마이클에게 친구이자 멘토와도 같았던 다이애너 로스가 그에게 말하기를, 이제는 싱어송라이터의 시대가 올 것이다. 가수는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곡을 쓰고 노랫말을 붙여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해야 한다. 뭐 이런 말을 했고 마이클은 이후 작사 작곡을 하게 된다. 이것도 역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다이애너 로스가 아니라 퀸시 존스였을 수도 있다. 그도 아니면 하여간 유명한 누군가였을 것이다;;;

이 말은 나한테 콕 박혀서 나는 최근 슈퍼주니어와 2PM에 홀릴 때까지는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싱어송 라이터만을 좋아하게 된다. 일부러 고른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그러나 정작 그 모티브인 마이클 잭슨은 듣지 않았고, 제대로 앨범 한 장을 처음 들은 건 고등학교때였다.

1학년 때였는지 3학년 때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워낙 학교 분위기가 니 반이 내 반이고 좁은 공간에서 자주 보다보니 다 내 친구가 니 친구고 그랬다.
그래서 정작 나랑은 단 한번도 같은 반이었던 적 없는 건너반 K의 마이클 잭슨 예찬을 듣게 된다. 뭐라고 말했는지도 기억 안 나는데 그냥 그 말을 듣고, '저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마이클 잭슨 한 번 들어봐야겠군-' 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팔랑) 거기다가 아마도 015B 정석원이었을 텐데 라디오에서 이 앨범을 두고 말하기를, 프로듀싱에 있어서 놀라운 기술적 진보를 이루어냈는데 듣고 있으면 왼쪽→오른쪽→왼쪽→오른쪽에서 소리가 번갈아나는 것이 아니라 왼쪽→정수리→오른쪽→정수리→왼쪽으로 소리가 옮겨다니는 걸 느낄 수가 있다는 말에 홀랑 낚여서(팔랑팔랑) --_--
당시 가장 최근 앨범이었던 「Dangerous」 CD를 샀다.




이걸 한번 더 싸고 있던 겉껍질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세월이 하도 오래돼서 없다.
아마 그 겉껍질을 씌우면 마이클의 눈부분만 드러나게 되어있었을 것이다.



K가 그렇게 극찬을 했던 만큼 내 기대도 한껏 올라가 있었지만 사실 앨범자켓에서 뭐야 이건;;;...스러웠던 데다가 울먹거리는 듯한 소리, 가사도 뭔가 오바스러운 반면 희한하게도 시종일관 비트는 단순한 것이 내 취향과는 잘 안맞아서 끝내 좋아지진 않았다. 그런데 내가 이 앨범에서 유일하게 숨 죽이고 듣게 되는 부분이 있어 딱 그 부분만을 듣기 위해 몇 번이고 ◁◁ 를 눌러 앞으로 돌렸다. 

어렸을 때부터 꽤 들었지만 아마 단 한 번도 집중해서 들어본 적이 없어서, 또 그렇게 부분만 끊어서 들어본 건 처음이어서, 대체 이게 뭐였더라 했던 Will You Be There? 라는 곡의 intro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코러스 부분이었다. 어느날 9번을 듣다가 아아? 여기였구나! 했을땐 어찌나 한심하던지. -_- 당시 갖고 있던 카라얀 버전과는 (당연하게) 달랐기 때문에, 뭘 알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뭔가를 더 알고 싶어 속지를 샅샅이 읽어봤으나 알 수가 없었다.

생각난 김에 검색해봤더니 조지 셸&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버전이라고 한다. 




그런 것치고는 많이도 들었고, 속지도 참 많이 펼쳐봤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영어로라도 뽕을 뽑아야 겠다는 생각에;; 가사도 얼추 외웠던 거 같다;;
스카치 테입으로 붙이고도 모자라 스테이플을 빼고 실로 해놨다.



초저녁에 뻗어서 잠을 실컷 잤더니 잠도 안오고 갑자기 합창 교향곡이 듣고 싶어, 텐슈테트반을 끼고 누웠는데 굿초이스가 아니어서 벌떡 일어나 푸르트뱅글러 씨디를 끼는 와중에 갑자기 마이클잭슨 생각이 났다. 합창교향곡 얘기 쓸라 그랬는데 벌써 글이 이렇게나 길어져버렸네. 오랜만에 들으니 합창부분은 그저 그렇고 마이클잭슨은 와방 좋더라! 이러면 차라리 뭔가 글을 맺기가 쉬울 텐데 그건 진실이 아니고.... 많이 좋아했으면 많이 슬퍼했을텐데 그것도 아니고. 나에게 마이클잭슨은 뭔가 미적지근한 존재다. 

스읍-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런 여러가지 의미를 섞어 오랜만에 댄저러스나 한 판 듣고 자야겠다.




,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