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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칭샹다관. 갤러리페이크 2007.01.05
  2. 일기일회. 갤러리페이크 1 2006.12.30

칭샹다관. 갤러리페이크




칭샹(淸香)다관이라 이름붙은 21권 첫 에피소드의 마지막은 이렇다.

어렴풋이 풍기는 차의 향기에 마음이 취하는 것이 칭샹의 경지!
군자의 평안은 칭샹에 숨어 있어.

편안하고 차향 그윽한 내용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80년대 전반, 타이완은 국민당의 독재시절. 민주화운동중이던 임효방은 상처를 입고 관헌의 추격을 피해 도망가다가 굴러 떨어져 차따는 아이-방에게 발견되고, 방의 할아버지는 이름도 이유도 묻지 않고 치료와 도움을 베푼다. 우리나라 80년대에도 이런 얘기 많을꺼다.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벌써 다 까먹은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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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방은 답례로, 또 표식으로 지니고 있던 옥을 할아버지에게 주지만 좋은 마음으로 준 선물이 때론 화를 불러오기도 하는 법. 소작인 주제에 이런 옥을 갖고 있다며 빼앗으려던 동네 양아치에게 할아버지는 맞아 죽고 이에 분개한 방은 양아치를 찌르는데 공교롭게도 흉기가 옥을 관통한다. 이후, 방은 늘 옥을 관통하는 방법을 쓰는 살인청부업자가 되고 임효방은 다예로 흐름을 바꿔보려는 정치가의 뜻을 품고 육익을 빗대어 임해익으로 이름을 바꾼다.


총통선거를 앞두고 방에게 들어온 제거 대상은 당연히 임해익. 임해익은 술도 여자도 가까이 하지 않고 오로지 갖고 있는 취미는 茶뿐이라 방은 기코시사(宜興紫砂 의흥자사)의 차후(다호)를 구해 그것으로 임해익에게 접근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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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의흥자사 작품 중에서도 3대명인으로 꼽히는 시대빈(時大彬)의 작품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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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의 도움으로 임해익을 만나 그의 다원에 들어간 순간 차밭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방은 갑자기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떠오른다. 방은 준비해 온 차를 정성스럽게 우려내어 임해익에게 건너고, 그는 차향을 맡는 임해익의 모습에서 할아버지가 겹쳐 보이는 환상같은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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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을 꺼내 임무를 완성하려는 순간 임해익은 옥을 알아보고, 방은 또다시 할아버지가 떠올라 멈칫 하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후지타가 임해익을 보호한다. 임무에 실패한 방은 마침 옥을 떨어뜨리고....중요한 순간에 굴러가는 물건을 떨어뜨리면 그 물건이 멈춘 곳에 뭔가 기다리고 있다는 클리셰에 따라 방은 죽고 만다.


괜히 은혜 갚겠다고 형편에 맞지도 않는 귀한 옥을 선물한 때문에 할아버지도 죽고 방도 죽고 임해익만 살아남았다는, 그러니까, 선물은 하고 받아야 하며 시공을 초월해 정치가와 엮여서 좋을 일 하나 없고, 이름과 전화번호 교환은 필수라는 교훈이 담긴 이야기이다. (진짜?)


시대빈의 다호는 찾아 보니 실물이 있었다. 虛扁(허액)이란 이름이 붙어 있고 밑바닥에는 源遠堂藏 大彬制라고 새겨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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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 갤러리페이크




좋아하는 음악과 만화책으로 연말을 보내고 있으니, 조용하고 사치스러운 시간이다.
새해가 오기전에 마음껏 만끽할 생각.

다관을 두 개 깨먹고 나니
녹차를 마실 만한 자그마하고 내열성 좋은 다관이 아쉽다.
당연하지만 그런 것만 골라 깨먹었다.
차 종류별로 다관을 갖춰 쓸 재력은 못 되고...성격도 안 되고.
녹차.홍차.중국차용으로 각각 마음에 드는 거 딱 한 개씩만 갖고 있으면 좋겠다.

녹차는 딱 마음에 드는 백자 다관을 인사동에서 본 적이 있다.
그게 벌써 3년 전 얘기. 올해 3월 경 갔을 때는 이미 팔리고 없었다.

중국차용으로 쓰고 싶은 건 아직 딱 이거다. 싶은 건 없었고
적당히 마음에 드는, 괜찮은 가격의 것들은 두 번쯤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로망이랄까. 이상적인 모양으로 그려오던 것이
만화책에 구체화되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게 갤러리페이크였는지,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이었는지,
키리키리정의 브라운선생인지 아니면 오센인지.
감 잡히는 만화책을 슬렁슬렁 뒤져보고 있는 중이다.
내용상 켄잔(오카다 켄잔 尾形乾山)의 작품이다...라고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논픽션이라면 실재하는 걸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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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직 못 찾았지만
모 만화책에 나온 고에츠(혼아미 고에츠 本阿彌光悅)의 찻잔.

묘사에 의하면 바닥이 무지개 빛깔로
나전칠기 같다고 했으니 어떤 색채일지 짐작만 간다.
만약 고에츠란 이름에서 카트리지 메이커 고에츠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오타쿠. *-.-*

나는 말차를 (아직은)안 마시니 이도다완에 대한 칭송을 들어도 우와- 보다는
저런 거 하나 구해서 밥그릇으로 쓰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한다. (농담아님)
물론 포스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전해지는 게 아닐 테니 실제로 본다면 또 어떨 지 모르겠지만.
이런 찻잔을 봐도 끝내준다- 라는 생각보다는 음. 손에 쥐면 이런 느낌이겠구나..하는 정도다.

그런데 이 찻잔은 정말 손에 쥐면 착 달라붙을 것 같이 생기지 않았는가?
쳐다보고 있으면 양손으로  감싸쥐고 있는 듯 손바닥에 그립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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