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10.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는 걍 아니 만나는 게 좋았을 것이다. -_-



(앵콜 바로 전에 번개샷- 물론 이러면 제지당합니다;;; 처음 해보는 짓이었음;;;)


하... 이건 뭐...
수원음악진흥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잊지 않겠다.
아니 그보다 지휘자 이름을 잊지 않겠다. -_-
관악악기 누군가는 삑삑거리고, 오케스트라는 희한하게 늘어져 축 쳐지거나 피아노의 발목을 잡고
피아노의 아고긱은 흐름을 뚝뚝 끊고... 으으으으으으....

아이팟에 오늘 레퍼토리를 안담아놨기 때문에 꾹 참고 집에 와서 리히테르 버전으로 듣고 있다.
이걸 다 들으면 아쉬케나지→소콜로프 버전을 들을 테다. 그러기 전에는 오늘 밤 잠을 못 잘 것 같다.


다 이상했지만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 
도대체 피아노가 왜 그렇게 쳤는지 이해가 안돼서 어어? 저랬나?? 싶어 집에 오자마자 악보를 보면서 들어봤다.
가장 이상했던 도입부분.


음... 역시 이상한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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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gory Sokolov,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3

갑자기 라흐마니노프 피협이 듣고 싶은데 저번에 하드정리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연주를 삭제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젠장. 내 하드에는 씨디로는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는 녹음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땐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한 울렁울렁이 머리꼭대기까지 차오른 나머지, 옥석을 가리는 작업마저도 귀찮아서 패스하고 그냥 몽땅, 모조리, 싸그리 삭제해버린 것이다.

후회해도 이미 늦은 일-_- 그럼 그냥 잊어버리고 넘어가면 될 것을, 강렬하게 원하는 게 있으면 밤잠 못 이루는 나의 성격상 샅샅이 뒤져서, 몇 시간에 걸쳐 거북이 속도로 다운받은 끝에 피협 2번과 3번의 파일을 구했다.  T_T  그러다보니 어느새 잘 시간이 되어 이어폰을 끼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 \(´ ∇`)ノ 그렇게 행복한 밤이 또 하루 지나갔다.

소콜로프가 이 연주를 만족해하지 않았다는 얘기처럼 이건 완벽한 연주는 아니다. (그래서 이 연주는 Bootleg으로만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이 연주를 처음 play시켰던 순간을 여전히 기억한다. 그땐 내가 iTunes의 존재조차 모를 때여서 윈앰프;로 파일을 재생시켜 놓고 침대에 누워 내 등에서부터 목까지 타고 오르던 소름을 하나 하나 짜릿하게 느꼈는데 그 기분이 몇 년의 세월을 건너서도 여전하다는 것, 내가 이 이상의 최고의 연주를 발견하게 된다 해도 그것과는 별개로 이 연주는 내 뇌의 한 구석에 소중하게 정리되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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