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기록 CD 두번째

늘 광화문점을 이용하다가 퇴근길 직장 근처에 있는 알라딘 지점을 이용하는 것으로 바꿨다. 그렇게 하면 퇴근경로가 살짝 바뀌지만 뭐. 접근성이 좋으니까. 대신 거추장스러워 한 번에 많은 CD를 들고 나가진 못하고. 



-엠마누엘 포이어만의 희귀레코딩

-알렉세이 류비모프의 Der Bote

-굴드와 번스타인이 함께 한 브람스 피협 1번

-하이페츠의 베토벤과 브람스 바협

-하이페츠 컬렉션 22번 쇼피스. 랄로.생상.쇼송 등

-하이페츠 컬렉션 29번 베토벤 트리오 with 루빈스타인, 포이어만

-베르디의 일트로바토레

-루빈스타인 컬렉션 2번 

-살바토레 아카르도의 파가니니 바협

-낙소스에서 나온 포이어만의 드보르작과 하이든 첼로협주곡


하이페츠와 포이어만에 빠져있을 때 사들인 게 너무 티나는 리스트 ㅋ 그래도 저 포이어만의 희귀레코딩은 정말 팬심 아니면 듣기 힘든 녹음상태이다. 지지난주인가 듣다가 잠들어버렸다. 부틀렉으로 돌던 걸 수집해 만들었나 싶을 정도. 하이페츠 컬렉션은 저 당시 폐반되던 때라 눈에 보이는대로 사들였는데, 전집의 특성상 한꺼번에 팔면 중고로 넘길 수가 있지만 이렇게 낱장으로는 팔기가 어렵다. 그래서 팔지 못한 컬렉션이 9장 정도 남았다.



이건 좀 고민했으나 처분하는 것으로. 역시 전집상태로는 처분이 가능한데 낱장으로 찍어보니 매입불가가 많더라. 



레코딩을 매우 좋아하지 않아 신비주의까지 더해진 세르주 첼리비다케의 브루크너 전집. 그래서 이 전집 나올 때 브루크너 열풍도 더해져 아주 다들 들썩들썩 난리였다. 난 그 때 산 건 아니고, 한참 나중에 샀지만. 음반 표지는 모두 일본 교토에 있는 료안지이다. 부클릿에는 일본선승(유명인일수도 있으나 나는 모름)과 차를 마시는 사진도 있다. 




교향곡 3.4.5.6.7.8.9번과 미사 F단조. 전부 료안지 사진이 맞나? 9번은 왜 아닌거 같지. 지금 알아보긴 귀찮으므로 아니면 나중에 수정. 

 



오이겐 요훔의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100주년 음반.

역시 브루크너 교향곡 4번, 5번, 6번



재즈도 약간 정리. 

-드러머 아트 블레키의 아프리칸 비트

-모 베터 블루스 OST

-팻 메쓰니의 First Circle

-팻 메쓰니의 The Road To You

-키쓰자렛의 Still LIve

-키쓰자렛의 My Song

-키쓰자렛의 Tokyo '96

-김광민 1집 지구에서 온 편지

-딜로니어스 몽크의 Thelonious Alone in San Francisco

-앙드레 프레빈 트리오의 Like Previn!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We Get Requests


팻메쓰니, 키쓰자렛은 정말 열심히 들었으니까 당연히 얽힌 추억도 많아 잠시 떠올리고 정리. 김광민은 악보까지 구해 열심히 쳤었고. 나머지도 아쉽지 않다. 아트 블레키는 어렸을 때, 재즈 한참 듣던 때 악기별로 깊이 있게 들어보고 싶어서 샀으나 그렇게까지 정직한 아프리칸 비트 음반일 줄 몰랐지 ㅎ



유일하게 사진찍는걸 깜빡했는데 국악과 가요도 정리 ㅋ

-박동진의 흥보가 1

-박동진의 흥보가2

-정대석의 거문고 독주 '가즌회상'

-유희열 토이 2집

-이규호 1집 Alterego

-윤종신 5집 愚

-이소라 2집 영화에서처럼



흥보가는 국악 한참 좋아하던 때에 5대 판소리 완청해보려고 흥보가부터 야심차게 시작해보았으나 벽을 도저히 넘지 못함 ㅋㅋㅋㅋ 원래 사람 목소리 잘 안 듣는 취향에 일단 대본을 보지 않으면 뭔소린지도 잘 모르겠고, 영 흥미가 생기지 않아서 흥보가로 끝. 한... 두 번 들었나? 흥보가만 권1, 권2로 나눠져있고 총 CD 다섯장이다 ㅋ. 정대석은 거문고에서는 손꼽히는 연주자고 가야금, 거문고를 좋아해서 산조, 정악 가리지 않고 듣는데 가즌회상은 의외로 좀 취향이 아니었다. 가요는 워낙에 비중도 적었고, 그나마도 예전에 정리를 많이 하기도 했고, 남은 것 중엔 매입불가 ㅋㅋ가 많아 일단 이거 네 개만 정리했는데 정리하는 김에 한 번 쭉 들어보았다.


우왓! 확실히 이 쪽은 트렌드가 빨리 변하다보니 90년대 음악은 이미 너무 촌스러워져서;;;; 

도저히 못듣겠더라;;;;;;;;;;;;; (였지만 괴로워하며 일단 한 번씩은 끝까지 들음)




모차르트 정리.  

-레퀴엠. 뵘

-피가로의 결혼, 에리히 클라이버

-폴리니와 뵘의 모피협 19번과 23번

-미켈란젤리의 모피협 13번과 23번

-페라이어와 루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2피아노 4핸즈 

-페라이어와 루푸의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2피아노 4핸즈



사실 K.608과 K.501은 같은 녹음. 당시에도 호갱이 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 샀던 것으로 기억. 이 정도 하고 나니 이제 듬성듬성 빈 칸이 생겼다. 리핑하면서, 출퇴근하면서 이것저것 계속 듣게 되는 것도 또 하나의 수확. 그리고 원래 정리하면 정리할수록 더 정리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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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와 마법종이 필요하다.

 

 

 

 

 

해마다 충성도들은 높았지만 올해 고객들은 유난히 열정적이어서, 지난주에 한번 디아나 담라우Diana Damrau버전을 보여주고 이번주에 다른 버전을 보여주었더니 이 맛이 아니라며 ㅋ, 아 이건 모자라다며 아쉬워하길래 다시 디아나 버전을 보여주었더니 역시 이 맛이라며, 이거라며 열광하는 통에 내가 다 듣고 싶어졌다.

 

취향은 달라도 레벨은 공통인가.

 

 

 

 

언젠가부터 음악을 통듣지 않았는데, 이유를 간단히 말하자면 뭐 다른 게 있겠나. 거의 모든 게 그렇듯이 우선순위가 밀린 것 뿐이다. 첫번째 원인은 당연히 워낙 들을 게 많아서다. 매일 쏟아지는 팟캐스트들도 다 소화해내기 버겁다. 게다가 나는 가요나 이지리스닝이 아니면 배경으로 밀어놓지도 못한다. 제법 집중해서 듣는 편이기 때문에 놓치면 놓친 부분부터 다시 듣는다. 두번째 원인은 에너지가 딸려서다. 출퇴근 시간같이 잠이 부족하고 휴식이 필요할 때는 단위가 짧고 집중력 필요없는 가요가 마음 편하다. 가사도 귀에 들리지 않고, 음악에 푹 빠질 이유도 없다. 그냥 당떨어졌을때 먹는 작은 캔디처럼 멍- 하게 뇌를 매우 약간, 예열해 놓는 거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늘 그렇듯이 바흐부터 쭉 눈으로 훑다가 몇 줄 내려갔다. 바흐부터 듣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오늘은 매직플룻이다. 서랍속에 쳐박혀있던 씨디플레이어를 꺼냈는데 씨디가 한없이 돈다. 마치 지금의 시국처럼 도무지 읽어내지 않고 내내 쳐돌리기만 한다. 아.... 아끼면 똥된다. 별로 아끼지도 않았지만. 렌즈가 맛이 간 모양이다. 하긴, 요즘같은 시대에 무슨 씨디플레이어냐. 별 수 없이 또 리핑을 한다.

 

 

 

 

다른 곡들은 아무리 못해도 두 개 이상의 버전으로 씨디를 갖고 있는데 마술피리도, 돈 지오반니도, 피가로의 결혼도 딱 하나씩만 갖고 있다. 이게 결정반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듯. 묘하게도 더 이상 갖고 싶은 욕심도 안난다. 오페라에 워낙 관심이 없어서일수도. 왜 다시 음악이 들리는지는 모르겠다. 여유가 생긴건가, 힐링이 필요한건가. 아무튼 좋다. 마술피리는 다시 생각해도 스토리는 이게 뭔가 싶게 엉망진창이지만, 음악만큼은 아름답다.

 

새로 산 이어폰이 얼른 손에 들어왔으면 좋겠다. 더 선명하고 짜릿한 소리로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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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에서 491로, 그리고 아마도 며칠 후엔 310으로.

 

아름다웠던 소녀는 세포경화증을 앓고 꼽추가 되어버렸다. 한창 아름다운 20대에.  원래도 유난하게 아름다웠던,  천재적인 재능을 가져 다른 사람의 눈길을 한 몸에 받았던 그녀가. 클라라 하스킬-하면 늘 따라다니는 이야기다.

 
나한테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하면 그냥 이 음반이 먼저다. 맑으면서 가볍지 않고, 깊으면서 둔하지 않다. 노년의 클라라는 마녀처럼 보인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연이은 질병과 고독과 2차 대전을 겪으면서도 피아니스트로 살았고, 모짜르트 스페셜리스트였다. 멋지지 않은가. 나는 아름다운 소녀로 죽어 찬란한 가능성만을 남기지 않고 살아남아 연주자로 기억되는 그녀가 훨씬 멋지다.

며칠동안 K.488과 K.491이 너무 듣고 싶어서 끙끙대다가 씨디를 왕창 학교에 들고 가 아이튠즈를 다운받고 씨디를 변환해 옮기고, USB에 파일을 담아와 집에서 동기화를 하는 삽질을 했다. 집에 있는 컴퓨터는 씨디롬이 맛이 갔기 때문에 --_-- 잡스의 노예들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 ㅋ

그리고 이제서야 K.491을 듣고 있다. 모짜르트 피협의 백미라고 하는 K.488보다 K.491을 조금 더 좋아한다. 그 이유는 뭐.. 구구절절 말할 필요도 없이 모짜르트를 왜 좋아하느냐. 라고 묻는다면 좋아하는 사람들 입에서 뻔하게 나올법한 이야기들이다.

몇 년 전에 두 곡 중 한 곡을 들으며 눈물을 뚝뚝 흘린 적이 있다. 그때도 도서관이었고, 행여나 다른 사람들이 알아챌까봐 고개를 숙이고 입을 꾹 다문채 닭똥ㅋ같은 눈물만 문제집 위로 떨어뜨렸었다. 혹시나 지금 들으면 또 울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했으나 그런 일은 없구나. ㅋ 그렇게 울어놓고서도 둘 중에서 뭐였는지, 488이었는지 491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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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예매한 공연스케줄


[예매한 공연]

01월 29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부천필 슈만&브람스 페스티벌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77/슈만 교향곡 2번

02월 26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부천필 슈만&브람스 페스티벌
슈만 가곡 미르테의 꽃/슈만 가곡 시인의 사랑/브람스 교향곡 1번

03월 11일 목요일 20:00 예술의 전당
The Great 3B Series 수원시향&김선욱
베토벤 협주곡 1번/베토벤 교향곡 1번/베토벤 교향곡 8번

04월 13일 화요일 20:00 예술의 전당
교향악축제 대전시향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말러 교향곡 5번

07월 21일 수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임헌정 지휘, 주희성 피아노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텔 서곡/슈만 피아노 협주곡/브람스 교향곡 3번

09월 16일 목요일 20:00 예술의 전당
서울시향 명협주곡 시리즈
미코 프랑크 지휘. 김선욱 협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10월 01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임헌정 지휘, 한동일 피아노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슈만 교향곡 4번

11월 03일 수요일 20:00 예술의 전당
서울시향 말러시리즈
정명훈 지휘. 라두 루푸 협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말러 교향곡 1번 "거인"

11월 26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임헌정 지휘
브람스 교향곡 4번/브람스 애도의 노래/브람스 운명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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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03. 서울시향 마스터피스 시리즈 IV








바로 이 K.314를 들으러 갔다. 브루크너 8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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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05. 서울시향 마스터피스 시리즈 III



열나게 걷고 뛰고
걷고 뛰고...

세종문화회관 2층에 도착한 시각이
연주회 2분전.

티케팅 하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고 코트 벗어 무릎위에 얹자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아아.... _

가슴이 뛰는 것이
연주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아니면
뛰어 들어와 헐떡거리는 건지 모를
흥분 속에서 첫 곡이 시작되었다.



보로딘, 폴로베츠인의 춤
Alexander Borodin: Prince Igor <Polovtsian Dances>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 C단조
Wolfgang Amadeus Mozart,
Piano Concerto no.24 in C minor K.491

[Intermission]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Igor Stravinsky, The Rite of Spring
(Le Sacre du Printemps)





폴로베츠인의 춤은 좋았다. 박력이 조금 부족하달까 경직되어 있달까...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실연으로 듣는 것이 더 좋은 곡이라고 생각.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음... 난 모차르트 협주곡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23번보다 24번을 쪼끔 더 좋아한다. 좋아하는 만큼 실망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해 기대치를 낮추자. 낮추고 듣자..라고 예비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연주가 마음에 안 드니까 연주자의 우아한, 마치 발레동작과도 같은 그 왼팔의 포물선 퍼포먼스가 어찌나 눈에 거슬리던지--_-- 그런거 안 해도 좋은 연주를 할 때의 피아니스트는 섹시하고 아름답다.

한 음도 놓치지 않으리라 두 손을 모으고 땡겨앉았던 내 몸은 슬슬 등받이와 가까워지고... 어느새 내 옆자리의 남자는 졸고 있었다. 무릎 위에 손을 얹은 채 워낙 부동자세로 꿈쩍도 안 하길래 속으로 오- 이 사람 대단한데???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자다가 움찔- 하고 놀라서 내가 더 놀랬다 이 사람아;;;;

인터미션 중에 가만히 앉아서 실망한 마음을 추스리고,,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시작되었다. 마침 밖은 봄비가 내린다. 그리고 시기는 3월 초. 정말 멋진 레퍼토리 선정이라고 생각하며 두근두근

상상하게 되는 좋은 연주였으며 듣다 보니 혼자만의 4차원으로 빠져서 나중엔 피식피식 웃었다-_-; 단원들은 정말 열심히 연주해주었고, 끝나자마자 1초 후 오른쪽 뒤에서 브라보! 하는 정말 멋들어진 탄성이 들렸다. 엄머. 어쩌면 저렇게 드라마틱한 순간을 포착해서 적절한 톤과 크기로 브라보를 외칠 수 있지-하며 감탄. (희한한 데에서 매료) 박수는 계속 되고 지휘자가 몇 번 왔다갔다 할 동안 사람들은 하나 둘 일어났다. 나는 팔이 아프도록 박수를 치긴 했지만 기립은 하지 않았다. 그거 뭐 아깝다고 이렇게 아끼고 있는지... 쩝-

언젠가는 연주가 끝나고 딱 1초 후, 나도 모르게 브라보! 라고 외치며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게 되는 연주회를 만나고 싶다.



뿌듯한 마음으로 혼자 걸어오는 촉촉한 길,
광화문 교보빌딩에는 이런 하이쿠(로 추정)가 적혀 있었다.


웃게나
부엉이여,
이것은 봄비가 아닌가.





끝부분이 잘려 아쉬운 오자와 선생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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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나도 녹차는 다른 음료랑은 다르게 뭔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녹차 그 자체가 뭐 그렇게 대단하고 특별한 힘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우리가 녹차를 마실 때 갖는 예의와 문화, 무엇보다 내가 녹차를 접하면서 함께 세트로 딸려들어온 녹차를 마시는 방법, 경험적으로 반복 학습된 분위기-이런 것들 때문이겠지. 가라앉은 듯한 공기와 조용한 순간. 다른 것보다 녹차의 향, 빛깔, 맛을 음미하는 데 집중하는 것.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며칠 전 본 다큐멘터리에서 녹차전문가가 녹차 한 잔에는 우주가 들어있고 삼라만상의 어쩌구이니 마실 때는 뭐 어쩌구저쩌구...해야 한다고 외국인에게 강요하는데...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_-;


우치다 미츠코 여사께서 피아노 소나타 8 번 K.310 A minor에 대해 이야기하고 계심. 정말 모차르트의 깊은 슬픔과 절망, 회한, 아쉬움, 그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 제스쳐에 무게를 담아 이야기하는데... 그건 또 희한하게 와닿더란 말이지. 그건 여사의 말에 진실성이 담겨 있기도 했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이 그런 것을 전혀 노골적으로 자랑하지 않는, 그렇다고 그걸 꽁꽁 숨기고 묻어 트라우마로 만들기보다는 그냥 그건 그것대로 긍정하고 지나가는 의연함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뒤늦은 새해 다짐. 즐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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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deus, 1984

중학교 2학년때 음악실에서 처음 봤던 영화 아마데우스. 2학년 애들은 반별로 일주일을 돌아가며 아하하하하하하하- 웃고 다녔다. -_) '비너스의 젖꼭지' 얘기와 함께. "그거 백설기 아냐?"

다들 어렸지. 살리에리의 절망을 뼛속깊이 공감하기엔. 경박한 웃음소리와 선정적인 이름의 하얀 과자가 감각에 더 먼저 박힐 만큼.


근데 자기 앞을 늘 앞질러 가는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거, 그거 무지하게 복받은 거 아냐? 정수리가 확- 열리는 거 같은, 정말 신이 강림한 듯한 작품을 앞에 빵빵 내어놓아 미칠듯이 질투나고 너무 괴로워도 그런 경험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 모차르트를 연주하는 좋은 공연도 귀한데, 모차르트가 연주하는 모차르트를 볼 수 있다니.

음..... 쓰고 보니 살리에리씨 더 비참하게 만들어버렸네. -.-



중국에도 못지 않은 불쌍남이 있었으니 주유. 그는 적벽대전에서 울부짖는다. (맞나?) '신이시여, 주유를 내셨으면 그만이지 제갈량은 왜 내셨나이까.' 영화에서는 양조위가 주유역을 맡는단다.  아니 근데 주유포쓰가 그렇게 강해서야 공명은 누가하나?? →금성무란다.

하여간 지구별에 먼저 살다간 아저씨들. 나는 당신들이 그래도 참 행운아들이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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