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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건도 백년이 넘으면 마음을 갖고, 사람을 현혹한다. 우유당몽돌 2007.01.02

물건도 백년이 넘으면 마음을 갖고, 사람을 현혹한다. 우유당몽돌




살아남아 오래된 물건에는 비싼 값과는 별개로 묘한 매력이 있다. 과거에 만들고 썼을,
이제는 없는 누군가와 현재의 내가 마치 하나의 접점으로 연결된 기분.
잘- 만들어진 물건이 시간에 버텨내온 힘.이라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신라시대 토기라든가 고려시대 청자라든가 식으로 '시대' 단위로 넘어가면 인간이 만들었음에도
막상 길어야 100년 남짓 사는 인간과는 포쓰의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역시 물건에 뭔가 깃든다면, 혼보다는 집착이 더 많지 않을까.


원제가 우유당몽돌인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은
우유당이라는 골동품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므로 골동품점답게 다기들도 많이 등장한다.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벼루 이야기, 그리고 두 번째가 이것이다.

일본 미술에 대한 연구를 하는 한 영국인 교수가 어느 날 벼룩 시장에서
귀여운 티팟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고는 중국제 차후(다호)를 하나 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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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문양이 그려진 이 작은 차후에 우유당 손자 렌을 위한 차를 대접해야겠는데
홍차가 똑 떨어진 마당에 수입산 홍차는 비싸서 못 구하고 마침 있는 일본산 홍차라도 내야겠다 생각한다.
맛이 떨어지는 건 우유와 설탕으로 대충 감추면 되고; →이런 대충 자세. 아주 바람직하다. -_)



차를 넣고, 역시 향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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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없다. 그냥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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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본인의 컨디션을 의심하며 한 번 더 시도해 보자, 다시 이 동자가 나타나서는
이 찻잎이 아냐.
찻잎은 우이샹 찻잎이 좋아.
물은 두 번 끓이면 안돼.
설탕 안 돼.
우유 안 돼.
차 향기랑 맛을 즐겨.
다음은 더 좋은 차를..


앙증맞은 잔소리를 하고는 스르륵- 사라진다.

렌을 불러놓고도 교수가 계속 맛 없는 차잎을 넣자 차후의 정령?은 버럭 승질을 내며 엎어버리고 사라진다.
아마도 우이샹 찻잎이라는 건 무이산을 말하는 것 같다.
이러쿵저러쿵 해서 맛있는 차를 넣게 되었을 때의 모습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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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비례가 매우 이상하므로 사람 부분은 오래 쳐다보지 말도록 한다.



가끔 물을 넣어두고 멍-하니 있다가 탕약;을 마시는 때가 있는데.
아니 그럴 땐 저렇게 귀여운 동자가 나타나 뒤통수를 한 대 치며
뭐하는거야
시간넘었어
찻잎은 그만큼만
물은 더 뜨겁게
다음엔 더 좋은 차를-
하고 알려준다면.....


부셔버릴지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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