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ge Pekoe'에 해당되는 글 41건

  1. Compagnie Coloniale. Thé de Noël 2007.04.29
  2. 공존 2007.03.22
  3. Mariage Frères. Marco Polo 1 2007.03.10
  4. LUPICIA. 5223. Sakuranbo 2007.03.08
  5. Stash. mango passionfruit 2007.01.25
  6. LUPICIA. 5523. Marron Chocolat 2007.01.12
  7. LAWLEYS. Lump Light 2007.01.07
  8. 칭샹다관. 갤러리페이크 2007.01.05

Compagnie Coloniale. Thé de Noël


 


꼼빠니 꼴로니얼의 떼 드 노엘. 꼼빠니 꼴로니얼은 프랑스 브랜드로 쇼핑몰사이트를 잘 찾아보면 몇 종류 구할 수 있는 듯. 받은 차들 중에 가장 궁금했고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차인데 생각보다 괜찮다.

검고 광택이 도는 홍차 잎에 진홍색의 정체 모를 꽃잎이 섞여 있다. 이런 류의 차를 한 번 우려내고 난 후 라벤더꽃차처럼 색이 사-악 빠져있는 걸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너무도 쉽게 물에 녹아나오는 꽃의 색소에 대한 허무와 마치 꽃의 정수를 빼앗아 버린 듯한 느낌이랄까. 하여간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니 꽃잎이 블렌딩된 차를 마시고 난 후엔 되도록이면 안 들여다봐야지.

상쾌하고 새콤한, 청량과자를 떠올리게 하는 향이지만 나쁘지 않다.  맛? 맛과 향을 분리해 느낀다는 건 어려운 일. 입에 머금고 맛을 느껴보려고 하는 사이 향은 위로 타고 넘어와 다시 후각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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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21세기에.
이렇게 발전(?)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등가교환도 아니고, 화폐매개도 아닌,
홍차가 지불수단으로 통용되는 곳이 있다는 게 놀랍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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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류의 취미든지 두 가지 공통점은 갖고 있는데 (더 있어도 나는 모른다)
하이엔드로 가면 결국 돈질이라는 것과.
어느 정도 단계까지는 공유와 상호교환이 가능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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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ge Frères. Marco Polo



이것도 역시 시음티로 받은 것 중 하나.
마리아쥬 프레르는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브랜드인데
국내에선 구하기가 어렵거나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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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의 첫 화면. 마리아쥬의 로고가 멋지다. (있어보인다)

마리아쥬의 틴들은 대개 검은 바탕에 저 로고가 들어가 있고,
티백은 거즈로 되어 있다.
요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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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머 누르는 걸 깜빡 잊어 4분쯤 우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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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이 굉장히 진하다.
녹차는 떫은 맛이 나지 않도록 약간 가볍게 마시는 편이지만.
홍차는 살짝 진한 게 좋아 아주 만족  : )

색 만큼 맛도 진하고 응축된 느낌인데, 이걸 다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캐러멜과 바닐라같이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근데 그게 가볍지는 않고 묵직하게 달콤한 향이 난다.
베이스는 기문에 중국과 티벳의 꽃과 과일을 블렌딩했다는데
다들 이 차에 대해서 뭐 많이 아는 거 같지는 않고.
하여간 차를 다 마시고 난 후 입 안에 감도는 끝맛까지도.
익숙한 듯 하면서, 뭐라고 해야할 지 잘 모르겠는. 복잡다단한 향과 맛이다.

그래도 간단하게 말하자면 맛있다!!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한 통 구해야겠다.

이렇게 차에 대해 뭘 써 볼라고 하다가도. 새삼스럽게 말이 짧다는 걸 느낄 때는
이 사람이 떠오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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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때마다 웃기지만 또 웃을 수 만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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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ICIA. 5223. Sakuran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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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받은 시음티.


거의 모든 차를 꼼꼼하게 이중, 삼중 포장해 보내 주었지만(고맙게도!)
이 사쿠란보만큼은 이렇게 싸놓아도 다른 모든 차를 이길 만큼 향이 강하다.
문득, 사쿠란보사쿠란보 베르(버트)의 차이가 뭐였지? 하고 루피시아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더니
차이는 잘 모르겠고, 히엑~ 같은 양에 가격 차이가 좀 쎄다.
내가 갖고 있는 베르가 2.5배 비싸다. 음핫핫핫-s(-_-)z 

근데 왜?????  --_--
홍차베이스와 녹차베이스의 차이였나?
응. 그래그래 맞다.
이번에 차 나눌 때 얼핏 본 기억으로 베르는 센차베이스였던 것 같다.
그래서 vert군. (당연하잖아-_-)

그렇다면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쿠란보가 더 마음에 들 지도 모르겠다.
그때도, 마시면서 '역시 녹차만큼은 그냥 덖은 차가 제일 좋아.' 했던 기억이 스물스물 나네.
하지만 꼴랑 한 번 마시고 감상 굳히기! 하는 건 무리가 있으니 뜯을 때까지 미뤄 놓기로 하자.
예전에 루피시아에서 시음했을 때는 아우... 둘 다 내 취향 아니야- -_- 했었는데
이젠 향차에도 어느 정도 적응을 했나. 음, 향도 상큼하고 맛도 괜찮군.
여름에 냉침해서 먹어도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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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sh. mango passionfruit




망고- 열풍이 불 땐 정말 대단한 과일인 줄 알았지.
패션프룻-음.. 버블바쓰로 향만 맡아 봤고.


Ingredients.

Rosehips, orange peel, safflower,
hibiscus, lemongrass, citric acid, licorice powder,
natural mango and natural passionfruit flavors.




두 번째 맛보는 스태쉬. 으...여기도 히비스커스냐. 그냥 히비스커스는 히비스커스려니..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게 부용이란다. 꽃을 말려 넣은 거겠지? 부드럽게 생긴 주제에 시큼하구나. licorice는 감초. safflower는 잇꽃. 잇꽃이 뭔가 찾아 봤더니 다른 말로 홍화인 모양이다. 어이쿠. 히비스커스에 로즈힙에 홍화라. 신 맛의 향연이로다. 그런데도 신 맛이 오히려 저번의 애플시나몬보다 약한 것은 역시 망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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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ICIA. 5523. Marron Chocolat





여러 가지 생각이 많지만 글로 풀고싶진 않고...
갑자기 밀크티를 마시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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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로 마셨을 땐 별로였던 마론쇼콜라 당첨.

머그컵 반 컵 분량의 물을 끓인다.
팔팔 끓을때 티캐디스푼으로 한 스푼 넣고 3분 끓인다.
3분 후 우유를 약 50ml붓고 표면이 끓어오를 때 쯤 불을 끈 후 스트레이너로 거른다.
꿀도 한 티스푼 정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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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컬릿의 향에 율피의 씁쓸함이 끝맛으로 남는다.
어른의 맛이다.

Life still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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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LEYS. Lump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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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어느 경로로 접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사전 정보가 없을 때는 외모에서 느끼는 첫 인상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하게 되듯 차도 맛을 보기 전에 일단 canister부터 접하게 되는데 "우리 차는 이런 느낌으로 마셔주세요-" 권유라도 하는 것처럼 브랜드마다 차마다 각각의 디자인 특징이 있다.
로레이즈, 로리즈. 어느 것이 맞는 발음인지 모르겠는 이 브랜드는 거의 도기 재질의 캐디에 담겨 있다. 개중에는 일러스트가 참 예쁜 것들이 많아 수집가들이 군침을 흘릴만도 한데 의외로 인기는 많지 않은 브랜드.

Lump Light라고 이름 붙은 이 차는 그저 인도산 홍차엽이라고만 되어있을 뿐 홈페이지를 봐도 정확히 무엇인진 알 수 없었지만 차의 맛은 딱 캐디의 느낌 그대로인 개성이 강하지 않은, 차분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보통 3분을 우리는 내 기준에서 이 차는 4분이 딱 입맛에 맞는다.

내가 느끼게 될 거라 예상한 홍차의 이미지는 이런 거였다. 우아한 곡선의 자기 셋트, 데운 우유 혹은 레몬 조각. 린넨과 레이스. 잘 다듬어진 정원에서의 점심시간 같은 이미지. 그러니까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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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구입한 홍차잔이  노리다케의 큐티로즈였던 것도 그런 이미지의 작용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막상 이건 일 년에 두 번 꺼낼까 말까 -실제로 즐기게 되면서 얻은 정서적 경험은 오히려 이런 것과 너무 달라서 판단을 잠시 미뤄뒀던 내 상상과 일치했다. 마치 첫 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으나 사람을 겪으면서 '역시 첫 인상이 맞았군' 하는 것처럼.

바로 그건 술이다 술. 나에게 홍차란 위스키같은 것. 오후의 우아한 휴식이 아니라 한밤중의 엔진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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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샹다관. 갤러리페이크




칭샹(淸香)다관이라 이름붙은 21권 첫 에피소드의 마지막은 이렇다.

어렴풋이 풍기는 차의 향기에 마음이 취하는 것이 칭샹의 경지!
군자의 평안은 칭샹에 숨어 있어.

편안하고 차향 그윽한 내용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80년대 전반, 타이완은 국민당의 독재시절. 민주화운동중이던 임효방은 상처를 입고 관헌의 추격을 피해 도망가다가 굴러 떨어져 차따는 아이-방에게 발견되고, 방의 할아버지는 이름도 이유도 묻지 않고 치료와 도움을 베푼다. 우리나라 80년대에도 이런 얘기 많을꺼다.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벌써 다 까먹은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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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방은 답례로, 또 표식으로 지니고 있던 옥을 할아버지에게 주지만 좋은 마음으로 준 선물이 때론 화를 불러오기도 하는 법. 소작인 주제에 이런 옥을 갖고 있다며 빼앗으려던 동네 양아치에게 할아버지는 맞아 죽고 이에 분개한 방은 양아치를 찌르는데 공교롭게도 흉기가 옥을 관통한다. 이후, 방은 늘 옥을 관통하는 방법을 쓰는 살인청부업자가 되고 임효방은 다예로 흐름을 바꿔보려는 정치가의 뜻을 품고 육익을 빗대어 임해익으로 이름을 바꾼다.


총통선거를 앞두고 방에게 들어온 제거 대상은 당연히 임해익. 임해익은 술도 여자도 가까이 하지 않고 오로지 갖고 있는 취미는 茶뿐이라 방은 기코시사(宜興紫砂 의흥자사)의 차후(다호)를 구해 그것으로 임해익에게 접근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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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의흥자사 작품 중에서도 3대명인으로 꼽히는 시대빈(時大彬)의 작품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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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의 도움으로 임해익을 만나 그의 다원에 들어간 순간 차밭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방은 갑자기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떠오른다. 방은 준비해 온 차를 정성스럽게 우려내어 임해익에게 건너고, 그는 차향을 맡는 임해익의 모습에서 할아버지가 겹쳐 보이는 환상같은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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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을 꺼내 임무를 완성하려는 순간 임해익은 옥을 알아보고, 방은 또다시 할아버지가 떠올라 멈칫 하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후지타가 임해익을 보호한다. 임무에 실패한 방은 마침 옥을 떨어뜨리고....중요한 순간에 굴러가는 물건을 떨어뜨리면 그 물건이 멈춘 곳에 뭔가 기다리고 있다는 클리셰에 따라 방은 죽고 만다.


괜히 은혜 갚겠다고 형편에 맞지도 않는 귀한 옥을 선물한 때문에 할아버지도 죽고 방도 죽고 임해익만 살아남았다는, 그러니까, 선물은 하고 받아야 하며 시공을 초월해 정치가와 엮여서 좋을 일 하나 없고, 이름과 전화번호 교환은 필수라는 교훈이 담긴 이야기이다. (진짜?)


시대빈의 다호는 찾아 보니 실물이 있었다. 虛扁(허액)이란 이름이 붙어 있고 밑바닥에는 源遠堂藏 大彬制라고 새겨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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