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menade'에 해당되는 글 39건

  1. 140914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2015.02.20
  2. 090814 경복궁 2015.02.20
  3. 100820 용산국립중앙박물관 2 2014.01.31
  4. 081017 조계사 3 2012.08.11
  5. 081017 길상사 2012.08.11
  6. 가길 잘했어, 보길 잘했어 2011.02.24
  7. 흥- 2010.11.13
  8. 100423 헤이리, 카메라타 Camerata 2 2010.07.14

140914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지난 가을 재연이와 갔던 곳.

올해 계획하는 여행을 좀 볼까 해서 예전부터 가자가자 하고는 이때서야 갔다.

 

 

그렇게 크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가니 진짜 안 크다.

 

 

그래도 뭐 여행서적 전문 도서관이니 이 정도로도 있을 건 다 있긴 하다.

 

 

좁은 공간을 나름 섹션별로 잘 나누고 천장과 벽에 변화를 줘서 좁지 않게 잘 트여놨다.

 

 

그런데 앉아서 읽기에는 충분한 공간이 없어서

인원 제한도 있고, 그럴때는 1층 까페에서 번호표 받고 기다려야 한다.

아. 입장하려면 신분증도 있어야 한다.

신분증을 맡기고 목걸이를 받아서 들어간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트래블 라이브러리와 디자인라이브러리 두 곳이 있는데

트래블은 압구정에, 디자인은 가회동에 있다.

 

 

 

 

 

 

 

 트래블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여기는 일층 까페.

 

 

입구 벽면은 참... 떠나고 싶게 해놨다.

일정 시간마다 촤르르륵~~~!!! 하면서 정말 바뀐다.

 

 

 

책을 보니 여행하고 싶어서 막 적고 계획짜고 그랬는데 ㅠㅠ

올해는 갈 수 있으려나. ㅠㅠ

물론 난 가난하지만,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바쁘긴 하지만,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여행 가기가 참 쉽지가 않구나 ㅠㅠ

 

 

 

 

,

090814 경복궁

여유가 생겨 사진정리를 하다보니, 새삼 느끼지만 역시 여름이 제맛. 사진을 보면서 아.. 좋았네. 하다보면 늘 여름이다. 아니 어쩌면 그건 겨울엔 손이 시려서 사진을 찍을라다가도 귀찮아. 싶어서 그럴수도 있겠고 올 겨울 유난히 추위를 타서 겨울이 지겨운 나머지 여름에 대한 동경이 거세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진만 보고 얘기를 해도 기본적으로 광량이 많으니 여름사진은 화사하고 쨍하고 빛난다. 그리고 머리속에서 기억은 대개 다소 미화된다.

 

처음엔 이게 어디지 했으나 계속 보다보니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에 다녀왔던 것 같다.

 

 

 

향로인가? 위트있는 디자인. 무서운 척하지만 귀엽다. 눈도 코도 입도. 다리도 꼬리도 하나같이 귀엽구나.

 

 

 

멋지다. 사실 이 정도의 도자기를 쓸 일이 현대에 대체 무엇이 있겠나. 장 담글것도 아니고 ㅋ 장식을 위한 장식품에 그다지 끌리는 일이 없다보니 큰 도자기 사진을 찍는 일은 거의 없는데 찍힌 것을 보니 실물로 본 형태가 꽤나 멋졌던 것이겠지. 용의 발톱이 다섯개니 왕이 쓰던 것이구나.

 

 

이건 창덕궁 선정전 추녀 끝에 끼웠던 토수이다. 토수는 용머리 모양을 하거나 귀신 머리 모양을 한 장식 기와를 말하는데 궁이니 귀면보다는 용두였겠지. 선정전은 궁궐 전각 중 유일하게 남은 청기와 건물이다.  깔맞춤으로 푸른 토수를 사방에 끼웠나보다.

 

 

귀엽지 않은가. 정말 자세하게 그려 당시의 예를 알 수 있기도 하지만 그냥 그림 그 자체로도 좋다. 장자끄 쌍뻬 같은 일러스트레이터 부럽지 않은 도화원 화서들의 일러스트라고 생각한다.

 

 

왕세자 입학도 중의 일부이다. 원본은 아니고, 설명도판을 찍은 것. 효명세자가 성균관에 입학하여 명륜당에서 소학을 배우는 장면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표정 하나하나가 미묘하게 다른데 보는 재미가 있다.

 

 

조선시대에는 잔치를 베푼 뒤에 그 과정과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하고 기록한 의궤를 편찬했다. 정조 시기를 전후로 하여 손으로 쓰던 의궤를 활자로 인쇄하게 되었다.  주요 장면과 물품등을 간략하게 그림으로 그려 목판에 새겨 찍었고, 한눈에 보기 쉽게 편집했다. 이것은 메뉴였던 듯. 단정하면서도 통통한 궁체의 아름다움.

 

 

휴대용 벼루. 도자기나 비취 옥, 수정, 금 은 등으로도 만들었다.

 

 

정조의 개인용 인장이다. 한참 전각에 빠져있을 때라 전각 사진만 엄청 찍었다. 극(極)은 임금을 뜻하는 것. 하늘의 중심 별자리 북극성을 뜻하기도 하고, 임금이 최고의 극점에서 만물을 탕탕평평하게 골고루 다스린다는 이념을 표현한 것이다. 왕권강화와 탕평의 이념 모두를 담고 있는 셈이다. 왕의 것이니 당연하지만 아름답다.

 

 

 

방형인장도 단정하고 아름답지만 기다란 타원형 도장도 아름답다. 답답하지 않게 숨구멍을 튼 것이 보인다.

 

 

밖에 나와보니 이런 것을 하고 있었다. 뭐였더라. 수문장교대식이었나.

 

 

 

근정전. 햇빛을 받아 더 하얗게 보이는 조정의 박석들. 눈이 부시지 않도록 난반사를 일으키게 일부러 반듯하지 않게 깔았다.

 

궁은 참 묘하다. 한때는 누군가 살았던 남들의 집. 집이란 사람이 직접 살면서 다듬고 고치고 계속 변화하는 것이 맛인데 궁은 껍데기만 남아있다. 그럼에도 당대 최고의 기술과 예술이 모두 모여있는 곳이다 보니 아름답긴 하다. 그러니 어딘가 공허한 아름다움이다.

 

 

 

,

100820 용산국립중앙박물관

나는 스트레스가 쌓여 아..이러다 돌아버리겠구나 싶을 때는 자정작용에 들어간다. 때로 그건 과식이기도 하고, 어쩔때는 독서나 음악이기도 하고 혹은 산책일 때도 있다. 뭔가 일대일대응의 매커니즘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정확하게 어떤 경우에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고 그때그때 이거다-싶은 대로 움직인다. 평소에 나름 자제하고 정리된 삶을 사는데 에너지를 쏟고 있으므로 그 정도의 방종이나 일탈은 정신건강에 좋다고 믿는다.

 

파일들을 정리하다가 2010년 8월에도 혼자 중앙박물관을 돌아다닌 사진을 발견했다. 한참 보고 있자니 이 날이 생각난다. 왜 갔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왜 난 이 날 이 곳에 갔을까?

 

 

 

계단을 올라가면 탁 트인 전경이 보인다. 그래서 이 계단을 올라갈 때는 정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등산객의 심정으로 오르게 된다. 그림이 그려진 저 계단은 늘 올라가지 않다가 혼자 온 김에 저기도 가보자 싶어 올라갔었으나 보이는 뷰가 철거 후의 애매하게 남은, 그러니까 도시재계획에 실패한 용산을 보여주는 터라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심정은 그랬다. 아니 대체 이렇게 방치할거면 왜 그 난리를 쳐가면서 한 거야?

 

 

박물관 안은 시원하고 쾌적했고, 어린 휴먼들도 가방메고 아장아장

 

 

달밤의 매화 라는 제목의 그림. 저 때를 벗겨내고 나면 어떤 모습의 그림이었을까.

 

 

이 날은 서예실에 들어가서 실컷 구경을 했었는데 족자고 액자고 간에 글자 많이 써있는 작품들을 뛰어넘어 이 다섯글자 몽유도원도 글씨는 참 조형적으로 아름답다. 그러면서도 글자 한 자 한 자 어쩌면 저렇게 뜻과 일치하는 모양을 하고 있을까. 기가 막히는구나.

 

 

작게 보이는 사람들이 장자끄상뻬의 그림같았던 모습. 이 날은 좀 작정하고 사진을 찍어서 여기서 찍고 반대편으로도 가서 또 한 컷 찍었다. 꽤 자주 가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눈으로만 보고 딱히 사진을 찍은 적은 없어서 이 날은 꼭 사진을 찍겠다고 출발 전부터 마음을 먹었었다.

 

 

어디를 찍어도 사진은 그림이 된다. 8월이라 녹색이 푸르다.

 

 

슬렁슬렁 조용하고 한적한 시간대에 그곳을 느긋하게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에 다다르는 곳은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이 있는 곳이다. 가끔은 78호가 나와있을 때도 있고 가끔은 83호가 나와있을때도 있는데 누가 나와있어도 괜찮다. 78호보다는 83호를 조금 더 좋아하긴 하는데 등판은 78호가 자주 하는것 같다.

 

 

 

이 날은 83호님이 나오셨다. 여기에 오면 아무도 없기를 바란다. 그럼 의자에 앉아 내내 바라보다가 한 바퀴 돌면서 구석구석을 바라보고 또 감탄하다가 다시 의자에 앉아 내내 바라본다. 작은 방에는 한 고대인의 모습을 한 무엇과 나만 앉아 시간을 보낸다. 그러고 나면 속에 쌓인 무언가가 내려가는 것도 같고, 날아가는 것도 같고, 흩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광배를 찍은거 같은데 누구의 광배인지는 모르겠다.

 

 

벽은 적당히 가리고 적당히 보여주며 액자의 기능을 한다.

 

 

우주선이라도 내려올 것 같은 천장.

 

 

밖을 나와 동부이촌동 C4로 갔다. 케익이나 타르트를 사 가서 먹어야지. 아... 이 사진을 보니 이 날 엄청 더웠던 기억이 난다. 정말 더워서 C4로 들어간 순간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을 기대했었지. 그런데 별로 시원하지도 않았고, 조용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기억.

 

 

사진찍어도 되나요? 하고 물어보고 마음 놓고 찍는 중. 슈는 그냥 찍은 거고 사진 않았다.

 

 

좋아하는 크레이프. 한 겹 한 겹 벗겨서 돌돌 말아 먹어도 맛있고, 포크로 잘라 먹어도 맛있고. 크레이프 좋아요~

 

 

바나나 타르트, 평소에 바나나는 과일로 안 치고 곡물로 분류할 정도로 안좋아하는데 땡기는 게 딱히 없었나보다. 이걸 사는 모험을 한 걸 보면.

 

 

블루베리 크레이프를 샀었군. 그렇다면 아마 그냥 밀 크레이프를 살 걸 하고 후회했겠어. ㅋ

 

타르트는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날 이후 C4를 굳이 다시 찾아간 기억이 없는 걸 보면 그렇게까지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나보다.

 

사진을 보니 새삼스럽게 느끼는데 여름은 정말 좋은 계절이다. 옷도 가볍고, 몸도 가볍고, 훌쩍 나가서 돌아다니기 정말 좋아. 이렇게 겨울 끝무렵이 되면 모든 것이 무겁다. 더께가 내려앉은 기분이라 어서 날이 따뜻해졌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가을 겨울은 예쁜 옷이 많아서 좋아하는데 그것도 한 두달이지. 여름은 반바지를 실컷 입을 수 있어서 좋아. 반바지에 슬립온 슈즈 하나 신으면 어디라도 갈 수 있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 겨울에 비해서 눈도 적게 오고 날도 덜 추워서 좋았지. 마음이 벌써 겨울이 다 지난것처럼 봄을 기다린다. 경험상 3월까지는 겨울이나 다름없는데 말이야.

 

 

 

 

,

081017 조계사

 

2008/10/18 - [Siesta] - 081017 간송미술관, 가을 정기개방

2012/08/11 - [Siesta] - 081017 길상사

 

삼청동에서 내려오는 길

앤드류의 타르트 가게에 매어있던 고양이.

 

 

어찌나 사랑받았는지 털이 반지르르~ 하구나 ㅎ

고양이들은 어쩜 저렇게 라인돋는 자세로 앉아들 있는지 몰라. ㅋ

 

 

 

20대 초반부터 수도 없이 지나다닌(안 말고 그 주변) 조계사지만

이 날은 나무를 보러 갔다.

조계사에는 엄청 큰 나무가 두 그루 있는데

하나는 회화나무, 하나는 백송나무이다.

 

 

이게 회화나무

수령은 450년쯤.

서울시 지정 보호수 78호

 

우리가 갔을 때는 무슨 공사중이었는데

하도 오래되어 까먹었다.

지금쯤이면 다 끝나고도 남았겠네. ㅋ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목이 뻣뻣해진다.

 

 

이런 등은 사시사철 걸려있는건가.

사람들은 늘 뭔가를 바라고 바라고 또 바란다.

나 같으면 이런거 걸어놓고도 좀 지나면 까먹을 듯;

 

그러니 바라는 마음이 결과를 가져오는지도.

걸지도 않으면 어디 기억이나 하겠어.

이것도 다 지금이니까 속 편하게 하는 소리임.

작년이었어봐. ㅋㅋ 저거 내가 다 걸고도 남는다. ㅋㅋㅋ

 

 

조계사 백송은 천연기념물 9호

 

 

보이는 케이블들은 아마 뭔가를 주르륵 걸기 위해서 설치해놓은 듯.

보통 연등행사 할 때 저런 거 걸어놓던데.

 

 

좀 더 사진을 잘 찍었다면 좋았겠지만.

프레임안에 들어오는 이거저거 잡다한 것들이 많아서

잡아보니 대략 이렇게밖엔? ㅋㅋ

 

 

 

옛날 사람들은 절에 오면

이 화려한 구조와 색채에 얼마나 뿅 갔을까.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나

절의 단청이나.

 

 

 

 

 

  

 

 

 

 

나무 참 잘생겼다~

 

 

,

081017 길상사

 

2008/06/03 - [Siesta] - 080531 간송미술관, 봄 정기개방

2008/10/18 - [Siesta] - 081017 간송미술관, 가을 정기개방

 

예전에 간송 가을 정기개방 갔다가 들른 곳.

 

웹을 찾아보니 이때 혜원의 미인도 전시를 했었구나.

근데 왜 내 이전 글에는 미인도 얘기가 없지?

 

가장 좋았을 그림인데.

그 전시회의 주인공은 단연 미인도였다.

 

anyway

 

내려오는 길에는 길상사에 들렀다.

특이한 내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보니 계속해서 그 선입견에 의해 돌아보게 되었다.

 

 

 

보통 사찰 입구에 있는 이런 물들은

손을 깨끗하게 씻고

그러니까 세속의 것을 내려놓고 들어가라는 의미일텐데

여기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딱히 손을 씻는 사람도 없고

생긴 것도 손 씻게 안 생겼고.

 

 

여기는 좀 그늘진 이미지여서, 물론 계절이 그래서일수도 있지만.

절들이 보통 가지고 있는 느낌과는 좀 다르더라.

왜 우리나라 절들은 산 속에 쳐박혀 있어도 뭔가 흥이 있달까.

좀 밝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는데

여기는 좀 움츠려 있고, 걍 내 느낌이 그렇다는 거임.

 

 

선입견 때문인지 계속 예전 용도를 생각하게 하는 독특한 건물들.

한창 그 시기에 유행했을 법한 창문의 유리 끼움.

 

 

문이나 통로나 조경이나

절 느낌은 아님.

 

 

엄청나게 화려하진 않아도 나름의 멋을 부린 문.

이걸 내놓은 주인은 정말 큰 결심을 했단 얘기다.

 

 

길상사는 이렇게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있다.

 

 

참선하고 수도하는 선방

외부 객들은 조용히 하라는 표시가 여기저기에 있다.

 

 

나는 문이나 창을 보면 꼭 이렇게 프레임으로 찍어보고 싶어한다.

 

 

자세히 이리저리 보진 않고 사진만 냅다 찍었구나.

 

 

절의 중심 건물인 극락전.

 

 

 

법정 스님 글 읽어보면 얼마나 섬세하고 민감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이 청빈- 맑은 가난을 지향하며

소유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 분이 더 대단한 건 본인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마음을 움직여 행동으로 변하게 했다는 것.

 

이 곳은 예전의 쓰임새에 맞는 디자인들이 좀 남아 있어 위화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내 마음에 쏙 드는, 다시 가고 싶은 그런 곳은 아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생각을 하게 한 장소였다.

 

수직선에서 0을 기준으로 놓고 얘기한다면

+1에서 0으로 가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7, +8에서 0으로 간다는 건 진짜 어려운 것일 테니까.

 

 

 

 

,

가길 잘했어, 보길 잘했어


내가 김주원한테 반한 건...몇 년 전이지..? 모르겠다.
김주원
말고 이 김주원.


오늘 지젤은 정말. 끝내줬다.
디카 안 들고 간 거 조금 후회.
커튼콜 때 찍는 건데 쳇.

내가 지금 발레 보러 다닐 주제냐 싶어 취소했던 표를
알고 보니 김주원+김현웅 조합이어서 다시 예매했는데
잘했어. 잘했어.
내 자신을 쓰다듬어주고 싶군.


중력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듯
무게가 뭐임? 난 사람 아님- 하고 사-뿐- 내려앉는,
몇 번을 봐도 진짜 신기한 그 몸놀림.
동작 하나하나 팔의 선만 봐도 김주원은 정말 특별하다.

내 뒷자리에는 어느 부 장관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어느 부 장관인지와 그들이 초청한 프랑스인들이 앉았는데
매너가 아주 열광적이라 브라보/브라바/브라비
아주 적절한 타이밍마다
신나게 외쳐주시더군.
덕분에 나도 묻어 신나게 쳤지. ㅎ

김주원얘기만 썼지만
솔까말 김현웅 연기 때마다 나도 모르게

흡- 헉- 어헉- 더헛- 각종 숨소리를 냈다.

높이 점프하고 체공시간이 길어 어찌나 시원시원한지.
게다가 사람 기럭지야 그게.
무대에 쓰러져 있는데 한참을 따라 올라가도 얼굴이 멀어 -_-

오늘 서울시향 공연도 있었을텐데 지젤 보길 잘했음.
이걸로 일 년을 버티자.


덧 1.
돌아오는 길 2마트에 들렀는데 후배 꼬꼬마를 만났다.

우리 꼬꼬마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웃음을 생긋생긋 지으며 말을 하는데
너무 이뻐서 나도 모르게 지갑에 있는 돈 다 꺼내줄 뻔 했다;;;

덧 2.
집 앞 동네에는 호랑이 잠옷 입은 엄청 큰 총각이 휴대폰을 들고 돌아다닌다.

뭐냐 넌. 밤 11시 반에.
눈이 마주치면 엄지손가락을 쳐들어주려고 했는데 앞만 보고 간다.
뭔가 개그스러운 마무리지만 하루가 뿌듯하고 아름답구나.

덧 3.
발레만큼은 R석을.


,

흥-


오늘 국립박물관에서 능호관 이인상 전을 보는데
박물관직원과 외국인(학생들이 같이 온 걸 보니 교수인 듯)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일부러 들은 건 아니고 그들의 목소리가 워낙 컸다.

이인상의 구룡폭 그림을 보고
구룡폭 그림은 색이 없고 선과 뼈대만으로 그려진 것으로,
실제 구룡폭과는 닮지도 않았다고 하는데
나야 구룡폭포는 역시나 그림만으로 봤으니 알 수 없고.
어쨌든 독특한 그림으로 마치 현대미술을 보는 듯하다.
외국인이 뭐라뭐라 질문을 한 듯
직원은 「병든 국화」를 권해주며
이 그림도 역시나 structure만 표현했다-

그리고 It makes me sad. 라고 했다.
그러자 외국인은 이렇게 응했다.

Truth is always sad.

나도 모르게 풉- 하고 웃었다.
뭔가 연애초기에 주고 받는 쓸데없는 거대담론처럼 들려서.
 

병든 국화보다는 그 옆에 있는 매화 그림이 더 슬프더라.
보관을 어떻게 했는지 얼룩이 번져있어서.

,

100423 헤이리, 카메라타 Camerata









평일이고, 비도 오고, 음악도 좋고.

,
|  1  |  2  |  3  |  4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