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menade'에 해당되는 글 39건

  1. 080413 at 살아있는 미술관, 잠실 2008.04.13
  2. night fever 4 2008.04.06
  3. 080330 at 홍대 상상마당 2008.03.30
  4. 아침 2008.03.13
  5. 이것도 사진인가. -_- 2007.05.08
  6. 걷고 싶은 거리 2007.04.16
  7. 김옥길기념관. pacific 2007.04.15

080413 at 살아있는 미술관,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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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f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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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비가, 꽃이 내릴때마다
거리거리 곳곳에 심어놓은 내 기억들이 퐁-퐁- 튀어오른다.

인생의 비밀을 하나 더 알게 된 것 같은 봄밤.
아... 좀 더 촘촘하게, 밀도 있게 살고 싶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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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30 at 홍대 상상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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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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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동과 연구동 사이. 학교에 거의 일착으로 도착하다 보니(고딩이냐!) 이렇게 초상권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흐린 게 아니라 이른 아침이라 살짝 안개가 끼어있는 것. 아직은 새 학교가 어색하다. 식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무들이라 가느다란 데다가 헐벗어 있고, 또 계절도 환절기이다 보니 좀 썰렁하기도 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학교란 오래 되고 낡고 그늘진 곳이라는 내 고정관념에 하나도 안 맞는 학교다 이 학교는. 그런고로 천천히 익숙해져 가면서 구석구석 찍어볼 생각이다.

Leica로 찍은 사진 중에서는 블로그에 처음 올리는 것. 이렇게 첫 사진 올리기 전에 인수인계(?) 기념 삼아서- 예전 카메라로 새 카메라를 찍고, 새 카메라로 예전 카메라를 한 컷씩 찍어 올리려고 했는데 그럴 여유도 주지 않고 예전 카메라-내 것도 아니었지만-가 정말 완전히 가버렸다.

그 동안 수고했다. 고마웠어 Nikon 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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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사진인가. -_-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충분히 좋아지지만 귀에는 이어폰. 손에 카메라까지 들고 있으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다큐멘터리 속의 인물처럼 보이면서 보통때의 까칠함은 18%가량 낮아지고, 애정을 듬뿍 담아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찍고 싶어진다. 이렇게 사진기는 나를 착하게 만든다.

오늘은 평소보다 좀 멀리 걸어갔었는데 구간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행정구역상의 구경계를 넘어가니 커다란 잔디밭도 있었다. 여기에 개 세 마리와 한 가족(으로 보이는)이 뛰어놀고(?) 있었는데...애랑 개랑 노는 게 흐뭇하도록 보기 좋아서 정말 그럴싸한 사진이 나올 것 같은 생각에(결과물을 보면 웃기지도 않지만) 안녕하세요. 저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하고 접근시도. 하여간 이럴 때 보면 나도 참 대담하단 말이야. -_-



생판 안 찍어 본 야경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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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_-)y~ 팔꿈치로 찍었냐.

알고 보니 그 부부와 이 꼬마는 전혀 관계없는 사이로 매일 밤 서로 산책을 나와서 만난다고 한다. 작은 개들에겐 관심이 없어서 아예 찍지도 않음. 이 개는 완전 순한데다 처음 내 냄새를 맡고는 위험인물이 아니라고 파악했는지 사진 좀 찍을라 그래도 계속 들이대고 -_- 몇 번 쓰다듬었더니 발라당 배를 내밀며 누워버렸다. T_T (너무 좋아)
 
허스키인가요, 말라뮤트인가요?
말라뮤트예요.

나는 이 추운 나라에서 온 썰매견들만 발견하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면서 아직도 허스키와 말라뮤트를 구분하지 못한다. -_)



그런 계기로 검색

말라뮤트와의 구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허스키는 대채적으로 눈이 파랗구  말라뮤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또 싸움은 말라뮤트가 이긴다구 들었구요..  ㅡ.ㅡ;;;

아. 예~  --_-- (이거 뭐 개그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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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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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동 T#에서. 이곳에서 반갑게도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 폴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청자동이라 불리며 요즘 한창 인기가 올라가는 정자동은 예쁜 가게, 맛있는 가게는 있을지 몰라도 걷고 싶은 길, 들어가보고 싶은 건물은 없어서 나에게는 별로 흥미가 동하지 않는 동네였다. 그냥 돈의 흐름만 느껴질 뿐.

그래서 나는 삼청동이 좋다. 예전에는 인사동에서 교보문고까지도 다 그 '좋다' 의 범위에 들어갔었는데, 이제 인사동은 힐이 박혀 곤란해 하는 사람 한 명씩은 갈 때마다 보이고, 안그래도 마음에 안들던 검은 전돌은 자동차 무게에 부서졌고, 높아진 건물들까지 더해져 햇빛도 예전만큼 환하게 들지 않아 더 이상 별로 정 가는 거리가 아니다.

다음 주 쯤, 나무에 연두색 새잎들이 뾰족뾰족 돋아나 적당하게 시원한 바람과 공기중의 물기가 느껴질, (아직은) 골목골목 걷는 재미가 있는 삼청동에 가서 맛있는 거나 먹어야겠다. (결론은 먹는 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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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길기념관. pacific


김옥길기념관은 김옥길씨의 동생인 김동길씨가 추모의 의미로 자택앞에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건축가는 김인철이고 99년 건축가협회상을 받았다. 추모의 의미라고는 하지만 딱히 뭐 자료가 있다거나 한 건 아니고 건물 외벽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부조가 다라고 한다. 몇 년 전이었다면 여기저기 사진찍느라 정신없었을 텐데. 마음에 여유가 없어 정신까지 피폐해졌나보다. -_) 인물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건물 사진 중에서는 그나마 건진 게 꼴랑 두 장이다. 그것도 둘 다 실내. 나다니기도 귀찮다 이거지. --_-- 건물전체의 구성은 다 돌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2층에는 pacific이라는 까페가 있고 지하는 전시공간으로 쓰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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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노출콘크리트와 유리로 안에서 보면 이렇게 되어있다. 바깥에 초점을 맞추었더니 실내가 매우 어둡게 나왔지만 사실 실내는 밝았다. 채광도 좋은편에 테이블마다 스탠드도 놓여있었고, 스피커가 좋은 건지 음악소리가 작지 않았는데도 대화를 방해하거나 소음으로 들리지 않았다. 소리가 좋게 퍼진다는 건 건물이 잘 지어졌다는 뜻이기도 할 것 같다.

冂 를 겹겹이 쌓은 듯한 건물모양이, 건물내부에서 볼 때엔 바깥을 내다보는 하나의 액자의 구실을 한다. 마침 벚꽃이 만개해 바람이 불때마다 꽃잎이 흩날리는 것이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뭐였더라. -_-a 하여간, 그걸 연상하게 했다.

시간을 밤으로 옮긴다면 콘크리트 프레임 사이의 유리창은 거꾸로 실내의 빛이 외부로 새어나오는 역할을 할테니 이 건물은 어두울 때 존재감을 더할 것이다. 밤에 빛을 발하는 건물이라. 멋지지 않은가. 노골적인 전시물을 늘어놓지 않아도 건물 자체가 기념물인 셈으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방법에 격조가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김동길씨의 이미지와는 너무;;; 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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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아래에는 가느다란 bar가 몇개 박혀있어 구분되는 벽마다 이렇게 휘장처럼 천을 걸어 늘어뜨릴 수 있게 되어있다. 앉은 자리에서 손을 뻗어 벽을 쓸어보았다. 촉감이 매우 부드럽다. 콘크리트를 이렇게 매끈하게 뽑아내는 게 쉽지 않은데 실제로 만져본 것 중에 가장 부드러웠던 듯.

노출콘크리트는 삭막해서 싫다는 사람이 많다. 성북동비둘기류의 '상징으로서의 시멘트'로 받아들이기도 하는 것 같고. but, 나는 노출콘크리트가 좋다. 겉보기&눈속임용의 얄팍한 재료들-대리석을 쌓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얇은 타일이라든가-과는 달리 그 자체로 정직해서 좋다. 또 그 재료가 가진 단순성 때문인지 노출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들은 대개 공간 자체에 탐색하는 재미를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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