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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6월. OPEN & CLOSE 1 2007.06.01
  2. Just the way you are. 2007.06.01

6월. OPEN & CLOSE

엄마는 매달 15일쯤 되면 이번달도 다 갔다~라고 하다가 나한테 꼭 한 소리를 듣는다.  아직 반이나 남았는데 꼭 그렇게 세월을 빨리 보내야겠냐고. 근데 진짜 5월이 다갔다. 언제 다갔나. 진작 여름날씨여서 뭐 딱히 6월이라고 달라질 건 없지만, 하여간 새 달. 새 날이다.


문득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의 한 부분이 떠오른다. 4권짜리의 이 소설은 이제 내게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므로 정확한 내용 확인은 할 수 없다.

주인공-이름이 와타야 노보루였나? 의 외삼촌인지는 하는 가게마다 족족 성공한다. 그래서 와타야 노보루에게 그 비결을 설명해주면서 이런 얘기를 한다. 사람들은 늘 A.B.C 순서로 일을 진행하려 하지만 벽에 가로막힌, 실이 마구 엉켜있는 것 같은 상태에서는 뭐가 진짜 중요한 일인지도 잘 파악할 수 없을 뿐더러 그렇게 해서 잘 되지도 않는다. 그럴때는 가장 쓸모없어 보이는 일, 가장 중요하지 않아보이는 일부터 처리해나가면 어느샌가 해결이 된다는 거다. 그러니까 X.Y.Z부터.

그 부분의 맨 마지막 문장은 마침 어딘가에 적어두었다.
시간을 들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돼.
충분히 무언가에 시간을 들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제일 세련된 형태의 복수란다.

사람이 어디 쉽게 변하나. 어떤 변화는 긴 시간과 큰 노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시간쯤은 각오하고, 정말 아무것도 아닌 듯 보이는 작은 것부터. 당장 할 수 있는 가벼운 것부터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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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the way you are.


빌리조엘의 Just the way you are 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그러고 보면 인간관계란 얼마나 얄팍한가. 며칠 전 누군가에게도 한 얘기지만, 아무리 상대를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고, 선의에서 출발한 거라고 해도 역시 타인이라서인지 상대방의 영역에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상대가 뻔히 안 좋은 쪽으로 변화하고 있거나 별로 좋지 않은 선택지를 고르는 걸 보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막막함 같은 것.

알고 있다. 애초에 변화라는 건 스스로 일으키는 거지 누가 다른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 독립된 개체로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누가 누구를 변화시켜. 자극도 스스로 원할 때나 받는거지. 그러니 모든 말은 결국 의미 없는 잔소리가 되는 걸까. Que sera sera. Let it be. 생긴대로 자기대로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걸 때로는 손놓고 바라보고 그냥 당신은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그렇게 어떤 견고한 고집, 성향과 지속적으로 부딪쳤을 때 종종 포기라는 단어와 함께 뒤로 물러나버린다. 이제 당신과 나는 그런 개입없이 그냥 관조하는 관계. 첫번째 이유는 거부의사로 받아들여서이다. -나는 너의 개입을 거부해.  -OK. 당신의 거부의사를 받아들이겠어요. (차라리 이렇게 말로 주고 받으면 편하기나 하지) 두번째는 어디에선가 본 말이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타인에게서 듣는 충고란 언제나 쓰더군요." 맞다. 얼마나 쓰리고 아픈가. 자기의 약한 부분을 들쑤시고 헤집는 건데.

그래도 상대에게 더 이상 어떤 변화를 기대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를 받아들이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참 슬픈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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