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해당되는 글 72건

  1. 특별한 사람 2007.05.08
  2. piano and me 2007.04.13
  3. Bach: French Suites, BWV 812-817 2007.04.13
  4. Bach: Brandenburg Concertos, BWV 1046-1051 1 2007.03.31
  5. 2007.2.5. New spirit in Jazz 2007.02.06
  6. 2007.02.01
  7. 취향 2007.01.30
  8. 자체 선정한 2006년의 음반 2006.12.31

특별한 사람


운동하러 나갔지만 오늘은 운동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약간의 산책 느낌이라 평소보다 속도를 낮춰 슬렁~슬렁~ 걸었다.  빠르게 걷던 평소에는 관심없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근사했다. 물에 비친 불빛과 그림자들과 늦은 밤의 조용한 공기는. 아니, 정말 여기가 이렇게 멋졌었나. 너무 좋잖아?!! 불어오는 바람과 이 놈의 안구건조증 & 알레르기성 결막염 덕분에 눈이 빠질 것 같이 화끈하게 눈물이 도는 것만 빼면 -_) 게다가 마침 나오는 노래는 요 며칠 빠져 있는 노래라...나는 가장 마음에 드는 다리를 골라 계속 왔다갔다 하며 그 노래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들었다.


그랬으면 좋겠어.
내가 부끄럽지 않기를.
좀 더 거짓없길,
더 강해지길.
미친 세상에 눈 멀지 않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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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and me


피아노가 정말 너무너무 치고 싶은 날이 있었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듯한 기분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
대체 이렇게 치고 싶은 마음이라면, 얼마나 쳐야 풀리나 어디 한 번 보자- 해서
스탑워치를 눌러놓고, 됐다 싶을 만큼 쳐봤다. 애걔~ -_- 40분이었다. 
음. 이 정도면 점심 먹고 매일 칠 만 하겠군, 했더니 웬걸.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급기야 오늘은 아침에도 치고 저녁에도 치고...
전부 세시간쯤은 친 것 같다.  음.... 나 요즘 스트레스가 좀 쌓였나...



몇 년 전에 잠깐 다시 피아노를 배울 때, 
첫날 인벤션 한 곡을 쭈욱 치고 나자 선생님이 아- 좋다. 라고 내뱉듯이 말했다.
마치 맛있는 차를 한 모금 마셨을 때 저절로 나오는 소리 아- 맛있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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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이걸 마지막 곡으로 치고 그랬다.
치면서도 기분이 좋고, 치고 나서 나도 모르게 입으로 소리내어 '아.... 좋다.' 라고
그 날의 선생님처럼 내뱉듯이 말했다.
그러고서도 뭔가 아쉬워 연속으로 세번을 더 치고서야 뚜껑을 덮었다.

예전에 누군가가 손가락연습겸-_) 해서 매일 48곡을 쭈욱- 한 번씩 친다고 했었는데...
새삼 부럽다. 나도 소나티네 치듯이 전곡을 쭈욱 칠 수 있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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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h: French Suites, BWV 812-817


들으면서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곡이 있는가하면,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건 쳐보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하는 곡이 있다

바흐의 클라비어 곡들 중에서는 WTC와 프랑스모음곡이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말해온 것처럼 나도 바흐를 칠 때는 뭔가 조금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데
쉬워보이는 악보조차도 사실은 "제대로" 치기 매우 어려워서이기도 하지만.
치다보면 그 전에 어떤 일이 있었건 간에, 감정의 찌꺼기나 스트레스 같은 건 날아가버리고
어느새 무념무상의 집중상태에 들어가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힘들게 산을 오른 게 아니라 걷다보니 산에 들어가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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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드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기도 하고
워낙 개성이 강렬해서 굴드로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10년전에도 그렇게들 말했었고 지금의 나도 누가 의견을 묻는다면 그렇게 말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나는 언제나 굴드를 먼저 선택한다.



하지만 이 곡을 더 좋아하게 된 것은 이 음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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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6번만 실려있는데, 이 연주를 듣고 그냥 뿅~♡가버렸다.
4번까지는 '음...그래, 굴드도 좋아.' 라고 생각하지만
5번에 오면  '음...역시 좀 부족해...' 하고 생각하며
6번에서는 결국 못참고 해블러를 걸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 이 곡은 1-2-3-4와 5-6으로 나뉘어진다) 


전곡반↓ 
씨디들 사이에서 이 음반을 발견하고 덜컹-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역시 직접 가서 음반을 사는 것에는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집에서 택배박스를 받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손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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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좋다.

아직은 이 느낌을 말로도 글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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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h: Brandenburg Concertos, BWV 1046-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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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오랜만에 헤드폰을 끼고, 마리너를 들으며 자려고 했던 건데
천둥소리때문에 깨서 마리너-괴벨-브륄까지 연속쓰리콤보로 들어버렸다.

그러다가 퍼뜩! 이 연주의 장점을 알게 됐다.
어떤 것이 가장 브란덴부르크 협주곡다운 브란덴부르크인가.
어떤 것이 가장 그 곡다운 연주인가- 라는 기준은 어떻게 생기는가.
요 며칠 계속 들으면서도 잡힐듯 말듯 흐릿- 했는데.

이어폰이나 스피커로 들을 땐
1번과 2번의 관악이 쏘는게 심하게 거슬려서 계속 3번부터 들었지만
헤드폰으로 들으면서 곡의 흐름을 잡고 나니 거슬림이 사라져버렸다.
이럴 때마다, 역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같이 가야 한단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아마도)치아키가 지휘하는 부분에서
노래하게 하라- 음이 노래하고 싶어하는 길이 만큼! 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찾아보려고 했으나 몇 권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이 연주를 들을 때 감상이 그 비슷하다.
마리너나 브륄의 경우 지휘자가 있고
모든 악기들이 지휘자의 설계에 맞추어 연주한다면
괴벨의 경우에는 지휘자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고
모든 악기들이 스스로 소리를 내고 있는데 그게 조화가 된다.
유기적으로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모든 성부가 독립되어 있는 동시에 커다란 하나의 호흡을 같이 하고 있어,
A가 치고 빠지는 사이 어느새 B가 리듬을 타며 넘실댄다.


특히나 3번의 1악장 Allegro Moderato는
쇄골 사이의 움푹 패인 곳(영국인 환자에서 여길 뭐라고 불렀더라)부터
명치밑까지를 먹먹하게 만드는 동시에
커다랗게 휘어진 발톱이 사정없이 후벼파 긁어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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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5. New spirit in 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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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증명사진. 발로 찍었군  -_-

                  피아노: 유승호(프랑스 몽트뢰이 국립음악원 졸업)
                  베이스: 양정림
                      드럼: 김영진
                      기타: 송용창(재즈 보컬 여진의 'In gray' 앨범 전곡 작곡)
         색소폰/플룻: 김지석(맨하탄 음대 졸업)
                      첼로: 최정욱(크로스오버 앙상블 '새바'의 첼리스트)
                      보컬: 문혜원, 허소영



좌석이 다섯 줄 밖에 안 되는 작은 공간에 적당한 조명과 좋은 소리.
관객들이 좀 경직되어 있어 솔로가 끝날 때마다의 열찬 박수 같은 게 없어서 아쉬웠지만 :)
시간이 아깝지 않은, 뿌듯한 공연을 보고 왔다.
당신들!!! 너무 잘 하잖아!!!  ≥.≤)/
오히려, 그 동안 돈 주고 보러 다닌 공연들보다 훨 만족스러웠다.

음악에 대한 감상은 귀찮아서 패스. ~(-_-)~
얼렁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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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대로 심장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단 생각해
지금 이 느낌, 이 따뜻함 간직한 채로 떠났으면 해
그래서 제발 내일 따윈 없었으면 좋겠단 생각하고
다시 만나질 수 밖에 없었던 거라고 그런 생각해

and I wish you feel the same
are you feeling the same?
'cause I wish you feel the same about this moment
yes I wish you feel the same.


① 노래로는 별로이다가 가사를 봤는데...어라, 이게 이런 노래였어?
② 좋~다고 흥얼댔는데 어느 날 텍스트를 보고는.....유치짬뽕이다. -_)
③ 음악과 가사 어느 것도 2% 모자라지만 어우러지면 시너지효과.
④ 합체를 하건 분해를 하건,
\(´ ∇`)ノ


이 노래는 ④번.
볼륨을 적당히 크게.
귀가 아닌 몸으로 들으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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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요즘은 계속 듣던 노래만 들었다.
뭔가 새로운 걸 듣고 싶어도 딱히 꽂히는 게 없고
종종 들어가는 곳에서도 추천이라고 올라오는 건
사람들 취향이 워낙 광범위해서 그런지 맞지 않았는데.

2006년 한국 음악에 벼락같이 내린 축복, 넬5집에 실린 곡입니다.
앨범에 들어있는 곡 하나 하나가 버릴 곡이 없더군요.

라는 소개멘트가 과장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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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선정한 2006년의 음반




우리집에는 나 말고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중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을 때
나는 어느 누구의 지도나 조언도 받을 수 없었다.
요즘과는 달리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책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그러니까 아무튼 용돈을 모아 무턱대고 레코드를 사서
이해가 갈 때까지 그저 듣는 수 밖에 없었다.

그 무렵에 산 레코드를 지금 뒤적거려 보면
꽤나 두서 없이 사 모았구나 하고 스스로도 질릴 정도지만,
당시에는 그런 건 알지 못했으니까 싸게 파는 레코드를 여기저기서 사 모아선
음반 면이 닳아 빠질 때까지 듣고 또 들었었다.
젊은 시절에 들었던 연주라는 건 평생 귀에 달라붙는 것인 데다
몇 장 되지 않은 레코드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 들었으므로,
그 무렵에 산 레코드는 지금의 나에게는 일종의 표준 연주가 되어 버렸다.


-무라카미 하루키 '내 취미는 음악 감상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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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동안 그나마 틈틈이 파고 들었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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