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에 해당되는 글 6건

  1. 음악에 관한 글들 1 2007.11.21
  2. Chet Baker 2007.11.20
  3. Over the Rainbow 2007.07.08
  4. Keith Jarrett 2007.07.07
  5. 여름엔 재즈 2007.07.07
  6. 2007.2.5. New spirit in Jazz 2007.02.06

음악에 관한 글들

왜 음악을 듣고 글을 쓰는걸까. 음악이 이미 하나의 언어이자 예술이고 경험인데 왜 그걸 굳이 다른 방식의 언어로 치환하는가. 나는 그것이 인간은 의미있는 경험을 남과 나누고 싶어하는 것이 첫번째 이유라고 생각하고, 두번째는 인간이 언어를 통해 경험과 사고를 재정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요즘은 철학에서도 세계는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가 대세라고 들었다. 아니면 말고 -_)

지난 여름, 나는 답답한 몇 번의 금요일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이리저리 휘젓고 다녔다. 봐야 할 책들에서 벗어나 오로지 음악책들만 뒤지고 다녔는데, 결론은 참 재미없더라는 것이다.

그때쯤에는 한참 재즈가 듣고 싶을 무렵이라 괜찮은 재즈책 한 권, 그러니까 미술로 말하자면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말하자면 힐쉬베르거 서양철학사 같은 책. 한 번 쭉-읽고는 책장에 묵직하게 꽂아두고 원할 때마다 꺼내 찾아볼 수 있을 만한 책을 한 권 사야겠다...생각했는데 재즈북은 기대에 못미쳤고, 원하는 책도 아니었고, 그 외에는 대개 연주자나 작곡가를 중심으로 한 평전들이 많았다. 재즈나 클래시컬 뮤직이나. 그런데 나는 재즈만큼은 딱딱한 책 No-

그래서 하루키의 책을 찾아나섰다. 알다시피 그는 6000 장이 넘는 레코드를 소유하고 있고, 그 자신이 야구장에서 날아가는 공을 보며 소설가가 되어야겠다. 라고 마음먹기 전까지는 재즈바의 주인이기도 했으며, 그의 소설에서는 늘 음악이 중요한 배경이 되고, 어느 에세이에선가 말하길 스탄 게츠라면 다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음악애호가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그가 쓴 재즈 에세이가 있다. 하긴, 요리 에세이도 있더라만. 이 책은 그가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에 대한 감상과 많은 레코드들 중에 각 한 장씩을 추천한 책이다. 즉, 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뭔가를 얻기 위해 읽기엔 무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응.. 나는 이렇게 느끼는데 하루키씨는 이 사람의 이런 면을 좋아하는군. 하는 정도.


얼마 전 하나 더 발견한 것이 이 책. 이 책은 좀 더 본격적인 음악에세이다. 시기상으로도 나중에 나왔고. 아마 하루키씨가 위 책을 먼저 내놓고, '음.. 저때는 이 사람 저 사람 얘기 쓰느라고 여기저기 간만 보고 말았지만 좋아하는 주제 몇 개만 잡아 좀 깊이 다루면서 길게 써보고 싶은데-' 라는 마음으로 썼겠지 싶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전자는 출판사에서 기획한 아이템이라, 돈 준다니까-_) 겸사겸사 쓴 거 같고, 후자는 자기가 쓰고 싶어 쓴 글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루키씨는 취향도 분명하고, 주관도 뚜렷하고, 글솜씨는 말할 것도 없는 데다가 느긋한 유머감각까지 갖추고 있어 그가 쓴 글은 참 잘 읽히고 재밌다. 무엇보다 감상이 약하지 않다. 대개 활자화되어 나오는 음악평론이나 아니, 평론은 빼자. 음악 감상글이나 음반 리뷰같은 글들은 다른 애호가들한테 욕먹을까봐 그러는건지, 있어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의미 없는 단어의 나열, 감상의 부재, 음반 속지정보 같은 말들 뿐이고 정말 중요한 것-들어보고 싶다!, 혹은 듣는 것 같다!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게 많은데 하루키의 글들을 읽다 보면 아.. 맞아. 맞아. 나도 그 사람 연주 그렇게 생각했어. 오... 그렇단 말이야?? 그럼 한 번 들어봐야겠군. 이런 생각이 솔~솔~ 든다.

무엇보다, 꼰대같은 소리를 안해서 좋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기쁨의 하나는 자기 나름대로의 몇 곡의 명곡을 가지고, 자기 나름대로의 몇 명의 명연주가를 가지는 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세상의 평가와는 합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와 같은 '자신만의 서랍장'을 가지는 것으로 인해 그 사람의 음악 세계는 독자적으로 펼쳐져 깊이를 더하게 될 것이다. 슈베르트의 D장조 소나타는 나에게 있어서 그와 같은 중요한 '개인적인 서랍장'이기도 하고, 나는 그들의 음악을 통해 오랜 세월 동안 유진 이스토민이나 월터 클라인이나 클리포드 커즌, 그리고 안스네스 같은 피아니스트들-이렇게 말하긴 좀 그렇지만 그들은 결코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는 아니다-이 제각기 엮어낸 뛰어난 음악 세계와 조우할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것은 다른 누구의 체험도 아니다. 나의 체험인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개인적인 체험은 나름대로 귀중하고 따뜻한 기억이 되어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그와 유사한 것이 적지 않게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결국 피와 살이 있는 개인적인 기억을 연료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만일 기억의 따스함이라는 것이 없었더라면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에서 살고 있는 우리네 인생은 아마 견디기 힘들 만큼 차디찬 것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마도 우리는 사랑을 하는 것이고, 때에 따라서는 마치 사랑을 하듯이 음악을 듣는 것일 터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 17번 D장조 D850중에서.

,

Chet Baker


사용자 삽입 이미지

My Favourite Songs. -the last great concert-



무라카미 하루키의 Portrait in Jazz(재즈의 초상)는 쳇 베이커로 시작한다.
쳇 베이커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재즈사에 이름을 남긴 뮤지션은 많지만
'청춘'이라는 숨결을 이만큼 선명하게 느끼게 하는 사람이
그 말고 또 있을까?
라는 말과 함께.


나는 행복한 인생과 위대한 예술 둘 중에라면 단연 행복한 인생쪽에 손-_-)/번쩍이라.. 삶을 희생해서야
얻어지는 예술이라면 그런 예술 안해도 좋으니까 부디 행복하게 좀 살아요. 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그럴 때 생각나는 두 명의 재즈 뮤지션이 바로 쳇 베이커와 빌리 할리데이.


쳇 베이커는 젊었을 때 어우, 이거 제임스 딘이잖아?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잘 생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남무성, Jazz it up! 1


마약과용과 잦은 체포로 심신이 망가지고 196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깡패들에게 맞아 이가 부러지기까지 하면서 그의 음악인생은 끝나는 듯 했다. 트럼페터에게 이가 부러졌다는 건 Out 선고와 다를 게 없으니까. 그런데 그는 다시 일어선다. 그게 바로 이 레코딩이다. 그리고 그는 이 레코딩 2주일 후에 의문사한다.

이 앨범에서의 My Funny Valentine은 정말 최고다. 부드럽고 따뜻한 수프 속에 빠져드는 것 같은 음색, 그럼에도 지울 수 없는 체념과 고독. 빠진 이 사이로 바람이 새어나가듯 느슨한, 그래서 허한 마음. 그런데 하루키는 이 마지막 앨범이 아닌 그의 젊음에 주목한다. 그가 재평가된 것이 물론 기쁘지만 50년대의 직선적이고 격렬한 연주를 머릿속에 잡아두고 싶단다.


물론, 아직 내게 쳇 베이커는 이 앨범이다. 이렇게 아무렇게나 축- 늘어져 들을 수 있는 앨범이 흔한 게 아니다. 무리해 다가가려 하지 않으면 체념과 고독은 그 모습을 바꿔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다. 저쪽 구석에서는 아저씨가 노래부르다 트럼펫 불다를 하고 있고, 이 쪽 구석에서는 내가 느긋하게 음악을 듣다가 책을 읽다가를 하는 것처럼.  더군다나 상대의 얼굴을 보라. 여자 꼬실 힘도 없어보이는 할아버지의 얼굴(사실은 50대)이 아닌가.





,

Over the Rainbow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Some day I'll wish upon a star
And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Away above the chimney tops
That's where you'll find me.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 birds fly,
Birds fly over the rainbow,
Why, oh why can't I ?

If happy little blue birds fly
beyond the rainbow
why, oh why can't I ?


오즈의 마법사는 별로 안 좋아해도 이 노래 만큼은 좋아하는데 이 노래가 담고 있는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하는 연주는  Keith Jarrett 이라고 생각한 이후엔 다른 버전은 거의 듣지 않게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Recorded Feburary 13, 1995 at Teatro alla Scala, Milano







,

Keith Jarrett



고1때, 어쩌다 우리반도 아닌 옆반의 K와 친해졌는데
약간의 오바를 곁들여 잘 간직해달라면서 준 게 키쓰 자렛마이 송이었다.
라이센스 테입이었기 때문에 정확하게 한글로 쓰여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3년에 CD로 다시 샀다.
기억력이 좋아서 년도까지 기억하는 건 당연히 아니고
음반을 사면 태그를 속지에 붙여두기 때문에.

Keith Jarrett은 여전히 건재하고
내가 이 앨범에서 좋아하는 곡은 My Song이 아닌 Questar.





,

여름엔 재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 여름엔 재즈가 땡기는가. 나도 모르지.
좀 더 더워지면 들으려고 했는데 오늘 길가다가 이 곡이 나오는 바람에 급 땡김.
따라부를때는 꽈이엇 나이쯔 오브 꽈이엇 스따-알스 이렇게 불러야 제 맛.



 
Quiet nights of quiet stars,
Quiet chords from my guitar
Floating in the silence that surrounds us
Quiet thoughts and quiet dreams,
Quiet walks by quiet streams
And a window that looks out on corcovado,
oh how lovely!


Um cantinho, um violão
Esse amor, uma canção
Pra fazer feliz a quem se ama

Muita calma pra pensar
E ter tempo pra sonhar
Da janela vê-se o Corcovado
O Redentor, que lindo!

Quero a vida sempre assim
Com você perto de mim
Até o apagar da velha chama

E eu que era triste
Descrente desse mundo
Ao encontrar você eu conheci
O que é felicidade, meu amor.

,

2007.2.5. New spirit in Jazz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은 증명사진. 발로 찍었군  -_-

                  피아노: 유승호(프랑스 몽트뢰이 국립음악원 졸업)
                  베이스: 양정림
                      드럼: 김영진
                      기타: 송용창(재즈 보컬 여진의 'In gray' 앨범 전곡 작곡)
         색소폰/플룻: 김지석(맨하탄 음대 졸업)
                      첼로: 최정욱(크로스오버 앙상블 '새바'의 첼리스트)
                      보컬: 문혜원, 허소영



좌석이 다섯 줄 밖에 안 되는 작은 공간에 적당한 조명과 좋은 소리.
관객들이 좀 경직되어 있어 솔로가 끝날 때마다의 열찬 박수 같은 게 없어서 아쉬웠지만 :)
시간이 아깝지 않은, 뿌듯한 공연을 보고 왔다.
당신들!!! 너무 잘 하잖아!!!  ≥.≤)/
오히려, 그 동안 돈 주고 보러 다닌 공연들보다 훨 만족스러웠다.

음악에 대한 감상은 귀찮아서 패스. ~(-_-)~
얼렁 자야지.





,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