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uinox'에 해당되는 글 168건

  1. antiaging 2007.06.19
  2. 유난히 피곤한 밤 2007.06.16
  3. 까칠한 인생 1 2007.06.13
  4. femme fatale 2007.06.07
  5. Just the way you are. 2007.06.01
  6. 달밤 2007.05.25
  7. 모든 것은 지나간다. 2007.05.22
  8.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 1 2007.05.22

antiaging


Keep cool, Don't fool.
예전에 누구 블로그에 쓰여있던 글이다.

노화방지책이기도 하지.
피부의 온도를 자주 식혀줄 것, 차가운 물을 수시로 마실 것.
이러면 물의 온도를 체온과 맞추느라 지방이 연소되는 장점도 있다.  Q=cmΔt  뷁!!!!
식사중엔 NO-


정신 또한 미지근하게 말고 서늘하게. 마음도 초조할 것 없다.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해 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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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피곤한 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박함이 줄줄 흐르는, 두 여자와 한 남자로 이루어진 집단을 지하철에서 보고,
하루하루 찌질해지지 않기 위해서 사는 게 목표여서야 되겠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Don't be bother just to be better than your contemporaries or predecessors.
Try to be better than yourself.
-Wlliam Faulkner

무너지는 얼굴선 만큼이나 흐트러지는 자기자신의 line을 긴장감있게, 매끈하게 다잡는 것도 피곤하고
어렵고 힘들다. 자꾸 작은 것에서 타협을 하려 한다. 귀찮잖아. 그렇게까지 해야 돼?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여태까지 이랬으니까 이쯤이야, 하는 얄팍한 합리화.
(흥, 그래도 이미 저질러 버린 찌질함은 그냥 넘어갈꺼다 -_-...그새 또 타협보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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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인생




인생에서 큰 고비를 한 번 넘긴 사람이거나, 사람에 몇 번 데이고, 인생에 몇 번 치인 사람에게는- 
'믿을 사람은 가족밖에 없다.' 는 방어본능 같은 게 작동하는 것 같다.
이거 뭐 씨족사회의 신석기시대도 아니고..... --_--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머리 검은 짐승은 못 믿는다. 믿을 건 돈 밖에 없다.' 가 되겠고.
이 나라에서 젊은이로 사는 건 왜 이렇게들 힘든지.

그들에게 오늘 밤이 편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악몽없이, 아무 일 없이, 잠과 함께 지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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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me fatale


우울과 허무로 세련되게 자신을 포장하고
삶과, 삶에 관련된 그 어떤 것에도 집착이 없음을 자랑하는 사람들.
경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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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the way you are.


빌리조엘의 Just the way you are 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그러고 보면 인간관계란 얼마나 얄팍한가. 며칠 전 누군가에게도 한 얘기지만, 아무리 상대를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고, 선의에서 출발한 거라고 해도 역시 타인이라서인지 상대방의 영역에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상대가 뻔히 안 좋은 쪽으로 변화하고 있거나 별로 좋지 않은 선택지를 고르는 걸 보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막막함 같은 것.

알고 있다. 애초에 변화라는 건 스스로 일으키는 거지 누가 다른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 독립된 개체로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누가 누구를 변화시켜. 자극도 스스로 원할 때나 받는거지. 그러니 모든 말은 결국 의미 없는 잔소리가 되는 걸까. Que sera sera. Let it be. 생긴대로 자기대로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걸 때로는 손놓고 바라보고 그냥 당신은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그렇게 어떤 견고한 고집, 성향과 지속적으로 부딪쳤을 때 종종 포기라는 단어와 함께 뒤로 물러나버린다. 이제 당신과 나는 그런 개입없이 그냥 관조하는 관계. 첫번째 이유는 거부의사로 받아들여서이다. -나는 너의 개입을 거부해.  -OK. 당신의 거부의사를 받아들이겠어요. (차라리 이렇게 말로 주고 받으면 편하기나 하지) 두번째는 어디에선가 본 말이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타인에게서 듣는 충고란 언제나 쓰더군요." 맞다. 얼마나 쓰리고 아픈가. 자기의 약한 부분을 들쑤시고 헤집는 건데.

그래도 상대에게 더 이상 어떤 변화를 기대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를 받아들이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참 슬픈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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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달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中

소설로는 그다지 매력이 없지만 딱 저 세 문장 때문에 인상 깊은 작품이라,
마주칠 때마다 이 부분만 따로 한 번씩 더 읽어보곤 한다.
...막상 요기만 떼어 놓으니 별 감흥이 없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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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지나간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이승환도 3집 My Story에서 읊었지만. 진짜다.
사랑 운운 하려는 게 아니라,
뭉개고; 앉아 있으니 어느 새 졸림도, 간만에 찾아온 지루함도 가더라는 것.

그래. 요는 상황이 어떻든 간에 꿋꿋하게 뭉개;는 것.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만 넣어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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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


기억력이 아주 맛이 갔구나.
메밀꽃 필 무렵과 역마를 섞어서 생각하질 않나.
숟가락 젓가락 운운이 홍상수의 오!수정 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번지점프였고,
서정주의 시라고 생각했던 것은 김종길의 시였다.


어두운 방 안에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여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藥)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이 눈을 치고 있었다.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라곤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김종길, 성탄제(聖誕祭)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


한마리 어린 짐승이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부비적;
밖에는 하얀 눈, 그와 대비되는 색채의 숯불과 붉은 산수유 열매.
게다가 그 아버지는 알고 보니 (고작, 겨우)서른 살.
섹시하지 않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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