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228. 서울시향 합창

이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례행사.

지휘는 크리스토퍼 에셴바흐.

 

 

,

정리의 기록 CD 세번째


CD 정리를 하지 않았다면 앞으로 몇 년, 혹은 십 몇년을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을 것들이 나왔다. 예전에 알고 지냈던 고마운 분들이 내가 그때 그때 흥미를 가지던 연주자나 작곡가들의 음반을 구워준 것들인데 mp3파일이 아닌 음악파일로 구워주어서 정보가 다 살아있었다. 내가 그때 그들과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었는지도 짐작이 가는 음반들. 



사실 이것 말고도 아예 음반 표지와 뒷면까지 그대로 컬러프린트로 아주 음반을 만들어준 것도 몇 개 있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몇 번을 생각해도 대단하다. 나는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 할 듯. 우와 고마워요...한참이 지나 닿지도 않을 상대들에게 새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다시 내 CD들로 넘어와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폴리니

-피아노 소나타, 제르킨

-오이스트라흐와 오보린이 함께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베토벤과 험멜의 피아노 트리오들. 바트 반 오르트+테라카도 료+히데미 스즈키의 시대악기연주

-베토벤 피협 5번 & 차이콥스키 심포니 4번-길렐스 뵘

-베토벤 현사, 하겐 쿼텟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호로비츠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소콜로프. 이건 DVD도 갖고 있다가 처분했다.

-리히테르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브람스들


-브람스 피협 2번, 차이콥 피협 1번-호로비츠와 토스카니니

-브람스 심포니 2번과 3번, 브루노 발터

-토스카니니의 브람스 교향곡 전곡

-브람스 심포니 4번, 카를로스 클라이버



추운나라 사람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과 로미오+줄리엣, 플레트뇨프

-리히테르의 차이코프스키 사계

-차이코프스키 피협, 프로코피에프 피협, 아르헤리치

-볼로도스 차이콥 피협 1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솔로, 지휘자는 세이지 오자와, 베를린필

-라흐마니노프 심포니 1+2+3번

-볼로도스 라흐마니노프 피협 3번

-20세기 위대한 지휘자 시리즈, 유진 오먼디 




쇼팽

-쇼팽과 존필드 녹턴. 바트 반 오르트

-쇼팽 에뛰드, 폴리니

-쇼팽 프렐류드, 소콜로프

-최애 음반 중 하나라 망설였던, 삼송 프랑수아의 쇼팽 피협

-코르토의 쇼팽 전집



말러

-6번, 카라얀

-5번. 노이만

-6번. 텐슈테트

-2번. 텐슈테트

-1번. 쿠벨릭



일본 직수입반이 여러개인데 얘네들은 저 가격표처럼 보이는 띠지를 버렸으면 처분불가 ㅋ



왜냐면 바로 거기에 바코드가 있기 때문 ㅎ



이렇게 전용 가방(사실은 간식가방 ㅋ)에 담아서 쫄래쫄래 출근을 한다. 

그런데 이 날은 여기에 담아서 사진찍고 나자, 에이 더 정리하자 싶어 큰 가방으로 바로 옮겨담았다 ㅋ



그렇게 정리하게 된 박스셋들.

-리히테르의 프라하박스. 15장 세트

-호로비츠의 DG 컴플릿, 6장 세트

-미켈란젤리의 DG 박스, 8장 세트

-리히테르 브릴리언트 박스, 러시아 연주자 시리즈 5장 세트.



내가 이 음반을 정리하게 될 줄이야. 

한때는 품절이어서 구하기 어려웠던 희귀템. 

종이집도 이렇게 예쁘다. 알판도 예쁨. 음악은 더 예쁨 ㅎ



또 다시 베토벤들.


-카라얀+오이스트라흐,로스트로포비치,리히테르의 베토벤 트리플, 브람스 더블

-푸르트뱅글러의 합창교향곡, 바이로이트 실황. 네 바로 그것.

-베토벤 후기 소나타, 폴리니. 

-베토벤 6번. 카를로스 클라이버

-하이든 교향곡 88번에서 92번까지. 지기스발트 쿠이켄

-미켈란젤리의 이것저것 ㅋ

-리파티의 이것저것

-호로비츠의 메트 공연. 


좋아했던 피아니스트들은 정리해도 정리해도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나온다. 



-애니 피셔의 슈베르트 리스트 소나타

-슈베르트 피아노 트리오, 쉬프

-슈베르트 방랑자판타지, 폴리니

-슈베르트 즉흥곡, 루푸

-슈베르트 디베르티스망, 슈타이어와 류비모프

-BBC 레전드는 한 장만 남긴 줄 알았는데 또 나왔다. 리히테르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슈만과 리스트


-슈만 교향곡 4번과 푸르트뱅글러 교향곡 2번 

-슈만 다비드동맹무곡집과 교향적연습곡, 쉬프

-슈만 피아노퀸텟과 현사. 폴 굴다와 하겐 쿼텟

-슈만 현사. 하겐 쿼텟

-슈만 현사. 제헤트마이어 쿼텟

-리스트 피협,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리히테르와 콘드라신

-리스트 단테소나타, 플레트뇨프



-멘델스존 실내악. 

-브루흐와 멘델스존, 벵게로프

-차이콥스키 6번, 첼리비다케

-리디스커버드 시리즈, 하이페츠, 리히테르, 프라이스

-마지막은 뜬금 콜트레인 ㅋㅋ


이렇게 CD정리가 일단 끝났다. 40퍼센트 정도 정리한 것 같다. CD장에 듬성듬성 빈 곳이 생겼다.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앞으로 찔끔찔끔 정리되거나, 그게 아니면 개인간거래를 해야 하는데 넘나 귀찮으므로 안할 가능성이 높다. 알라딘에서 한 방에 가능하니까 그나마 한거지.


물건을 워낙 깨끗하게 쓰는 성격이라(특별히 유난스럽게 소중하게 다루는 것이 아님) 대부분의 CD들은 알라딘 판매시 최상등급을 받았고, 그 돈들은 모두 적금으로 쌓였다. 


처음부터 오로지 듣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3-40장하고 지겨워서 나가떨어졌을텐데. 이걸 끝으로 내보낸다고 생각하니 어딘가 아련하고 애틋해서 한 번 더 쳐다보게 되고 얽힌 추억들도 떠올려보고, 그때의 나도 다시 생각하고, 새롭게 듣게 되고..그렇게 여기까지 하게 됐다. 


출퇴근길에, 혹은 무슨 이유로든 나가는 길에 휴대폰에 넣을 앨범들을 고르고, 그렇게 넣은 앨범들 중에 골라듣는 것이, 그리고 오랜만에 새롭게 감동에 빠지는 것 모두가 오랜만에 행복했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용돈과 음악과 추억을 주었어 ㅋㅋㅋ




,

20161228. 서울시향 베토벤 9번

작년엔 유럽여행으로 가지 못했던 서울시향 합창을 들으러 예술의 전당에 갔다. 몇년째지?

부지런히 미리 예매해 준 재연이 땡큐. 내년 건 이번엔 내가 예매했다 ㅋㅋㅋ

 

오늘 지휘자는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항상 사진 찍는걸 열심히 달려가 제지하더니 오늘은 이상하게 아무도 제지하지 않더라. 그래서 나도 한 컷 찍었다 ㅎ 사실 공연 전과 커튼콜 때의 사진을 왜 찍으면 안 되는지는 이해불가. 영상촬영이라든가, 공연중간에 찍는 건 당연히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오늘 연주는 여태껏 들은 합창교향곡 중 가장 특이한 연주였다 ㅎ 먼저 더블베이스와 첼로가 모두 왼편에 배치되어 있다. B블럭에 앉았던 나에게는 저음부가 매우매우 강화된 소리가 들렸는데 D블럭은 어땠을지 모르겠다.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들을 수가 없으니 다른 자리에서 어떻게 들렸는지 모르지만, 합창은 아니라도 내가 D블럭에 안 앉아본 게 아니기 때문에, 또 D블럭에서 비슷한 편성의 교향곡을 들어봤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생각해 보자면 단순히 배치뿐 아니라 전체적인 구성에서 베이스 음이 강조된 느낌이었다. 관악기도 마찬가지였음.

 

전체적인 템포를 생각해 보자면 결코 느리지 않았는데 부분부분에서는 느리고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 저음부가 강조된 소리와 맞물려 그 느낌이 더 컸다. 게다가 평소에는 유난히 튀지 않던 악기들이 자기 소리를 강하게 내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글쎄. 매우 개성있게 들리긴 했다. 예를 들면 오늘 트라이앵글이 조금 다르게 생겼는데 소리도 달랐다. 크지 않으면서도 음색이 달라서 매우 튀었다. 심벌즈 소리도 튐. 트럼본을 강조해서 클라리넷과 오보는 묻히는 느낌도 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튀었던 건 피콜로! 세상에. 그렇게 튀는 피콜로는 처음 들어봤다. 마치 노아의 방주에서 날려보낸 비둘기가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의 피콜로였다.

 

확실하게 좋았던 부분 부분도 있다. 먼저 3악장에서의 바이올린 좋았다. 설레기까지 함. 그리고 소프라노 좋았다. 들어올땐 네 명 중에 가장 왜소한 체구라 살짝 걱정했는데 일단 시작되자 존재감이 엄청남. 청아하고 시원하면서도 카리스마있는 고음을 내주어서 짜릿했다.

 

Ihr stürzt nieder, Millionen?
Ahnest du den Schöpfer, Welt?
Such' ihn über'm Sternenzelt!
Über Sternen muss er wohnen.

 

 

이 부분을 특히 좋아해서, 이 부분이 만족스러운가가 판단 기준 중의 하나인데, 아직 결정적인 연주는 못 찾은 것 같다.

 

공연을 보고 들은 후 돌아오는 길에, 그 공연이 매우 만족스러웠으면 아무것도 듣지 않고 되새김질하면서 오는데, 뭔가 아쉬웠으면 당장 이어폰을 꽂고 다른 연주(주로 CD로 가지고 있는 결정반들)를 들으면서 오거나, 집에 오자마자 꺼내서 듣는다. 지금도 그렇다.

 

,

2011년 서울시향 공연 스케줄


[마스터피스 시리즈]

마스터피스 시리즈 I  
02월 24일 목요일, 20:00
지휘: 유카페카 사라스테
시벨리우스, 포욜라의 딸/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마스터피스 시리즈 II
05월 19일 목요일, 20:00
지휘: 성시연,   피아노: 넬손 괴르너
드보르자크, 사육제 서곡/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베토벤, 교향곡 5번

마스터피스 시리즈 III
07월 07일 목요일, 20:00
지휘: 제임스 저드,   피아노: 니콜러스 엔절리치
베를리오즈, 해적 서곡/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5번 "이집트"/브람스, 교향곡 4번

마스터피스 시리즈 IV
12월 30일 금요일, 20:00
지휘: 정명훈,   독창 및 합창: 미정 TBA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말러 2011 시리즈]

말러 2011 시리즈 I
01월 14일 금요일, 20:00
지휘: 정명훈,    소프라노: 리사 밀네
모차르트, 환호하라 기뻐하라/말러, 교향곡 4번

말러 2011 시리즈 II
01월 21일 금요일, 20:00
지휘: 정명훈,   피아노: 조성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말러, 교향곡 5번

말러 2011 시리즈 III
10월 20일 목요일, 20:00
지휘: 정명훈
말러, 교향곡 6번

말러 2011 시리즈 IV
11월 11일 금요일, 20:00
지휘: 성시연
바그너, 로엔그린 1막 전주곡/말러, 교향곡 7번

말러 2011 시리즈 V
12월 09일 금요일, 20:00
지휘: 정명훈
말러, 교향곡 9번

말러 2011 시리즈 VI
12월 22일 목요일, 20:00
말러, 교향곡 8번

 
[명협주곡 시리즈]

명협주곡 시리즈 I
03월 11일 금요일, 20:00
지휘: 에이빈 오들란,   첼로: 고티에 카퓌송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브람스, 교향곡 2번

명협주곡 시리즈 II
06월 03일 금요일, 20:00
지휘: 휴 울프,   바이올린: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9번/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명협주곡 시리즈 III
07월 21일 목요일, 20:00
지휘: 제임스 개피건,   바이올린: 시모네 람스마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명협주곡 시리즈 IV
09월 23일 금요일, 20:00
지휘: 마티아스 바메르트,   바이올린: 빌데 프랑
로시니, 세미라미데 서곡/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베토벤, 교향곡 7번


[익스플로러 시리즈]

익스플로러 시리즈 I
03월 24일 목요일, 20:00
지휘: 리오 후세인,   바이올린: 스베틀린 루세브
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1945년 판)

익스플로러 시리즈 II
06월 23일 목요일, 20:00
지휘: 루도비크 모를로,   바이올린: 강혜선
이베르, 기항지/마누리, 바이올린 협주곡 "시냅스"/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라벨 편곡)

익스플로러 시리즈 III
12월 24일 목요일, 20:00
지휘: 알렉산더 셸리   첼로: 앨리사 웨일러스틴
브리튼, 4개의 바다 간주곡/윌튼, 첼로 협주곡/홀스트, 행성



,

101222 서울시향 마스터피스 시리즈 V



베토벤 레오노레를 할 때만 해도 내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1. 아까 재연이와 말할 때 이름이 생각 안났던 그 여배우의 이름은 무엇인가. 가갸거겨부터 훑어보자. --_--
2. 작년에도 그렇게 깠는데 왜 또 합창석을 오픈해 무대를 저렇게 좁게 쓰나. 내년부터 진짜 안올까보다
3. 아 벌써 연말이구나. 올해 가장 좋았던 공연은 뭐였지. 1.2.3위를 뽑아볼까.
그렇다고 레오노레가 안좋았단 얘기는 아니고(그렇기는 커녕 매우 좋았지), 집중이 덜 된 상태였다.



그리고 인터미션 없이 9번 합창교향곡이 시작되었다.

참 이상하다. 분명 음악을 듣는 것은 귀인데. 음악이 좋을 때는 몸이 먼저 안다.  좋은 연주를 들을 때는 몸이 들썩거린다. 신발 안에서 발이 꿈틀대고, 손가락이 까딱대고 어깨가 움직댄다. 이런... 이 연주는 1악장부터 시작이다. 아........이 오케스트라는 살아있구나. \(´ ∇`)ノ 저 사람들 사이에 넘실대는 긴장감은 한 방향을 향해 일어서 있고 모두가 온 힘을 다해 음악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내가 만약 연주자라면 이런 오케스트라에 있고 싶을 것이다. 몇 밤쯤은 설레고 몇 밤쯤은 이불속에서 하이킥을 날리겠지. 긴장하지 않고 곤두서지 않은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매력이 없는지 이들을 보니 알겠다. 아아..단원들의 몸이 물결친다. 음악을 만드는 몸짓은 군더더기 없는 아름다움이라 더 멋지다.  ㅠ_ㅠ

당근 타이머를 재지 않았으니 정확하겐 모르겠지만 템포를 약간 빠르게 잡았다. 3악장에서야 그 생각이 들어 시간을 얼핏 쟀는데 대략 16분 안쪽으로 떨어진 것 같다.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컨트롤이 흔들리기도 했고, 미스도 몇 번 났다. 하지만 가끔 쏘기는 했어도 물속에 떨어진 잉크방울처럼 부드럽게 퍼져가는 관악, 볼륨있게 넘실넘실 리드미컬한 곡선을 그리는 현악. 아... 이게 딱이다. 나는 9번이 이렇게 다이내믹하게 몰아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3악장에서 조금만 숨을 고르고 4악장부터는 그냥 달리는거다. 불꽃놀이의 클라이맥스처럼 그냥 빵빵빵빵하고 터져서 정신없이 혼을 쏙 빼놓을 때까지. 이렇게 안하니까 1.2.3악장은 지루하다는 얘기를 듣는거다.

어떻게 4악장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악장간에 터져나오는 기침소리가 너무 길어 연주자들도 지휘자도 그랬겠지만 나도 답답했다. 흐름이 사라질만치 간극이 너무 길다. 조금만 쉬고 이 여세를 쭉 몰아쳐 달라고... ㅠ_ㅠ


4악장이 시작되고 사실 나는... 나를 조금만 놓았어도 울었을 것이다.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서 서서히 차오르는데 이건 뭐. 이럴때보면 나 같은 애는 참 꼬시기 쉬운 애다.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빛이 통과되고 돔형 지붕 아래 합창단과 연주자가 이런 음악 빵빵 연주해대면 그냥 종교로 귀의해버렸을지도 몰라. -_- 굳이 텍스트를 동원할 필요가 없다니깐.  이런 분위기면 한방이다. 하지만 음량이 부족하다. 부족해. 좀 더 크게 좀 더 나를 감싸줘. 저 소리, 저 파장과 진동 한가운데 있고 싶다. 아....다섯 줄만 앞으로 가서 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ㅠ_ㅠ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여 뿜어내는 파워는 이렇게나 강력하다. 뒷목이 쭈뼛 서고 정수리가 열릴 만큼. 환희의 송가 중에 나는 두 세번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 버렸다. 하나의 감각으로 무의식적인 집중이 일어나는 거겠지. 바로 이걸 바라고 그 많은 연주회를 다녔는데 왜 올해엔 이런 경험이 처음인거지?


정말 최고였다. 올해 보고 들은 연주회 중 최고.





이런 게 이해가 된다니깐.




,

2010년 예매한 공연스케줄


[예매한 공연]

01월 29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부천필 슈만&브람스 페스티벌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77/슈만 교향곡 2번

02월 26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부천필 슈만&브람스 페스티벌
슈만 가곡 미르테의 꽃/슈만 가곡 시인의 사랑/브람스 교향곡 1번

03월 11일 목요일 20:00 예술의 전당
The Great 3B Series 수원시향&김선욱
베토벤 협주곡 1번/베토벤 교향곡 1번/베토벤 교향곡 8번

04월 13일 화요일 20:00 예술의 전당
교향악축제 대전시향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말러 교향곡 5번

07월 21일 수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임헌정 지휘, 주희성 피아노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텔 서곡/슈만 피아노 협주곡/브람스 교향곡 3번

09월 16일 목요일 20:00 예술의 전당
서울시향 명협주곡 시리즈
미코 프랑크 지휘. 김선욱 협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10월 01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임헌정 지휘, 한동일 피아노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슈만 교향곡 4번

11월 03일 수요일 20:00 예술의 전당
서울시향 말러시리즈
정명훈 지휘. 라두 루푸 협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말러 교향곡 1번 "거인"

11월 26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임헌정 지휘
브람스 교향곡 4번/브람스 애도의 노래/브람스 운명의 노래



,

수원시립교향악단 베토벤 사이클


[경기도 문화의 전당] Beethoven Cycle

2010년 02월 10일 수요일 19:30 198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임동민 협연
베토벤 서곡 "코리올란"/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베토벤 교향곡 7번

2010년 03월 09일 화요일 19:30 199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선욱 협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베토벤 교향곡 1번/베토벤 교향곡 8번

2010년 05월 11일 화요일 19:30 201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손열음 협연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베토벤 교향곡 6번

2010년 06월 03일 목요일 19:30 202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소옥 협연
베토벤 레오노레/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베토벤 교향곡 4번

2010년 09월 17일 금요일 19:30 203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벤 킴 협연
베토벤 에그몬트/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베토벤 교향곡 5번

2010년 10월 12일 화요일 19:30 204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규연 협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베토벤 교향곡 3번

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19:30 205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대진,김민재,김민지 협연
베토벤 3중 협주곡/베토벤 교향곡 2번

2010년 12월 07일 화요일 19:30 206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대진 피아노
베토벤 교향곡 9번/베토벤 코랄환타지




[예술의 전당] Great 3B Series-Beethoven

2010년 02월 11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임동민 협연(pf)
2010년 03월 11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김선욱 협연(pf)
2010년 05월 13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손열음 협연(pf)
2010년 06월 10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
2010년 09월 18일 토요일 김대진 지휘/벤 킴 협연(pf)
2010년 11월 17일 수요일 김대진 지휘
2010년 12월 09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피아노

,

091230. 예술의 전당. 베토벤 교향곡 9번.



연말이고, 방학인데 여전히 바쁘다. 작년까지는 연말&방학에 노느라, 먹느라 배터지도록 바빴는데 올해는 그냥 평소와 똑같이 바쁘다. 이게 뭥미 --_-- 방학, 그게 뭔가효. 학교만 안가면 방학인가효. --,.--

오늘도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일단 지금 입 안의 아말감-_-을 모두 금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60%가 끝났다. 비율로 말하니 한 스무개 되는거 같지만 -_- 걍 굳이 계산해보자면 그렇다는 얘기. 이것도 다다음주 되면 다 끝나겠지. 돈도 돈이지만 시간과 수고가 꽤 든다. 그래도 내심 찝찝했던 점이었고 언젠가는 할 거였으니 뭐.... 이것도 다 방학이니까 가능한 거기도 하고. 다 끝나면 마음은 가뿐할 듯. 물론 통장도 가뿐해지겠지만;;;


호주에서 사촌동생이 와 있는 동안 수학을 봐주고 있다. 얘가 호주로 다시 갈 때까진 바쁠 듯. 당연하지만 수학책이 영어로 되어 있다. 뭐 그래봤자 수학문제라 해석은 어렵지 않으나 용어를 새로 익히고 있다. --_-- 특히나 분수를 말할 때 우리말과 영어는 반대로 말하기 때문에 서로 매우 헷갈려한다.

그리고 오늘의 연주회. 드디어 연주회 얘기. 몇 달 전부터 가기로 계획/약속 했던 것으로 기대가 꽤 컸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하나도 안나고 연말 분위기는 더더욱 안나는 요즘이지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만큼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연말을 마무리 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예전의 누군가가 합창교향곡을 두고 말하길, 환희의 송가 하나를 들으려고 3악장을 참아야 하는 곡이라 싫어한다고 그랬었는데.. 맞다. 4악장이 확실히 클라이맥스긴 하지. 그래서 1,2,3악장을 더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서울시향은 음.. 글쎄. 난 3악장까지는 좀 지루했다. 합창은 좋더라. 목소리들이 꽤 좋았고 좀 더 가까웠으면 더 좋을뻔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층은 처음 앉아보거나 끽해야 두번째였을텐데 2층치고는 소리가 괜찮다.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어..


합창...하니까 베토벤 바이러스가 생각나는데, 그 드라마 자체는 참 별로였고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딱 좋아하는 장면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신분을 숨기고 오디션을 본 서혜경씨가 연주회에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을 치던 장면. 거기에서는 나도 모르게 울컥 하고 눈물이 쏟아져 나와서 꿀럭꿀럭하고 울었다. -_-  그리고 또 하나는 합창 교향곡만 하려고 하면 늘 불운에 악운이 겹쳤던 강마에가 합창단 없이 9번을 연주하던 장면. 환희의 송가가 막 시작되는 부분에서 양 사이드로(맞나?) 합창단이 노래를 하면서 들어온다. 오글거리는 연출이지만 뭐 어떤가. 이 곡에는 그런 극적인 에피소드가 어울린다.

연말을 합창교향곡으로 보내는 건 처음이라 이번에 듣고 좋으면 연례행사쯤으로 자리 잡으려고 했었는데 오늘 공연이 그다지 베스트는 아니었기 때문에 내년에 여건되면 한 번 더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말란다. 칸타타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미사곡 등으로 보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그나저나 오늘 밤은 누구의 합창을 들을 것인가.... 끄응... 카라얀의 푸몽칸 라이브 당첨.


,
|  1  |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