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에 해당되는 글 12건

  1. 090315. 서울시향 명협주곡 시리즈 I 1 2009.03.26
  2. to. 니룡언니-예매완료 3 2009.02.17
  3. 090208. for Four Pianos 4 2009.02.11
  4. 이게 얼마만인가...-_) 4 2008.08.29

090315. 서울시향 명협주곡 시리즈 I





횡단보도 왔다갔다 하면서 찰칵- 
연주회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을 코딱지만큼도 잡아내지 못한 사진이로군. 다음에는 콘서트홀 사진을 한번 찍어야겠다. 

이 날의 주 레퍼토리는 엘가의 첼로협주곡이었는데, 사실 난 이 곡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그러니까 평소에 프로그램을 보고 공연을 고르는 것과는 달리 이 날의 공연은 그냥 공연 그 자체가 가고 싶어서 간 셈이다. 예습용 파일을 아이팟에 넣어두긴 했지만 지난 공연 이후 내내 모차르트에 빠져 있었고, 특히 K.448만 듣고 듣고 또 들어서 막상 이날 공연 프로그램은 두 세 번 들었을 뿐이었다. 미리 듣고 익숙해져서 듣는 공연은 분명 다르지만 그렇다고 음악까지 숙제하듯이, 공부하듯이 하고 싶진 않아서 걍 설익은 상태로 듣기로 했다.

첫 곡은 목신의 오후 전주곡이었다.
Debussy, Prelude a "L'apres midi d'une faune"

와우. 난 이 곡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예전엔 정말 몰랐다. 아니 그렇기는 커녕 지루하고 졸린 곡이었지. 공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실제로 음을 들을때 각각의 색깔을 보기도 한다던데, 그걸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마저 느꼈으니.... 소리에서 바람이 느껴졌다. 헛; 내가 써놓고도 뻥같애;;  '마치 바람같은 기분, 바람이 부는 듯한..' 이런 게 아니라 정말 무대쪽으로부터 살랑대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막 자란 풀들이 나부끼고, 저 멀리서 아늑하게 소리가 들려오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한동안 누워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끄응- ... 이건 비유법으로 말하면 점점 설득력만 떨어진다. 그 섬세한, 반복적인 움직임들이 내는 소리는 분명 바람이었다.

관객석이 모두 숨을 죽이고 있는 자체로 모든 연주회장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다. 작은 소리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소음을 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 많은 사람들의 침묵이 겹쳐지는 짧은 순간, 객석은 완벽한 고요. 세상의 어디에서 어느 누가 이렇게 집단적으로 남의 소리를 귀기울여 듣겠다고 앉아서 침을 꼴깍 삼키고 있을까.

엘가의 첼로협주곡은 실연으로 들어도 내 취향이 아니었고, 만프레드는 번스타인처럼 '쓰레기'라고는 못해도 차이코프스키 작품 중에서는 별로라고 생각한다. 전개가 뜬금없고, 차이코프스키 꺼라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는거지, 몰랐으면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내가 덜 들어서 그런가...라고 생각하기에는 온갖 패시지를 걍 끼워맞춰놓은 것 같아 당분간 듣고 싶지 않으니 먼 미래에 유예해놓아야겠다. 모르지, 언젠가는 또 이 생각이 완전히 바뀔지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목신의 오후 전주곡이 너무 좋아서 나는 내내 마음이 뛰었다. 그 아스라이 사라질 듯 지나가는 바람같은 소리. 결국 공간 어딘가로 흩어져 사라져버린 그 소리들이 잠깐 머물러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연주회에 다녀와서 바로 썼으면 좀 더 생생한 기분으로 뭔가를 남길 수 있었을 텐데  벌써 열흘이나 지나버렸네. 내일은 개교기념일이다. 버뜨, 우리는 관악산 등반을 한다. 젠장. 불쌍(?)한 학생들 하루라도 쉬게 해주면 덧나냐. 후딱 올라갔다 내려와서 집으로 도망와야지. 아...이젠 자야겠다. 내가 이렇게 일찍일찍 자는 애가 아닌데 요즘은 12시에 잠을 자도 7시에 잘 못일어난다. 그나마의 저질체력마저 고갈됐나. 잠자면서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 드뷔시의 음악이나 상상하면서- 따뜻한 바람 부는 들판에서 낮잠을 자야지. 사실은 밤잠이지만.


,

to. 니룡언니-예매완료



<서울시향 비르투오조 시리즈 I>
3월 2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저녁 8:00

지휘: 키릴 카라비츠
협연: 김선욱(피아노)
프로그램: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

 □ 지휘 : 키릴 카라비츠 Kirill Karabits, conductor
2009/10 시즌부터 키릴 카라비츠는 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로 활동하게 된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의 수석객원지휘자를 역임하였으며,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활동하였고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서 이반 피셔와 긴밀한 음악적 관계를 구축했다. 오페라 지휘자로서 지난 시즌 그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제네바 오페라와 야나첵의 ‘브루섹씨의 모험’으로 데뷔했고, 런던 필하모닉의 연주로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오페라와 ‘예프게니 오네긴’을 무대에 올렸다. 키릴 카라비츠는 키예프의 리센코 음악학교에서 지휘와 작곡을 공부하고 차이코프스키 국립 음악원에서 로만 코프만을 사사했다. 빈 국립음대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로 디플롬을 받았고, 슈투트가르트 국제 바흐 음악원에서도 헬무트 릴링, 페터 귈케를 사사했다.

□ 협연 : 김선욱(피아노) Sunwook Kim, piano
18세의 나이로 세계적 권위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2006)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이 콩쿠르 40년만의 최연소 우승자이자 아시아 최초 우승자다. 그는 앞으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로열 스코티쉬 국립 오케스트라, 로잔 체임버 오케스트라,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그는 런던 필하모닉, 할레 오케스트라, BBC 웨일즈 국립 오케스트라, 아스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BBC 필하모닉과 한국 투어 연주를 가진 바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교수를 사사했다. 김선욱은 독일 에틀링겐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층 R석(빨강)과 S석(파랑)은 다 팔렸엉.
색깔이 남아있는 건 티켓링크 오류난 듯.
교향곡은 2층이어도 되는데 피협때문에 1층으로 했어.
우리 좌석 등급은 A석(노랑)

 
-------------------------------------------------------------------------------------------------------


<2009 교향악축제>

 


  4월 3일(금)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 / 미정  협연 / Vn.스테판 재키브
  4월 4일(토) 대전시립교향악단 지휘 / 에드몬 콜로메르 협연 / Pf. 김태형
  4월 5일(일) 전주시립교향악단 지휘 / 강석희 협연 / Vc. 고봉인
  4월 7일(화) 대구시립교향악단 지휘 / 곽 승  협연 / Pf. 김 원
  4월 8일(수) 울산시립교향악단 지휘 / 김홍재 협연 / Vn. 백주영
  4월 9일(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 박은성 협연 / Vn. 서민정
  4월10일(금)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 서현석 협연 / Pf. 허승연
  4월11일(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 / 제수스 아미고 협연 / Fl. 윤혜리
  4월12일(일) 청주시립교향악단 지휘 / 조규진 협연 / Va. 김상진
  4월13일(월)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 / 미정 협연 / Vn. 김현지
  4월14일(화) 창원시립교향악단 지휘 / 정치용 협연 / Bn. 이민호
  4월15일(수) 충남교향악단 지휘 / 김종덕 협연 / Vn. 양고운
  4월16일(목) KBS교향악단 지휘 / 미정 협연 / Pf. 김규연
  4월17일(금) 수원시립교향악단 지휘 / 김대진 협연 / Pf. 임동민
  4월18일(토) 제주도립교향악단 지휘 / 이동호 협연 / Hp. 곽 정
  4월19일(일) 원주시립교향악단 지휘 / 테오 월터스 협연 / Vn. 김현아
  4월21일(화) 부산시립교향악단 지휘 / 알렉산더 아니시모프 협연 / Pf. 유영욱


이 중에서 우리가 갈 건 4월 3일(금) 부천필 공연. 프로그램은..

R. 슈트라우스 / 교향시 “돈 주앙” Op.20
R. Strauss / "Don Juan", Op.20

멘델스존 /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F. Mendelssohn /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

멘델스존 / 교향곡 제4번 A장조 Op.90 "이탈리아“
F. Mendelssohn / Symphony No.4 in A Major, Op.90 "Italian"


장소는 똑같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좌석등급은 R석
콘서트홀 전체적인 좌석배치는 첫번째 사진 참고하삼.

,

090208. for Four Pianos


2009/01/08 - [cantabile/classical] - 090107. for Viola and Piano
서로 바쁜 일정을 딛고 또 언제 볼 것 인가(혹은 볼 수는 있을 것인가)..했으나 의외로 빨리 만났다. @@~




이 날의 테마는 최소 피아노 2대에서 4대까지를 위한 곡들로, 그랜드 피아노 4대가 배치되어 있는 모습은 눈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닌데다가 그냥 그 자체로 멋져서 인터미션때 사진 한 방 찍으려다가 너무 뻔뻔하게 디카를 꺼낸 나머지 딱 걸려서 제지. 흑. ㅠ_ㅠ 근데 공연중엔 이해가 가는데 인터미션때의 빈 무대를 찍는 것도 안 되는 이유가 뭐지.

처음 프로그램을 보고는 윽; 현대다..싶어 부담을 느꼈지만 생각보다는 접근이 편했고, 딱 한 곡은 좀 난해하긴 했어도. 그 중엔 이걸 반드시 피아노 4대로 작곡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있었다. 중간중간 돌아가며 휴지파트가 있거나 혹은 같은 파트의 소리를 더할 뿐, 4대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곡은 없어서 3대였어도 크게 다르진 않았겠구나 싶은 느낌. 또 하나는, 1층 맨 뒤 좌석이었기 때문에 어차피 소리는 다 비슷하게 날라와서 잘 모르겠지만 연주자들이 곡마다 자리를 바꾸는 걸 보면 그냥 바꾸는 건 아닐테고 소리의 조화를 고려한 part별 배치가 있는 걸까 했다.

앵콜 곡 연주가 참 좋았는데, 친구나 나나 많이 들어 본 곡이라 어버버버- 하면서도 끝내 곡 이름을 떠올리지 못했다. 집에 와서도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으나 뭐 조금이라도 알아야 검색이 먹히지. 별 수 없이 공연기획사 홈페이지에 가서 질문을 올렸더니 다음날 아침 달린 답변.


어제 앵콜로 들려드린 곡은 하차투리안의 '칼의 춤(Sabre Dance)'을 
중국계 미국 작곡가인 N. Jane Tan이 편곡한 작품입니다.


바로 이 곡 ↓



오홋- 세이지 오자와는 저렇게 지휘하는구나..@@
공연에서는 이 곡을 피아노 4대로 연주한 건데 분위기 좋았음.

,

이게 얼마만인가...-_)

바이올린 교수님' s sister의 리싸이틀이 있어서,
갈래? 네-

저---엉말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문득 문득 한곡씩 만날때마다 아... 좋다.. 좋아.. 점점 좋아.
오늘 들은 건 소나타 13번. 작품번호 27의 1번.
한달에도 수없이 열리는 초대장 남발의 독주회중 하나려니 하고, 거의 기대를 안하고 간 거였는데,
이 밀고 당기는 리드미컬한 긴장감,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아티큘레이션 아.. 좋다 좋아.
연주자가 반복되는 부분에서 계속 실수하면서 컨트롤을 놓치기 전까지는 정말 좋았다. 아 아쉬워라.

리스트 순례의 해도 실연으로 들은 건 처음이었는데(아닌가? -_-a) 
오늘 들은 건 Les jeux d'eau a la Billa d'este. 에스테 별장의 분수.
정말 물이 방울방울 곱게 부서져 내리듯이 음이 쏟아지는데 아우.. 아우.. 좋구나 좋아.

앵콜곡도 좋았고(이건 뭔지 알아봐야겠지만)
연주회가 끝나고 음악분수도 잠깐 즐기고.

마치 버석버석 말라있던 오아시스에 분무기로 물을 살짝 뿌려놓은 느낌이다.
이게 어중간하니 오히려 결핍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아....흠뻑 적셔져서 가라앉고 싶어라....




,
|  1  |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