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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바스 알 아히요. Gambas al Ajillo 2016.11.13
  2. 스트라스부르에서 파리로 2016.11.13

감바스 알 아히요. Gambas al Ajillo

롯지팬을 사고 늘 스테이크만 구워먹다가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만들었다. 애초에 롯지팬을 산 이유가 이거 해먹으려고 산 거였다. 막상 사고 보니 용도가 딱 들어 맞지는 않는 것 같아 베이비웍도 샀지만.



ver.1

무쇠팬의 놀라운 장점. 여전히 끓고 있다. 물론 그래봤자 올리브유라 이렇게 절절 끓는것 같이 보여도 다른 식용유 끓는것만큼 뜨겁지는 않다.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음. 말 그대로 살아있던 생새우로 만들다보니 머리까지 먹으려고 안뗐더니 너무 안예쁘다. 색깔도 벌겋고 새우깡 포장지에 그려있는 새우처럼 휘었다. 못생겼어. 못생긴 요리는 슬프다ㅠㅠ 하지만 맛은 기가 막힘. 냉동실에 있던 깡빠뉴를 데워 올려먹고, 뜨끈한 기름에 찍어 먹으니 기가 막히게 맛있어서 막 울면서 먹음 ㅋㅋㅋ 거기다가 새우 머리까지 넣었더니 오일이 엄청 고소하다.


하지만 못생겼어 ㅠㅠ 이건 아니야. 그래서 다시 해먹음 ㅋㅋㅋㅋ



ver.2 역시나 생새우로. 대신 이번엔 알맹이만 넣었다. 이렇게 해야 원하는 비주얼이 나오는구나. 엄빠용과 내 꺼 두 개를 동시에 해서 그랬나 너무 졸였네 ㅋ 기름이 너무 없어 ㅋㅋ 너무 맛있어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ver.1에서 마늘을 다져서 넣었더니 향도 좋고 맛도 좋았지만 비주얼이 지저분해지길래 이번엔 편으로 썰어넣음. 이거해먹으려고 바질 키웠는데 파스타 해먹고 카프레제 샐러드 해먹느라 다 뜯어먹었을 때라 조금밖에 안 남아서 빈약하다.

 


모히또도 한 잔 만들어 곁들임 ㅎ



ver.3 이건 엄빠용. 머리 몰빵했더니 기름이 붉다 ㅋㅋㅋ 새우향은 이쪽이 확실히 강하다. 난 새우향이 너무 강한것 보다는 적당히 조화된 게 좋고 기름이 맑고 깨끗한 느낌이 남아있는게 좋아 머리를 안넣는게 취향. 페페론치노를 너무 넣었는지 엄빠는 맵다고 하심. 곁들임 빵은 치아바타. 엄마가 귀찮다고 가위로 잘라서 압축된 상태다.



그리고 한 달 후, 또 해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er.4 이 날은 정말 펄떡펄떡 뛰는 새우를 손질하느라 애먹었다. ㅠㅠ 자세하게 서술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잔인한 과정이었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빵은 깡빠뉴.

 

사진을 쭉 보니 새우를 많이 넣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오일을 좀 적게 넣는 경향이 있구나. 기름 남기는 걸 싫어해서 그렇긴 한데, 역시 새우가 잠길 듯 말 듯 해야 맞는 것 같다. 두 개를 동시에 하느라 바질도 너무 일찍 넣었군. 마지막에 넣어도 충분한데.

 

원래도 간단한 요리지만 이제는 손에 익어서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게 할 수 있다.


직장 동료가 나혼자산다에서 박나래가 하는 걸 보고(난 못봤음) 간단한 버전으로 만들어 먹었다고 하는데 카놀라유를 써서 마늘이 다 탔다고 했다. 나는 이 요리는 정말 간단한만큼 제대로 재료를 써서 해먹기를 권하고 싶다. 그래봤자 필요한 건 올리브유, 새우, 페페론치노, 후추, 소금, 마늘, 바질이 끝이다. 이왕이면 올리브유는 엑스트라 버진으로, 새우는 생새우로, 후추는 분말말고 직접 갈아 쓰는 걸로, 바질은 생바질로 하기를. 기름의 특성상 재료의 수분은 보존해주고 향은 살려내 신선한 재료를 쓸 수록 재료가 뿜어내는 맛과 향의 조화가 기가 막힌다. 한번 바질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말린 바질과 섞어 썼는데 만족도가 확 떨어졌다. -_-

 

다만 후추는 높은 온도의 기름에 끓이거나 튀기면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다고 하니 조리가 끝난 후 넣는 것이 좋겠다.

 

 

+R.E.C.I.P.E+

 

1. 새우에 후추와 소금으로 밑간을 한다고 하는데 나는 나중에 간을 맞춘다. 그냥 이쑤시개로 새우 등 따고 배따서 내장인지 똥인지 깨끗하게 빼내고 준비. 예쁘게 하려면 머리 꼬리 다 떼야 동그랗게 예쁘게 말린다. 꼬리는 남겨둬도 괜찮다.

 

2. 올리브유를 적당량 부은 후, 중불로 해 두고 살짝 온도가 올라오면 편으로 썬 마늘과 페페론치노를 넣는다. 마늘은 다져서 넣어도 괜찮다. 어차피 다 먹는다. 페페론치노는 3~4개 정도면 적당. 3등분정도 잘라서 씨까지 넣는다.

 

3. 마늘주변이 지글지글해지면 타지않도록 약불로 줄이고 마늘향을 낸다. 마늘이 살짝 투명하게 익어가면 새우를 넣는다.

 

4.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맛을 본다.

 

5. 마무리로 생 바질을 넣는다. 파슬리보다는 바질이 내 취향. 그래도 파슬리 가루 같은 거 있으면 1T 정도 같이 넣는다.

 

끝.

 



롯지나 베이비웍이나 관리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난 이쪽 스타일이 잘 맞는듯, 어떤 요리를 해도 눌러붙은 적 없고, 관리도 귀찮지 않다. 오히려 요리해먹은 후에 깨끗이 닦아놓고 기름 먹여놓는 과정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기분 좋아진다. 난 이쪽 스타일이 잘 맞는듯, 어떤 요리를 해도 눌러붙은 적 없고, 관리도 귀찮지 않다. 오히려 요리해먹은 후에 깨끗이 닦아놓고 기름 먹여놓는 과정이 즐겁다. 좋은 도구는 결과도, 과정도 즐겁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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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부르에서 파리로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을 나와 이제 주변을 좀 둘러본다. 성당 앞에는 시즌에 맞게 크리스마스 상품들로 가득하다. 나는 이런 걸 사는 취미는 없으므로 그냥 눈으로 보지만 또 이렇게 어느새 1년이 지나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니 왜 이런 취미가 없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트리나 스노우볼 같은거 하나 샀으면 좋았잖아. 나는 여행 내내 무언가 기념이 될 만한 것을 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 여행지의 특색을 담은 것. 그러나 결국 그런 걸 좀처럼 사지 못한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에펠탑 옆에 있는 빨간 트리가 예뻐보인다. 재질은 모르겠으나.


 

성당 앞에는 쿠키와 캔디를 파는 상점이 꽤 많았고, 맛을 보면 맛있는것도 알겠는데 여기가 마지막여행이 아니라 거의 출발점이다보니 여행 내내 뭘 들고 다닐 수가 없다. 그럴싸한 물건을 볼 때마다 머리속에 선물로 주고 싶은 사람들이 떠올랐지만 여행초반이라 모두 짐이라는 생각에 아무것도 사지 못했다. 결론적으로는 잘 한 일이었다. ㅋ 유럽여행에서는 꼭 필요한게 아니라면 선물은 마지막에.


 

 

사람들이 흔히 여행기념선물로 사오는 게 이 마그넷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계속해서 이것도 선물로 살까말까 내내 고민. 값도 싸고 부피도 작으니까, 여행지의 정서도 전달할 수 있을테고. 하지만 난 자석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엄청난 실물을 보고 아직 그 감동의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인데, 그 모습을 흉내낸 1유로짜리 자석을 보면 조잡하게만 느껴져 역시나 이것도 제낌. 그냥 사진으로만 남기기로 한다.

 


클레베르 광장의 동상 아래에는 사람들이 한동안 켜놨을법한

파리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흔적이 남아있다.



꽃과 초. 각각의 불을 밝혔을때는 의미있었겠지만 전날 비가 왔기 때문에 지저분한 상태다.


 

우리는 스트라스부르역에 있는 PAUL에서 빵을 산다. 돌아다니는동안 들어가서 먹고 싶은 곳이 없으면 최후의 보루로 폴에서 빵을 사다 먹자고 했는데 결국 그렇게 됐다 ㅋ 이 사람들처럼 앉아서 먹지 않고 사서 호텔로 갔다. 쇼케이스도 찍었고 내가 산 빵도 찍었지만 하드가 날라가서 반은 날라가고 반은 복구되었다. 그래서 그 사진들은 없다. ㅋ


 

하나는 긴 바게뜨 샌드위치였는데 기가막히게 맛있었고, 다른 하나는 이거였다. ㅋ 둘 다 맛있었다. 다음에도 또 먹을 곳을 정하지 못한다면 이 곳을 보험으로 하자고 했으나, 이후로 만나는 수많은 PAUL들 중에 여기가 우리가 사먹은 유일한 PAUL이었다.

 

 

차를 끓여 빵과 맛있게 브런치를 먹고, 12시쯤 되니 체크아웃 독촉이 들어온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첫 체크아웃을 했다. 두시 반쯤 SNCF를 타고 파리로 가야해서 시간이 좀 남기 때문에 캐리어를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우리는 스트라스부르 시가지를 더 돌기로 한다. 길거리에 있던 과일. 사먹을까 고민했으나 결국 사먹지 않음. 어찌나 알뜰하게 다녔는지 ㅋ 반짝반짝하는 사과가 조금 궁금했다. 

 

스트라스부르를 정말 지겹게 돌아다닌다. 두바퀴쯤 돌았나? 부지런히 걷고 열심히 보고 나니 이제 스트라스부르는 다시 오지 않아도 될 만큼 다 봤다 싶다. 여길 길게 잡지 않은 것이 아쉽지 않다. 대성당의 야경이 조금 궁금하긴 해도 야경이냐 새벽이냐 하면 우린 새벽이니까 매우 만족. 프랑크푸르트에서의 고난이 다 사라지는 곳이었다.

 


하도 오래되어 이게 어디인가 고민했지만 찍힌 시간대를 보아 Gare du Nord 역인듯. 빠리북(北)역. 도착하자마자 감격스러워서 사진 찍었을텐데 역시나 날라감 ㅋ 복구된게 다행이라 이것도 감지덕지했는데 포스팅하려다보니 많이 날라가긴 했구나. SNCF 표시가 저 멀리 보인다. 독일에서 넘어올때 고생했기 때문에 교통수단을 제 시간에 제대로 타는 것에 예민하게 신경쓰게 되었다. 이제 지하철로 갈아탄다.


 



서울지하철보다 조금 더 복잡한 파리지하철. 우리 숙소는 듀플레Dupleix역이기 때문에 환승을 해야한다. 하긴 저 노선에서 어디서 어딜가든 환승 안하기가 쉬울까.

 

노선도를 찬찬히 보니 샤틀레 라거나, 생 라자레 라거나, 생 폴 등등 한 번이라도 지나갔거나 내렸던 역은 모두 기억이 나고 반갑다. 이게 지나가거나 내려서라기보다는 지하철안에서 안내방송을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생소한 외국어가 문자와 함께 결합되어 음성으로 각인된 효과.

  

 

문제는 이거다. 욕나오는 계단. 에스컬레이터 그딴거 없다. 우리는 캐리어를 덜컹덜컹 끌기도 하고 번쩍번쩍 들기도 하며 열심히 내려간다. 여행자에겐 시간이 금이라. 조금이라도 빨리 숙소에 가고싶다. 농담아니라 그냥 계단에서 캐리어를 던져버리면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와우. 말로만 듣던 수동개폐. 혹시 못내리게 될까봐 다른 사람들 내릴때 어떻게 하는지 열심히 지켜봤으나 결국 도움을 받았다 ㅋ 저 레버를 위로 제끼면 뻑-푸슉- 하는 소리가 나면서 문이 열린다. 처음엔 헉- 하고 놀랐지만 엄청 익숙하게 하게 된다 ㅋ


Dupleix 역이다! 지금 기억으로는 한번 반대방향으로 갔다가 온거 같은데 오래되어 가물가물하다. 회전문처럼 돌아가는 출구Sortie도 신기하다. 나라마다 다른 지하철 출구방식. 역시 사진은 날라갔다.



역을 나와 지하철이 저 교각을 건너는 순간을 찍으려고 잠깐 멈춰서 몇번이나 찍었는데 ㅋ 성공했는데 사진이 날라갔는지, 이거 찍고 됐다 싶어 포기한건지 모르겠다. 지금 발견했는데 사진의 건물 지붕 위로 에펠탑의 맨 윗부분이 보인다 ㅋ 파리다 파리. 우리는 무사히 파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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