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예매한 공연스케줄


[예매한 공연]

01월 29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부천필 슈만&브람스 페스티벌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77/슈만 교향곡 2번

02월 26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부천필 슈만&브람스 페스티벌
슈만 가곡 미르테의 꽃/슈만 가곡 시인의 사랑/브람스 교향곡 1번

03월 11일 목요일 20:00 예술의 전당
The Great 3B Series 수원시향&김선욱
베토벤 협주곡 1번/베토벤 교향곡 1번/베토벤 교향곡 8번

04월 13일 화요일 20:00 예술의 전당
교향악축제 대전시향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말러 교향곡 5번

07월 21일 수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임헌정 지휘, 주희성 피아노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텔 서곡/슈만 피아노 협주곡/브람스 교향곡 3번

09월 16일 목요일 20:00 예술의 전당
서울시향 명협주곡 시리즈
미코 프랑크 지휘. 김선욱 협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10월 01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임헌정 지휘, 한동일 피아노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슈만 교향곡 4번

11월 03일 수요일 20:00 예술의 전당
서울시향 말러시리즈
정명훈 지휘. 라두 루푸 협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말러 교향곡 1번 "거인"

11월 26일 금요일 19:30 부천시민회관
임헌정 지휘
브람스 교향곡 4번/브람스 애도의 노래/브람스 운명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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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완료




3월 11일 목요일. Great 3B Series, 수원시향&김선욱-좌석등급은 S
4월 13일 화요일. 교향악축제 대전시향-좌석등급은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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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교향악단 베토벤 사이클


[경기도 문화의 전당] Beethoven Cycle

2010년 02월 10일 수요일 19:30 198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임동민 협연
베토벤 서곡 "코리올란"/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베토벤 교향곡 7번

2010년 03월 09일 화요일 19:30 199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선욱 협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베토벤 교향곡 1번/베토벤 교향곡 8번

2010년 05월 11일 화요일 19:30 201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손열음 협연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베토벤 교향곡 6번

2010년 06월 03일 목요일 19:30 202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소옥 협연
베토벤 레오노레/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베토벤 교향곡 4번

2010년 09월 17일 금요일 19:30 203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벤 킴 협연
베토벤 에그몬트/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베토벤 교향곡 5번

2010년 10월 12일 화요일 19:30 204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규연 협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베토벤 교향곡 3번

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19:30 205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대진,김민재,김민지 협연
베토벤 3중 협주곡/베토벤 교향곡 2번

2010년 12월 07일 화요일 19:30 206회 정기연주회
김대진 지휘/김대진 피아노
베토벤 교향곡 9번/베토벤 코랄환타지




[예술의 전당] Great 3B Series-Beethoven

2010년 02월 11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임동민 협연(pf)
2010년 03월 11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김선욱 협연(pf)
2010년 05월 13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손열음 협연(pf)
2010년 06월 10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
2010년 09월 18일 토요일 김대진 지휘/벤 킴 협연(pf)
2010년 11월 17일 수요일 김대진 지휘
2010년 12월 09일 목요일 김대진 지휘&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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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No Reply



어떤 티비프로그램에서 조영남이 김민기를 평하기를 영혼의 결이 고운 사람이라고 했다. 조영남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김민기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지만, 저 표현이 워낙 좋아서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요 며칠 계속 낚시바늘처럼 나를 꿰고 있다. 말에는 힘이 있다더니 정말 영혼이라는 거에는 결이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영혼은 몰라도 목소리에는 결이 있다. 아니 다시 정정하자. 결이 좋은 목소리가 있다. 매끈하게 쭉 뽑아낸 목소리도 있고, 거칠지만 소박하게 빠져나가는 목소리도 있고,,,온갖 다양한 목소리는 그 나름대로 인기가 있지만, 그 중에도 섬세하고 고른 결이 가지런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있는데... 아무래도 나는 이런 목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 해에는 상반기 슈퍼주니어-_- 하반기 2PM의 구도를 (외적으로는) 표방했지만 사실은 페퍼톤스+노리플라이의 조합이었는데 해가 바뀌어도 노리플라이를 좀 더 듣고 싶어서 페퍼톤스 3집을 미뤄두고 있다. 한때는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였던, 가장 노래 잘하는 가수라고 생각했던 조규찬의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가늘어지고 기교로 기울어 4집을 경계로 내 취향의 범위를 벗어난 이후 만난 가장 마음에 드는 목소리. 그리고 아... 노래 정말 잘한다.
게다가 이 앨범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곧고 긍정적인 에너지. 아... 좋구나.


듣고 있으면 손끝으로 두피를 조근조근 눌러가며 머리를 시원하게 감겨준 후 선선한 바람으로 머리카락이 한올 한올 날릴 때까지 말려서 촘촘한 빗으로 가지런하게 빗고, 날이 잘 드는 가위로 짤깍짤깍 머리끝을 다듬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간혹 옛날 노래는 참 좋았는데 요즘엔 왜 그런 노래가 드문지 모르겠다는 불평을 듣곤 하는데, 요즘도 좋은 노래는 꾸준히 나오는 것 같다. 좋은 노래의 비율은 비슷한데 전체의 절대량이 너무 커져버려서 그 중에서 얼마나 찾아낼 수 있느냐의 문제인지도.... 혹은 더 이상 찾지 않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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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30. 예술의 전당. 베토벤 교향곡 9번.



연말이고, 방학인데 여전히 바쁘다. 작년까지는 연말&방학에 노느라, 먹느라 배터지도록 바빴는데 올해는 그냥 평소와 똑같이 바쁘다. 이게 뭥미 --_-- 방학, 그게 뭔가효. 학교만 안가면 방학인가효. --,.--

오늘도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일단 지금 입 안의 아말감-_-을 모두 금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60%가 끝났다. 비율로 말하니 한 스무개 되는거 같지만 -_- 걍 굳이 계산해보자면 그렇다는 얘기. 이것도 다다음주 되면 다 끝나겠지. 돈도 돈이지만 시간과 수고가 꽤 든다. 그래도 내심 찝찝했던 점이었고 언젠가는 할 거였으니 뭐.... 이것도 다 방학이니까 가능한 거기도 하고. 다 끝나면 마음은 가뿐할 듯. 물론 통장도 가뿐해지겠지만;;;


호주에서 사촌동생이 와 있는 동안 수학을 봐주고 있다. 얘가 호주로 다시 갈 때까진 바쁠 듯. 당연하지만 수학책이 영어로 되어 있다. 뭐 그래봤자 수학문제라 해석은 어렵지 않으나 용어를 새로 익히고 있다. --_-- 특히나 분수를 말할 때 우리말과 영어는 반대로 말하기 때문에 서로 매우 헷갈려한다.

그리고 오늘의 연주회. 드디어 연주회 얘기. 몇 달 전부터 가기로 계획/약속 했던 것으로 기대가 꽤 컸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하나도 안나고 연말 분위기는 더더욱 안나는 요즘이지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만큼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연말을 마무리 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예전의 누군가가 합창교향곡을 두고 말하길, 환희의 송가 하나를 들으려고 3악장을 참아야 하는 곡이라 싫어한다고 그랬었는데.. 맞다. 4악장이 확실히 클라이맥스긴 하지. 그래서 1,2,3악장을 더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서울시향은 음.. 글쎄. 난 3악장까지는 좀 지루했다. 합창은 좋더라. 목소리들이 꽤 좋았고 좀 더 가까웠으면 더 좋을뻔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층은 처음 앉아보거나 끽해야 두번째였을텐데 2층치고는 소리가 괜찮다.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어..


합창...하니까 베토벤 바이러스가 생각나는데, 그 드라마 자체는 참 별로였고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딱 좋아하는 장면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신분을 숨기고 오디션을 본 서혜경씨가 연주회에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을 치던 장면. 거기에서는 나도 모르게 울컥 하고 눈물이 쏟아져 나와서 꿀럭꿀럭하고 울었다. -_-  그리고 또 하나는 합창 교향곡만 하려고 하면 늘 불운에 악운이 겹쳤던 강마에가 합창단 없이 9번을 연주하던 장면. 환희의 송가가 막 시작되는 부분에서 양 사이드로(맞나?) 합창단이 노래를 하면서 들어온다. 오글거리는 연출이지만 뭐 어떤가. 이 곡에는 그런 극적인 에피소드가 어울린다.

연말을 합창교향곡으로 보내는 건 처음이라 이번에 듣고 좋으면 연례행사쯤으로 자리 잡으려고 했었는데 오늘 공연이 그다지 베스트는 아니었기 때문에 내년에 여건되면 한 번 더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말란다. 칸타타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미사곡 등으로 보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그나저나 오늘 밤은 누구의 합창을 들을 것인가.... 끄응... 카라얀의 푸몽칸 라이브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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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잭슨, 합창의 밤


마이클 잭슨이 지구별을 떠났다. 뒤늦은 얘기라 뭔가 새삼스럽지만.

오랜만에 나오키.net에 들어가봤더니 예전 홈피는 비번을 까먹어서-_-방치중이래고 델문도 홈피의 서브 블로그로 사장블로그-_-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한 포스트는 과거회상모드인데, 세 사람만 오면 델문도 장사 접어야겠다고 농담처럼 말했단다. 그 중 두 사람이 마이클 잭슨과 노무현대통령이라고. 그래서 나머지 한 사람은 밝힐 수 없지만 그 사람이 잘 살고 있나 왠지 걱정되서 가끔 확인해본다..뭐 이런 글이 있었다.

마지막 부분은 사실 자신없다. 읽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렇게 흐릿할까. 나는 디지털치매임이 분명하다. ㅡ_-)y~


내가 어렸을 때는 브레이크 댄스가 유행이었기 때문에 문워크 한 번만 해주면 강호평정이었다. 대부분은 평지에서 문워크가 안되니까 로라장에서 뒤로타기를 했지만 -_) 초딩들의 눈에 비친 마이클 잭슨은 뭔가 멋진 동작을 하는 사람. 나 역시도 마이클 잭슨을 계속 그렇게 가수로보다는 퍼포먼스와 연결지어서 생각했다. 내가 그를 가수로서 생각한 것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였는지 전영혁의.. 그 프로그램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하여간 디제이가 에피소드 하나를 이야기했을 때였다. 마이클에게 친구이자 멘토와도 같았던 다이애너 로스가 그에게 말하기를, 이제는 싱어송라이터의 시대가 올 것이다. 가수는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곡을 쓰고 노랫말을 붙여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해야 한다. 뭐 이런 말을 했고 마이클은 이후 작사 작곡을 하게 된다. 이것도 역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다이애너 로스가 아니라 퀸시 존스였을 수도 있다. 그도 아니면 하여간 유명한 누군가였을 것이다;;;

이 말은 나한테 콕 박혀서 나는 최근 슈퍼주니어와 2PM에 홀릴 때까지는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싱어송 라이터만을 좋아하게 된다. 일부러 고른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그러나 정작 그 모티브인 마이클 잭슨은 듣지 않았고, 제대로 앨범 한 장을 처음 들은 건 고등학교때였다.

1학년 때였는지 3학년 때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워낙 학교 분위기가 니 반이 내 반이고 좁은 공간에서 자주 보다보니 다 내 친구가 니 친구고 그랬다.
그래서 정작 나랑은 단 한번도 같은 반이었던 적 없는 건너반 K의 마이클 잭슨 예찬을 듣게 된다. 뭐라고 말했는지도 기억 안 나는데 그냥 그 말을 듣고, '저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마이클 잭슨 한 번 들어봐야겠군-' 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팔랑) 거기다가 아마도 015B 정석원이었을 텐데 라디오에서 이 앨범을 두고 말하기를, 프로듀싱에 있어서 놀라운 기술적 진보를 이루어냈는데 듣고 있으면 왼쪽→오른쪽→왼쪽→오른쪽에서 소리가 번갈아나는 것이 아니라 왼쪽→정수리→오른쪽→정수리→왼쪽으로 소리가 옮겨다니는 걸 느낄 수가 있다는 말에 홀랑 낚여서(팔랑팔랑) --_--
당시 가장 최근 앨범이었던 「Dangerous」 CD를 샀다.




이걸 한번 더 싸고 있던 겉껍질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세월이 하도 오래돼서 없다.
아마 그 겉껍질을 씌우면 마이클의 눈부분만 드러나게 되어있었을 것이다.



K가 그렇게 극찬을 했던 만큼 내 기대도 한껏 올라가 있었지만 사실 앨범자켓에서 뭐야 이건;;;...스러웠던 데다가 울먹거리는 듯한 소리, 가사도 뭔가 오바스러운 반면 희한하게도 시종일관 비트는 단순한 것이 내 취향과는 잘 안맞아서 끝내 좋아지진 않았다. 그런데 내가 이 앨범에서 유일하게 숨 죽이고 듣게 되는 부분이 있어 딱 그 부분만을 듣기 위해 몇 번이고 ◁◁ 를 눌러 앞으로 돌렸다. 

어렸을 때부터 꽤 들었지만 아마 단 한 번도 집중해서 들어본 적이 없어서, 또 그렇게 부분만 끊어서 들어본 건 처음이어서, 대체 이게 뭐였더라 했던 Will You Be There? 라는 곡의 intro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코러스 부분이었다. 어느날 9번을 듣다가 아아? 여기였구나! 했을땐 어찌나 한심하던지. -_- 당시 갖고 있던 카라얀 버전과는 (당연하게) 달랐기 때문에, 뭘 알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뭔가를 더 알고 싶어 속지를 샅샅이 읽어봤으나 알 수가 없었다.

생각난 김에 검색해봤더니 조지 셸&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버전이라고 한다. 




그런 것치고는 많이도 들었고, 속지도 참 많이 펼쳐봤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영어로라도 뽕을 뽑아야 겠다는 생각에;; 가사도 얼추 외웠던 거 같다;;
스카치 테입으로 붙이고도 모자라 스테이플을 빼고 실로 해놨다.



초저녁에 뻗어서 잠을 실컷 잤더니 잠도 안오고 갑자기 합창 교향곡이 듣고 싶어, 텐슈테트반을 끼고 누웠는데 굿초이스가 아니어서 벌떡 일어나 푸르트뱅글러 씨디를 끼는 와중에 갑자기 마이클잭슨 생각이 났다. 합창교향곡 얘기 쓸라 그랬는데 벌써 글이 이렇게나 길어져버렸네. 오랜만에 들으니 합창부분은 그저 그렇고 마이클잭슨은 와방 좋더라! 이러면 차라리 뭔가 글을 맺기가 쉬울 텐데 그건 진실이 아니고.... 많이 좋아했으면 많이 슬퍼했을텐데 그것도 아니고. 나에게 마이클잭슨은 뭔가 미적지근한 존재다. 

스읍-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런 여러가지 의미를 섞어 오랜만에 댄저러스나 한 판 듣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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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mann: Piano quintet op.44 & String quartet op.41



몇 년 만에 듣는 슈만 피아노5중주 & 현사인가!!!
딱 짧게, 얼마만의 뭐뭐인가! 로 끝나야 되는 문장인데 뭐뭐에 들어간 게 기니까 글맛이 떨어진다 -_-
그리고, 몇 년 만이 아닌 게 대체 뭐냐. -_- 몽땅 다 몇 년만에 듣는단다.


근데 이건 어쩔 수 없는 게 누굴 빌려줬다가 그 사람과의 관계가 끝나면서 돌려받을 수 없게 된 경우다. 내 손을 떠난 씨디지만, 나름 좋아하는 곡이고 그보다는 좋아하는 연주라, 생각나서 찾을 때마다 으윽거리다 얼마전에 풍월당에 갔을 때 폐반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더 늑장부리다간 영영 빠이빠이겠구나 싶어 인터넷을 뒤져 딱 한 장 남아있던 걸 건졌다. \(´ ∇`)ノ

지난 달 티비 켤 때마다 7인의 음악인들-이라고 해서 김선욱,양성원,송영훈,정명훈,최은식,김수연,이유라의 공연광고가 계속 나왔는데, 그 배경음악이 이 슈만 피아노 5중주라 더 듣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슈만이 가장 행복했을 거라 말들 하는 시절, 클라라와 결혼하고 나서 작곡한 음악. 시원하게 총주로 시작해 첼로와 바이올린이 주제를 연주하며 주거니 받거니 어우러지는 5중주부터 풍부하고 아름답지만 중간중간 긁어내리며 불협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현사까지 다 들으면 왜 고전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결국 실내악으로 귀결되는지를 알 것 같다.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도 어찌나 실내악 예찬이 줄줄이 이어지는지. 내 경우엔 좀 다를 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씨디자켓 그림은 Caspar David Friedrich의 그림이다. 이 사람 그림 중에는 베토벤 후기 피아노소나타 길렐스 반의 표지로 유명한 「북극해」가 있다. 프리드리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 연주에서 피아노를 친 폴 굴다는 프리드리히 굴다의 아들이다. 굴다는 천재라고들 하지만 이름이 비슷한 굴드가 쫌 더 유명하기 때문인지 굴드 짝퉁처럼;;; 인식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부석사 갈 때 WTC를 프리드리히 굴다 버전으로 들었는데 터치에서 재즈 냄새가 나더라.
클래식은 피아노를 칠 때 거의 손가락 끝으로 친다. 그래서 피아노 학원에서도 늘 달걀을 하나 쥔 듯한 모양을 해라 손톱을 심하게 짧게 깎아라- 가르치는 거고. 나 같은 경우에는 손톱모양도 그렇고 첫번째 관절이 힘이 없어서 칠 때마다 관절이 미세하게 한번씩 꺾였다 펴지기 때문에 맑고 단단한 소리를 내기가 힘들다. 반면, 재즈는 주로 손가락의 지문부분으로 치게 된다. 마치 건반을 훑어내리듯이. 그러다 보면 나게 되는 독특한 느낌이 있는데 이걸 설명하기에는 내 언어가 너무 짧고. 굳이 표현하자면 싱코페이션에 가깝긴 하겠다. 이거 말고도 여러가지 이유로 클래식 연주자가 완전히 재즈 느낌을 내기도 쉽지 않고, 재즈 치던 사람이 완벽한 클래식을 하기도 어렵다. 하여간 굴다의 WTC에선 그 느낌이 났다.

그 연주는 mp3 파일로 예전에 받은 건데 년도를 확인해보니 72년 녹음이다. 생각난 김에 검색, 과연 굴다는 30대 후반부터 재즈에 심취했다고 한다. (굴다는 30년생) 72년이면 완전히 재즈로 돌아섰을 때다. 내가 그냥 들어도 알아들을 정도니 굴다라고 하면 애증을 드러내는 클래식팬들이 이해가 간다. (말이 애증이지 욕하는 사람들도 있다-_-) 그나마 바흐곡이었으니 괜찮았지만 만약 다른 작곡가의 곡에서도 그런 터치가 느껴지는거라면...? 음...

그건 그렇고. 이 곡에 관해서는 두개의 연주를 가지고 있다. 발매되던 해에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찬사를 받았던 제헤트마이어 쿼텟 음반과 이 하겐 쿼텟인데 둘 다 좋다. 어느 쪽이 더 좋냐고 말하면 좋은 연주라고 생각하는 건 하겐인데, 좋아하는 건 제헤트마이어쪽이 조금 더. 하겐이 정석적이고 정확한 연주를 들려준다면 제헤트마이어는 어디서 툭 튀어나온 다크호스; 같은 연주를 들려줘...그러니까 만화책 유리가면에서의 두 홍천녀랄까; 한쪽만 꼽기 아쉽게 좋아 하겐을 듣고 나면 꼭 제헤트마이어까지 들어야 다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걸 들을때마다 아... 이젠 슈만을 좀 알아가 볼까...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 놈의 천성적인 게으름 때문에, 그리고 얕고 얇은 호기심 때문에 딴 거 듣다보면 계속 미루게 된다. 지금 내 책상 위에는 이번 여름엔 쇼팽을 좀 들어볼까? 라는 호기심에 쌓아 놓은 쇼팽씨디가 둘 넷 여섯...16장이구나. -_- 같은 높이로 책도 쌓여있다는 것이 이 비극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아흐-

여름 밤은 정말 음악을 듣기에 좋은 계절이다. 아쉽구나. 진작 진작 열심히 들을 걸. 후회의 콧물이 인중을 가린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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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10.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는 걍 아니 만나는 게 좋았을 것이다. -_-



(앵콜 바로 전에 번개샷- 물론 이러면 제지당합니다;;; 처음 해보는 짓이었음;;;)


하... 이건 뭐...
수원음악진흥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잊지 않겠다.
아니 그보다 지휘자 이름을 잊지 않겠다. -_-
관악악기 누군가는 삑삑거리고, 오케스트라는 희한하게 늘어져 축 쳐지거나 피아노의 발목을 잡고
피아노의 아고긱은 흐름을 뚝뚝 끊고... 으으으으으으....

아이팟에 오늘 레퍼토리를 안담아놨기 때문에 꾹 참고 집에 와서 리히테르 버전으로 듣고 있다.
이걸 다 들으면 아쉬케나지→소콜로프 버전을 들을 테다. 그러기 전에는 오늘 밤 잠을 못 잘 것 같다.


다 이상했지만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 
도대체 피아노가 왜 그렇게 쳤는지 이해가 안돼서 어어? 저랬나?? 싶어 집에 오자마자 악보를 보면서 들어봤다.
가장 이상했던 도입부분.


음... 역시 이상한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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