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모임, 신씨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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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시럽.
하나는 P의 생일 선물, 하나는 내 꺼.
이번엔 Extra Light 등급으로 사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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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삼겹살, 항정살, 또... 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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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항정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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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기- 갈매기살.

늘 내 저울의 한 쪽 끝을 잡아 주는 친구들-
하지만 요즘은 저울의 양쪽 끝 모두 많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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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쉬돈나, 봄날의 삼청공원, 천진포자


이 집의 최고 궁합은 언제나 치즈+해물+라면+야끼.......+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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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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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다~ 어흥~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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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김+참기름+밥.
집에 포장해 가서 해먹을 때는 들기름으로 볶는다. 그 쪽이 더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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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좀 꺼트릴 겸 삼청동 일대 산책하다 다다른 삼청공원.
그네는 비인기 종목?
잠시 후 저기 앉아 신나게 탔다.
사진은...... 너무 솔직하게 찍혀서. 우하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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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논다. 애들 노는 거 오랜만에 봤다. 어쩐지 마음이 흐뭇해(니가 왜) 한 컷.

쉬고 놀다가 다시 정독 앞으로. 또 먹으러-_- 나의 과식 의지가 불타오른 날. (sorry-)


왔다갔다 하며 음. 언제 한번 먹어야지... 어영부영하는 사이
어느새 맛집순례코스로 떠버린 천진포자.


고추씨 기름? 고추씨 볶음?
향긋하게 매콤한 냄새가 꽉 찬 위장에 식욕을 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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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야채지짐만두. 부추와 육수. 그리고 기름기;;;;로 되어 있다. 좀 부담스러웠지만 그렇게 느끼하진 않아 괜찮았슈. 꽁시면관의 지짐만두가 워낙 역치를 올려놔서 -_) (맛있었단 얘긴 아님. 내가 생각한 부추만두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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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자.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려서 내심 주문을 잊어줬길 바랬으나 나와버렸다. 뉴_뉴


배불러서 딱 한 개씩만 먹고 포장해 간 고기만두. 속을 가르면.....무서울 만큼 찐-하고 원초적인 맛의 고기가 들어있삼. 한 개 먹고 느끼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나..... 싸 와서 밤에 배고플 때 먹었더니 나름 괜찮더라. 역시 시장은 최고의 반찬.


삼국지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촉군이 무슨 강을 건널 때 물살이 너무 강하고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자꾸 일어나 건너지 못하게 되자 원인을 알아 본다. 이유인 즉슨, 전쟁으로 이 강에서 많은 병사들이 죽어 그 원혼들이 못 건너게 방해를 한단다. 누군가의 말이 귀신에게 사람 머리를 50구인가 바치면 잠잠해져 건널 수 있게 된다는데. 제갈량 생각에, 아무리 강을 건너야 하기로서니 어떻게 산 사람을 죽은 자에게 바칠 수 있겠는가 해서 밀가루로 사람 머리를 흉내내어 바치며 제사를 올리니, 귀신들도 속아서 물결이 잠잠해지고 강을 건너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그리고 그 밀가루 사람 머리가 만두의 유래라고 한다.

이해 안 갔다. 그때까지 내가 아는 만두는 모두 길쭉한 모양이었으니까. 아니, 설사 동그란 만두라고 해도 사람 머리 모양은 아닌데?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만두는 사람 머리를 보자기로 싼 형상이라고 한다.
아하- (무릎 팍!)

산 사람을 구한 만두로세.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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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보통은 복숭아 아냐? --_-- 급하게 TACT타고 배달 나가는 만두소녀. 주인 두 분이랑 얼굴 인상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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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만두처녀. :p 과식하느라 수고하셨어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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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아소산



이 옷은 올 겨울동안 한 번도 꺼내입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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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비도 아낄겸; 그냥 안 입고 지나가려 했으나,
이미 봄기운이 완연하게 도는데
겨울 동안 입어 꼬질꼬질한 코트&자켓은 이제 그만 입고 싶어 결국 꺼냈다.
남들은 다 세탁 직전의 끝물-_- 혹은 때 이른 봄 옷을 입고 나왔는데
나 혼자(?) 뽀송뽀송한 겨울 옷을 입고 다니니 기분은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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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음식점 추천해 달라기에 얘기하다가
그만 내가 뽐뿌(이 표현 오랜만에 쓰네) 받아버려서 아소산에 갔다.

제대로 일본 우동을 한다는  보천 같은 곳의 우동은 별로 입맛에 맞지 않고,
(하긴 그것도 오사카식이니 동경식이니 해서 뭔가 다른 모양이지만)
내 입맛엔 아소산이나 압구정 하루가 딱.
특히 아소산은 면발이 쫄깃 탱탱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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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해물야끼우동.
연속으로 세 장 찍어 가쓰오부시가 춤추는 거;라도 gif ani로 만들까 했으나.
대충 얼릉 찍고 먹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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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야끼우동을 다 먹을 때까지도 냉우동의 면발은 불지 않는다.
대체 뭐가 들어간 거야? 조금 수상하지만...맛있으니 잊어버리기로 한다. -_)

뺀질한 칵테일 새우, 토마토, 계란말이는 언제나 두 개씩.
국물은 달고 셔서(?) 입안의 근육이 뻐근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무순을 몇 개쯤 올려서 먹으면 쌉쌀한 맛으로 대충 중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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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게 면발 좀 들어올려 보랬더니 이렇게 들었다. 
생각해 보니 내가 무슨 "조리예" 찍는 것도 아닌데
에라이- 대충 찍고 먹자.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덴티티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웃긴 맛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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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회,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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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끼다시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어 딸랑 얘 하나만 찍었다.
꽁치다, 학꽁치다 말이 많았으나 엄마아빠가 간단히 정리.
쯔끼다시는 미역국,오뎅탕,콘버터,샐러드,새우초무침 등등.


골뱅이와 석화. 새우. 개불. 가리비 해삼 등.
굴은 아무도 손을 안 대는 이상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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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개불. 엄마아빠가 너 개불 모르지? 라고 했으나,  안다고~  =ⓛㅅⓛ=
눈 없고 입만 있는 이상하게 생긴 거잖아.
먹어본 건 처음이었는데 맛있었다.
꼬돌꼬돌하고 씹으면 씹을수록 단 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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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 아~ 그러나 나는 피자치즈 올려 구워 나오는 게 좋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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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이건 패스-
우리 가족은 굴에 대해선 기준이 매우 높아 웬만한 거에는 손도 안 댈라고 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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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 음...너무 작아서 아쉬웠다. 양도 적었지만 작은 해삼이었음.
역시나 메인에 집중하기 위해 샐러드와 개불. 해삼만으로 가볍게 식욕을 돋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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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등장한 모듬회.
뭔진 모른다. 단지 저것 중 어느 것은 도미.  오호홋 :-P

엄마 아빠는 초장에.
오빠는 와사비 풀어놓은 간장에.
나는 와사비 따로 조금 올려 간장에 찍어먹는 파.
와사비향이 코로 올라와 톡 쏘고 담백한 감칠맛에 몸을 부르르~ 아이 좋아~~~\(´ ∇`)ノ


맨 왼쪽과 맨 오른쪽이 맛있었는데 뭔진 모르겠고.
적당히 도톰하게 썰려 나와 좋았다.
엄마 아빠는 이미 전채로 배가 어느 정도 부르셨나.
저거 반은 내가 다 먹은 듯.
아니 내가 회를 이 정도로 좋아했나 싶게 진짜 신나라~ 먹었다. +ㅠ+

왼쪽엔 지느러미 살이 네 조각 있어서 한 점씩 얌냠 :p
오빠랑 엄마는 이게 맛있는 거야~ 라고 했지만 난 그냥 살이 더 좋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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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벌써 아버지가 새우 하나 집어가신 후.
아..저 덴다시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좋으련만.
저번에 튀김했을때 검색해 보니 만드는 과정이 너무 번거로워 포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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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약간과 연어어쩌구.
연어 위에 얹어 있는 갈색의 덩어리가 대체 뭔가 싶어 뭉개;보았으나 알 수 없어 그냥 먹었다;
혹시 그.. 이름이 뭐지. 카라스미처럼 염장한 간을 저민건가 싶었으나.
그냥 피넛 버터였삼. -_)  기대가 초밥왕 수준이로다.

부모님은 이미 배가 적당히 불러 오신 상황.
나는 전체적으로 회에 비중을 두고 가볍게 먹어서 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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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끓는 매운탕. 아마도 감성돔
매운탕도 약간만 먹으면서,

    나: 아는 집이라고 뭐 더 잘 나온 건 없지 않냐?
오빠: 그러게. 그냥 인사만 하고 갔잖아.
    나: 그러니까 아는 집이라고 뭘 더 기대하는 게 나쁜 거라니까.
          좋은데 가서 먹을 만큼 먹는거지.
오빠: 혹시 아냐? 여기 잉어라도 넣었을지.
     나: 웃기네. 이게 무슨 용봉탕이냐?
 오빠: 야, 용봉탕에 무슨 잉어가 들어가-
     나: 그럼 도룡뇽이 들어가?

이쯤에서 불거진 용봉탕논쟁.

오빠: 용봉탕엔 그거 들어가는거야...그거..그거... 자라.
           (여기서 엄마 거듬. 맞아. 자라야)
    나: 자라만 들어가는거라고? 그럼 자라가 용이고 닭이 봉이야??
오빠: 용이라니. 닭은 또 왜 들어가.
    나: 용봉탕이 그거야. 용하고 봉. 봉황을 넣을 순 없잖아. 닭이 봉이래니깐.
오빠: 아냐~ 자라야. 자라에 닭을 왜 넣어-
           (여기서 엄마 아빠 거듬. 집에 들어가 인터넷 찾아봐-)

둘이 백원내기 할래? 오백원 걸꺼야? 옥신각신하다가 오빠가 핸드폰으로 네이버검색.
흥- 내 말이 맞았다.
용은 자라 혹은 잉어. 봉은 닭. 흥흥흥- 오백원 걸껄.

오빠가 쐈으니 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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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갖고 있던 미니와인(375ml) 한 병 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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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31 명동-소룡포, 꽁시면관




만두먹으러 가자- 해서 뜬 명동.
취천루를 갈 것인가, 꽁시면관을 갈 것인가 3초 고민.  -_-)a

음.......안 가본 데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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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만두를 좋아하는 이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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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셋팅.
안찍힌 맨 오른쪽 저것은 과연 무엇인가.  윗 사람은 오이볶음이라고 함.
나? 난 모르겠음... @_@ 
오이라기에는 좀 꼬돌꼬돌한 것 같아 그냥 정체불명의 야채로 인식.
→정체를 알았다. '짜사이'(중국어로 鹹菜 xinci)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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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와 테이블을 찍어 보았으나, 초점이 당췌.... 어디에 가서 맞았느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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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온 소룡포.
언제나 짠- 하고 음식이 처음 나왔을 때만 찍을 뿐,
먹는 과정샷이나 젓가락으로 살포시 들어올린 사진은 찍을 정신이 없다;;;;

나에게는 조금 느끼해서 새우소룡포를 시킬 껄 그랬나.. 잠시 후회. ㅡ_-)y~
짜장면을 먹어가며 먹었는데 역시 소룡포는
입이 델 만큼 뜨~~~거운 육수가 유지될 때가 맛있다.

한 판에 8개로,
한 판에 10개 나오는 딘 타이 펑보다는 2 개 적지만 가격이 착하다.
얼마였더라.... 4500원이었나?


같이 나오는 미니 짜장면.
맛은... 약간 옛날 짜장 스타일.
가까이 잡아 많아 보이지만 양은 딱 세젓가락. : )
성인 남자라면 한입.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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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지짐만두(5500원). 한 면만 지져 나오는 만두인데 아니 왜 이렇게 벌겋게 찍혔나.
소룡포는 괜찮았는데 이건 에러였음. 느끼했다.
그래서 쟈스민 차를 벌컥벌컥-  (이런 식의 식습관이 살찌는 지름길이란다;;;)

오히려 옆 테이블의 깐풍기가 참 탐났다. @_@
매콤한 냄새가 솔~솔~
음... 다음엔 단백질을 먹으러 갑시다.


다 먹고 나서는 커피빈으로 옮겨 모로칸 민트를 마셔보았는데,
핫초코에 민트향이 남는 듯한.
배스킨31의 민트 초콜릿이 생각나는 음료였다.

그리고 이것은, 그 날의 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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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와 칼국수





메뉴는 두가지 뿐.
바지락칼국수와 팥칼국수.
처음엔 보리밥과 열무김치. 겉절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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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김치를 약간 넣고 양념장과 참기름으로 밥을 비벼먹고 나면
칼국수가 나온다.  단호박을 넣어 반죽한 칼국수.
납작한 반죽을 밀대로 밀어 칼로 자른 면은 싫어하는데
이 집 칼국수는 절단면이 없다. 신기한 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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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P와 칼국수라고 쓰긴 했는데.
아무리 블로그라고 시시콜콜 쓰는 것도 할 짓이 아니지.
그냥, 친구의 눈물을 보았다.

P. 대체 우리의 접점은 어디길래 여전히 친구인걸까?
하긴, 똑같으면 뭐하러 사귀냐. 재미없게.

우리는 모든 것이 다르고. 앞으로 더 달라지겠지.
다만 '친구는 좋은 사람과 하는 거야요-'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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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향장육과 만두, 대문점



이거 먹은 날 뭘 생각했는 지는 다 까먹었다.

음식사진, 블로그에 올리겠다 마음 먹고서는
딱 세 번 사진찍고 질려버렸다. -_)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이건.
신기하게도 사진에는 별로 흥미도 안 붙고.

그래도 올해는 만두를 많이 먹을 생각이니까 한번 찍어 보자.
완전 질리면 관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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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오향장육. 이 날 처음 먹어 봤다.
개인 접시에 고기를 소스에 찍어 올리고
오이와 양배추 채. 짠슬 약간을 얹어 입 안에 넣는다.


이것이 짠슬.
짠슬은 고기를 삶아낸 후 졸인 국물이 젤라틴화 된 것으로
오향장육의 향은 고기에서 난다기 보다는 짠슬에서 난다.


이 집이 오향장육으로는 본좌급이라는데 처음 먹어본 거니 알 수 없다.
맛...은 족발 퍽퍽살 맛.  :p
다만 나는 족발파가 아닌, 촉촉한 고기를 좋아하는 수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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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만두. 취천루의 만두 먹어본 지 오래되어 비교 불가능.
하긴 취천루도 두 번째에야 맛있다고 생각했으니 또 모르겠다.
중국집 만두치고는 담백한 맛이다. 마음에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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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군만두.
크기는 보통 군만두보다 작고 바삭하게 잘 튀겨졌다.
아, 그러나 우리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
약간 고기 냄새가 나서 마이너스.
오히려 찐만두가 맛있어서 한 판 더 먹었다.

이거야 원, 초등학생 그림 일기 수준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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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토끼정과 나의 크로켓




'토끼정'에는 두 종류의 요리밖에 없다.
하나는 매일 바뀌는 정식이고, 또 하나는 고로케 정식이다.
두 음식에 바지락 된장국과 큰 그릇에 한가득 담긴 양배추 샐러드가
딸려 나오는데, 이게 참 무지하게 맛있다.
그리고 신선한 야채절임도 듬뿍 곁들여진다.
갓 볶은 참깨를 뿌린 데친 시금치라든가, 스파게티와 버섯 초무침 같은 게
작은 그릇에 소복이 담겨 나온다.
쫄깃쫄깃한 스파게티와 씹는 맛이 상큼한 버섯 초무침은
여느 정식집에서 나오는 반찬과는 격이 다르다.

그리고 밥은 보리밥이다.
이 보리밥이 투박한 느낌의 큼지막한 밥 공기에 담겨 나오면
은은한 보리 냄새가 온 가게 안에 물씬 풍긴다.
나는 이 순간이 미치도록 좋다.
차 역시 은은한 엽차(여름에는 시원한 보리차)가 나온다.
젓가락은 약간 짙은 색의 날씬한 삼나무 젓가락이고,
젓가락을 싸는 종이는 고동색이 섞인 연둣빛의 무늬 없는 일본 종이다.

날마다 바뀌는 정식의 반찬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쓰자면 한이 없으니 여기에서는 화제를 고로케 정식으로 한정하겠다.
'토끼정'의 고로케가 얼마나 맛있는지를 글로 표현하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다.
꽤 큰 고로케 두 개가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무수한 빵가루가 바깥을 향해 톡톡 튀듯이 알알이 서 있고,
기름이 쉭쉭 하는 소리를 내며 안쪽으로 스며드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건 거의 예술품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것을 삼나무 젓가락으로 꾹 누르듯이 잘라서 입에 넣으면,
튀김옷이 바삭 하는 소리를 낸다.
속에 든 감자와 쇠고기는 녹아들 것처럼 뜨겁다.
감자와 쇠고기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다.
무의식적으로 대지에 뺨을 비비고 싶을 정도로 잘 자란 감자-
이것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와,
주인이 엄선해서 구입한 쇠고기를 커다란 부엌칼로 잘게 썰어 섞은 것이다.
양념은 재료의 뛰어남을 살리기 위해 아주 조금만 하고,
맛이 좀 싱겁다 싶으면 '토끼정' 특제 소스를 친다.
소스는 커다란 항아리에 들어 있어서 스푼으로 그것을 퍼서 치는데,
뭐라고 형용해야 좋을지 모를 불가사의한 맛이 난다.
결코 뒷맛도 남지 않고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두 개의 고로케 중 하나는 소스 없이 먹고,
다른 하나는 소스를 쳐서 먹는다.
소스를 쳐서 먹는 것도 맛있고,
소스를 치지 않고 먹는 것도 맛있다는 미묘한 심정에서다.

무라카미 하루키, '토끼정'주인 중에서.




흔히 먹는 제과점의 고로케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고로케- 아니 잠깐, 고로케라니.
크로켓croquette이지. -가 아니라 빵속에 감자를 비롯 야채와 고기 약간이 섞인 것으로 빵가루 묻은 튀김옷과 속이 분리가 되어 있고 공기층으로 살짝 속이 비어 있으며 포크로 썰어 먹어야 하는 반면에 진짜 크로켓은 포크를 옆으로 눕혀 누르면 스윽- 하고 잘리며 입 안에서도 사르륵- 부드럽게 퍼진다.

이런 크로켓을 먹을 수 있는 곳이 근처에 있었다. 토끼정만큼은 아니어도 꽤 맛있는 손바닥만한 크로켓을 파는 곳이었다. 항상 야채크로켓과 감자크로켓 두 개를 사와서 먹고 나면 음. 역시 감자가 맛있어. 다음엔 감자만 두 개 사야지- 라고 생각하고는 또 야채와 감자 하나씩 사곤 했다. 아마 '역시 감자가 맛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 위한 야채크로켓이었나보다.

얼마 전 또 크로켓 두 개를 사러 갔더니 이제 더 이상 크로켓을 하지 않는단다. 아, 맛있는 음식 하나가 또 멀리 멀리 가버렸다. 뉴_뉴 이렇게 되면 자가 제작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크로켓은 몇 번 만들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늘 마음에 안 드는 게 빵가루였지. 열심히 손가락으로 두들겨 보니 일본식 돈까스 빵가루는 보통 빵가루가 아닌 생빵가루를 쓴단다. 생빵가루는 식빵을 갈아쓴다는데 식빵이 갈리냐. 아마 손으로 자잘하게 뜯나보다.  얼린 후 갈아 쓰는 거랜다; 수분 함량이 있기 때문에 재료에 더 듬뿍 묻고 오히려 기름을 적게 먹는다는데 이건 좀 아리송. 일본식 돈까스의 빵가루는 오히려 기름을 잔뜩 머금고 있는 듯이 느껴졌는데.

감자를 포슬포슬하게 쪄낸 후 으깨고, 소고기 간 것을 넣고, 채소 몇 종류를 넣고 섞어서, 손으로 빚어서, 밀가루에 굴리고 계란을 묻혀서, 손으로 찢어 만들어 놓은 생빵가루가 왕창왕창 묻도록 해서 기름에 튀길 생각을 하니.......-_-

부럽소 하루키씨. 나도 어서 나의 토끼정을 찾아야 할텐데.
기름이 쉬익- 하는 소리를 내고, 입을 하-하-하고 불어 먹어야 할 만큼
뜨끈뜨끈한 고로케를, 아차차 크로켓을 파는 토끼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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