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403. 2009 교향악축제-부천필


뭐 다른 곡은 예습도 안 해 갔으니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과 앵콜곡에 관해서만 쓰자면.

1. 소리: 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선명하지 않고 마치 반투막이라도 통과해 날아오는 것처럼 살짝 뿌옇게 들렸다. 설마 D블럭이 A블럭보다 소리가 나쁜가? 열로 따지자면 오히려 오늘 좌석이 저번보다 약간 앞쪽이었는데.

2.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Op.64: 나는 1악장부터 3악장까지 분위기가 각각 확실하게 다른 연주를 원했다. 1악장에선 걍 스르르륵- 미끄러지듯이 연결되는 부드러움이 불만. 2악장에선 이거 왜 이렇게 느려? 라고 짜증낼 뻔. 아...안단테지 --_--. 그런데 희한하게 여태까지는 그걸 딱히 의식못했었는데 새삼 느리게 느껴졌고, 흐름이 아니라 비브라토가 유난히 눈에 들어오더라.  또 이 곡의 매력은 시원하게 긁어주는 부분과 찢어질 듯 온 몸이 조여들며 업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뭐랄까, 나한텐 그의 연주가 맹숭맹숭했다.

3. 스테판 재키브의 앵콜: 두 곡이나 해주었는데.. 사실 난 딱히 앵콜곡을 원하는 건 아니라(물론 해주면 고맙지만) 걍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이 뿅 가도록 좋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하나는 J.S.Bach의 Sonatas & Partitas for Violin Solo. 일명 무반주 바이올린의 파르티타 3번 중 Prelude였다. 두번째는 쇼팽의 녹턴 20번 C# minor 였던 듯. 프렐류드 좋았다. 참 잘하는데 막 온 몸이 짜릿짜릿하게 좋은 건 아니라 연주보다 곡이 새삼 좋아서 아..역시 바흐 좋구나...ㅠ_ㅠ 이러고 있었다. 쩝...

4. 부천필의 앵콜: 피가로의 결혼 서곡이었다.

불만만 말했지만 좋아하는 곡에는 기대치가 높아지기 마련이고 특히 좋아하는 부분을 잘 표현해주었으면 하는 게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내 취향이고.. 뭐 그렇다. -_-a

돌아오는 길에는 오이스트라흐 버전으로 멘델스존 협주곡을 계속 들었고 집에 와서는 밀스타인 버전으로 파르티타 3번 프렐류드를 무한반복하고 있다.(밀스타인 만세!!) 잠자리에선 클라이버 버전의 피가로의 결혼을 들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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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27. 서울시향 비르투오조 시리즈 I



무소륵스키, 민둥산의 하룻밤(스토콥스키 편곡)
Mussorgksy, A Night on Bald Mountain(arr. Stokowski)


대체 민둥산에선 밤에 뭔 일이 있었던 걸까. 좀 검색해보면 알아낼 수 있겠지만 오늘 버스 안에서 계속 민둥산의 스토리를 상상해보았다.. -_-a 끄응- 상상력이 비루하다보니 너무 뻔한 이야기만 떠오르는구나.

음반을 갖고 있지 않아 공연 전날 유튜브에서 찾은 영상을 보고 보고 또 봤는데 실연은 그것보다 훨씬 좋았다.
놓치기 쉬운 작은 소리들이 다 들렸음은 물론이고, 대략 일곱번이었나 여섯번이었나...종소리 후의 오보에였나 클라리넷이었나..(뭐 기억하는 게 없어 -_-)에 이어 플룻 독주가 흘러나오자....정말 진부한 표현이지만 마치 천장 위에 드리워진 밤의 장막이 걷히고 해가 떠오르며 아침의 살짝 날카롭고 생생한 공기가 둥둥 떠오르는 느낌이 그대로 들렸다. 와우.

지휘자인 키릴 카라비츠Kirill Karabits는 작은 소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현악부가 풍부한 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 덕분에 음반이나 영상물에서는 그저 볼륨으로만 느낄 수 있는, 속삭임과 같은 피아니시모를 경험할 수 있었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b플랫 단조, 작품 23
Tchaikovsky, Piano Concerto No.1 in b flat minor, Op.23


아...김선욱... 김선욱... _♡ 
비르투오조 시리즈라는 말이 걸맞게도 폭주하지 않는 비르투오시티를 발휘해주었고, 그 놀라운 집중력과 체력!!
니룡언니 말처럼 피아노가 작아보일만큼 카리스마가 있었고, 난 이 곡 내내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역시나 작은 피치카토들과 공기를 머금은 듯 풍성한 오케스트라는 왜 음반이 아니고 공연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되어 주었고, 조화도 잘 이루어졌지만 아쉬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먼저 오케스트라에 피아노의 소리가 종종 묻혔다. 또 이상하게도 이 날 공연은 왠지 사람을 지치게 하는 데가 있었다. 보통 그렇게 하듯이 내달리지 않아서인가. 김선욱도 박수에 화답하러 나왔을 때 보니 거의 탈진 상태였고, 나도 2악장이나 3악장쯤 되면 아...박수치기도 싫다.. (걍 앉아서 듣는 주제에) 무슨 날밤까고 일이라도 한 것 같이 피곤하다...이런 느낌을 받았다. 물론 연주는 아주 좋았기 때문에 막상 곡이 끝나면 내가 느낀 감동을 박수 아니고는 표현할 수가 없어서 열심히 박수를 쳤지만.

대체 왜? 마침 읽던 책 중에 니체의 말이 나온다.

"하나의 작품을 완벽한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예술가는 자신이 지닌 힘의 4분의 3만 표현해야 한다"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그냥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e단조, 작품 64
Tchaikovsky,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좋았다. :-)
앞으로 이 곡이 더 좋아질 것 같다.




이건 예술의 전당 들어가는 건물(난 아직도 그 센터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에 있는 물방울 분수. 크리스마스 조명처럼 한줄로 일정하게 반짝반짝 방울방울 떨어진다. 그냥 보면 분수라고 생각못하고 조명이라고 할 만큼 신기하다. 요즘 X 캔버스 CF에 나오는 것과 같은 기술인 것 같고, 광고중에 나오는 글씨는 물방울이 만들어내는 글씨다. 조명과 밸브제어로 이루어지는 듯.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에.




HOW?
네이버 지식iN


+ 민둥산의 하룻밤은 역시나 백귀야행, 악령들이 출몰하는 밤... 이런 내용이었다.
마을의 교회에서 들리는 종소리와 함께 아침이 밝아오고 하룻밤의 고난이 끝나는,
생각했던 뻔한 스토리.

그런데 그 산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피곤하겠다.

아니, 어쩌면 막 무서워하거나 겁내지 않고,
어휴, 저것들 또 시작이야 --_-- 하면서 의연하게 살 지도;;;

아- 정말 쟤네들 설칠때마다 불편해 죽겠어요-
땅값 떨어져요-하면서 이장한테 항의하거나... ㅡ_-)



+ 인터미션때 우리 좌석 옆 통로로 임동혁이 지나갔다.
물에 씻어 놓은 듯; 깨끗하게 생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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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15. 서울시향 명협주곡 시리즈 I





횡단보도 왔다갔다 하면서 찰칵- 
연주회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을 코딱지만큼도 잡아내지 못한 사진이로군. 다음에는 콘서트홀 사진을 한번 찍어야겠다. 

이 날의 주 레퍼토리는 엘가의 첼로협주곡이었는데, 사실 난 이 곡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그러니까 평소에 프로그램을 보고 공연을 고르는 것과는 달리 이 날의 공연은 그냥 공연 그 자체가 가고 싶어서 간 셈이다. 예습용 파일을 아이팟에 넣어두긴 했지만 지난 공연 이후 내내 모차르트에 빠져 있었고, 특히 K.448만 듣고 듣고 또 들어서 막상 이날 공연 프로그램은 두 세 번 들었을 뿐이었다. 미리 듣고 익숙해져서 듣는 공연은 분명 다르지만 그렇다고 음악까지 숙제하듯이, 공부하듯이 하고 싶진 않아서 걍 설익은 상태로 듣기로 했다.

첫 곡은 목신의 오후 전주곡이었다.
Debussy, Prelude a "L'apres midi d'une faune"

와우. 난 이 곡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예전엔 정말 몰랐다. 아니 그렇기는 커녕 지루하고 졸린 곡이었지. 공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실제로 음을 들을때 각각의 색깔을 보기도 한다던데, 그걸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마저 느꼈으니.... 소리에서 바람이 느껴졌다. 헛; 내가 써놓고도 뻥같애;;  '마치 바람같은 기분, 바람이 부는 듯한..' 이런 게 아니라 정말 무대쪽으로부터 살랑대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막 자란 풀들이 나부끼고, 저 멀리서 아늑하게 소리가 들려오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한동안 누워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끄응- ... 이건 비유법으로 말하면 점점 설득력만 떨어진다. 그 섬세한, 반복적인 움직임들이 내는 소리는 분명 바람이었다.

관객석이 모두 숨을 죽이고 있는 자체로 모든 연주회장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다. 작은 소리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소음을 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 많은 사람들의 침묵이 겹쳐지는 짧은 순간, 객석은 완벽한 고요. 세상의 어디에서 어느 누가 이렇게 집단적으로 남의 소리를 귀기울여 듣겠다고 앉아서 침을 꼴깍 삼키고 있을까.

엘가의 첼로협주곡은 실연으로 들어도 내 취향이 아니었고, 만프레드는 번스타인처럼 '쓰레기'라고는 못해도 차이코프스키 작품 중에서는 별로라고 생각한다. 전개가 뜬금없고, 차이코프스키 꺼라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는거지, 몰랐으면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내가 덜 들어서 그런가...라고 생각하기에는 온갖 패시지를 걍 끼워맞춰놓은 것 같아 당분간 듣고 싶지 않으니 먼 미래에 유예해놓아야겠다. 모르지, 언젠가는 또 이 생각이 완전히 바뀔지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목신의 오후 전주곡이 너무 좋아서 나는 내내 마음이 뛰었다. 그 아스라이 사라질 듯 지나가는 바람같은 소리. 결국 공간 어딘가로 흩어져 사라져버린 그 소리들이 잠깐 머물러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연주회에 다녀와서 바로 썼으면 좀 더 생생한 기분으로 뭔가를 남길 수 있었을 텐데  벌써 열흘이나 지나버렸네. 내일은 개교기념일이다. 버뜨, 우리는 관악산 등반을 한다. 젠장. 불쌍(?)한 학생들 하루라도 쉬게 해주면 덧나냐. 후딱 올라갔다 내려와서 집으로 도망와야지. 아...이젠 자야겠다. 내가 이렇게 일찍일찍 자는 애가 아닌데 요즘은 12시에 잠을 자도 7시에 잘 못일어난다. 그나마의 저질체력마저 고갈됐나. 잠자면서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 드뷔시의 음악이나 상상하면서- 따뜻한 바람 부는 들판에서 낮잠을 자야지. 사실은 밤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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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05. 서울시향 마스터피스 시리즈 III



열나게 걷고 뛰고
걷고 뛰고...

세종문화회관 2층에 도착한 시각이
연주회 2분전.

티케팅 하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고 코트 벗어 무릎위에 얹자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아아.... _

가슴이 뛰는 것이
연주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아니면
뛰어 들어와 헐떡거리는 건지 모를
흥분 속에서 첫 곡이 시작되었다.



보로딘, 폴로베츠인의 춤
Alexander Borodin: Prince Igor <Polovtsian Dances>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 C단조
Wolfgang Amadeus Mozart,
Piano Concerto no.24 in C minor K.491

[Intermission]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Igor Stravinsky, The Rite of Spring
(Le Sacre du Printemps)





폴로베츠인의 춤은 좋았다. 박력이 조금 부족하달까 경직되어 있달까...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실연으로 듣는 것이 더 좋은 곡이라고 생각.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음... 난 모차르트 협주곡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23번보다 24번을 쪼끔 더 좋아한다. 좋아하는 만큼 실망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해 기대치를 낮추자. 낮추고 듣자..라고 예비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연주가 마음에 안 드니까 연주자의 우아한, 마치 발레동작과도 같은 그 왼팔의 포물선 퍼포먼스가 어찌나 눈에 거슬리던지--_-- 그런거 안 해도 좋은 연주를 할 때의 피아니스트는 섹시하고 아름답다.

한 음도 놓치지 않으리라 두 손을 모으고 땡겨앉았던 내 몸은 슬슬 등받이와 가까워지고... 어느새 내 옆자리의 남자는 졸고 있었다. 무릎 위에 손을 얹은 채 워낙 부동자세로 꿈쩍도 안 하길래 속으로 오- 이 사람 대단한데???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자다가 움찔- 하고 놀라서 내가 더 놀랬다 이 사람아;;;;

인터미션 중에 가만히 앉아서 실망한 마음을 추스리고,,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시작되었다. 마침 밖은 봄비가 내린다. 그리고 시기는 3월 초. 정말 멋진 레퍼토리 선정이라고 생각하며 두근두근

상상하게 되는 좋은 연주였으며 듣다 보니 혼자만의 4차원으로 빠져서 나중엔 피식피식 웃었다-_-; 단원들은 정말 열심히 연주해주었고, 끝나자마자 1초 후 오른쪽 뒤에서 브라보! 하는 정말 멋들어진 탄성이 들렸다. 엄머. 어쩌면 저렇게 드라마틱한 순간을 포착해서 적절한 톤과 크기로 브라보를 외칠 수 있지-하며 감탄. (희한한 데에서 매료) 박수는 계속 되고 지휘자가 몇 번 왔다갔다 할 동안 사람들은 하나 둘 일어났다. 나는 팔이 아프도록 박수를 치긴 했지만 기립은 하지 않았다. 그거 뭐 아깝다고 이렇게 아끼고 있는지... 쩝-

언젠가는 연주가 끝나고 딱 1초 후, 나도 모르게 브라보! 라고 외치며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게 되는 연주회를 만나고 싶다.



뿌듯한 마음으로 혼자 걸어오는 촉촉한 길,
광화문 교보빌딩에는 이런 하이쿠(로 추정)가 적혀 있었다.


웃게나
부엉이여,
이것은 봄비가 아닌가.





끝부분이 잘려 아쉬운 오자와 선생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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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니룡언니-예매완료



<서울시향 비르투오조 시리즈 I>
3월 2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저녁 8:00

지휘: 키릴 카라비츠
협연: 김선욱(피아노)
프로그램: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

 □ 지휘 : 키릴 카라비츠 Kirill Karabits, conductor
2009/10 시즌부터 키릴 카라비츠는 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로 활동하게 된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의 수석객원지휘자를 역임하였으며,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활동하였고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서 이반 피셔와 긴밀한 음악적 관계를 구축했다. 오페라 지휘자로서 지난 시즌 그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제네바 오페라와 야나첵의 ‘브루섹씨의 모험’으로 데뷔했고, 런던 필하모닉의 연주로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오페라와 ‘예프게니 오네긴’을 무대에 올렸다. 키릴 카라비츠는 키예프의 리센코 음악학교에서 지휘와 작곡을 공부하고 차이코프스키 국립 음악원에서 로만 코프만을 사사했다. 빈 국립음대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로 디플롬을 받았고, 슈투트가르트 국제 바흐 음악원에서도 헬무트 릴링, 페터 귈케를 사사했다.

□ 협연 : 김선욱(피아노) Sunwook Kim, piano
18세의 나이로 세계적 권위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2006)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이 콩쿠르 40년만의 최연소 우승자이자 아시아 최초 우승자다. 그는 앞으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로열 스코티쉬 국립 오케스트라, 로잔 체임버 오케스트라,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그는 런던 필하모닉, 할레 오케스트라, BBC 웨일즈 국립 오케스트라, 아스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BBC 필하모닉과 한국 투어 연주를 가진 바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교수를 사사했다. 김선욱은 독일 에틀링겐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층 R석(빨강)과 S석(파랑)은 다 팔렸엉.
색깔이 남아있는 건 티켓링크 오류난 듯.
교향곡은 2층이어도 되는데 피협때문에 1층으로 했어.
우리 좌석 등급은 A석(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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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교향악축제>

 


  4월 3일(금)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 / 미정  협연 / Vn.스테판 재키브
  4월 4일(토) 대전시립교향악단 지휘 / 에드몬 콜로메르 협연 / Pf. 김태형
  4월 5일(일) 전주시립교향악단 지휘 / 강석희 협연 / Vc. 고봉인
  4월 7일(화) 대구시립교향악단 지휘 / 곽 승  협연 / Pf. 김 원
  4월 8일(수) 울산시립교향악단 지휘 / 김홍재 협연 / Vn. 백주영
  4월 9일(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 박은성 협연 / Vn. 서민정
  4월10일(금)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 / 서현석 협연 / Pf. 허승연
  4월11일(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 / 제수스 아미고 협연 / Fl. 윤혜리
  4월12일(일) 청주시립교향악단 지휘 / 조규진 협연 / Va. 김상진
  4월13일(월)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 / 미정 협연 / Vn. 김현지
  4월14일(화) 창원시립교향악단 지휘 / 정치용 협연 / Bn. 이민호
  4월15일(수) 충남교향악단 지휘 / 김종덕 협연 / Vn. 양고운
  4월16일(목) KBS교향악단 지휘 / 미정 협연 / Pf. 김규연
  4월17일(금) 수원시립교향악단 지휘 / 김대진 협연 / Pf. 임동민
  4월18일(토) 제주도립교향악단 지휘 / 이동호 협연 / Hp. 곽 정
  4월19일(일) 원주시립교향악단 지휘 / 테오 월터스 협연 / Vn. 김현아
  4월21일(화) 부산시립교향악단 지휘 / 알렉산더 아니시모프 협연 / Pf. 유영욱


이 중에서 우리가 갈 건 4월 3일(금) 부천필 공연. 프로그램은..

R. 슈트라우스 / 교향시 “돈 주앙” Op.20
R. Strauss / "Don Juan", Op.20

멘델스존 /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F. Mendelssohn /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

멘델스존 / 교향곡 제4번 A장조 Op.90 "이탈리아“
F. Mendelssohn / Symphony No.4 in A Major, Op.90 "Italian"


장소는 똑같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좌석등급은 R석
콘서트홀 전체적인 좌석배치는 첫번째 사진 참고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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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08. for Four Pianos


2009/01/08 - [cantabile/classical] - 090107. for Viola and Piano
서로 바쁜 일정을 딛고 또 언제 볼 것 인가(혹은 볼 수는 있을 것인가)..했으나 의외로 빨리 만났다. @@~




이 날의 테마는 최소 피아노 2대에서 4대까지를 위한 곡들로, 그랜드 피아노 4대가 배치되어 있는 모습은 눈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닌데다가 그냥 그 자체로 멋져서 인터미션때 사진 한 방 찍으려다가 너무 뻔뻔하게 디카를 꺼낸 나머지 딱 걸려서 제지. 흑. ㅠ_ㅠ 근데 공연중엔 이해가 가는데 인터미션때의 빈 무대를 찍는 것도 안 되는 이유가 뭐지.

처음 프로그램을 보고는 윽; 현대다..싶어 부담을 느꼈지만 생각보다는 접근이 편했고, 딱 한 곡은 좀 난해하긴 했어도. 그 중엔 이걸 반드시 피아노 4대로 작곡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있었다. 중간중간 돌아가며 휴지파트가 있거나 혹은 같은 파트의 소리를 더할 뿐, 4대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곡은 없어서 3대였어도 크게 다르진 않았겠구나 싶은 느낌. 또 하나는, 1층 맨 뒤 좌석이었기 때문에 어차피 소리는 다 비슷하게 날라와서 잘 모르겠지만 연주자들이 곡마다 자리를 바꾸는 걸 보면 그냥 바꾸는 건 아닐테고 소리의 조화를 고려한 part별 배치가 있는 걸까 했다.

앵콜 곡 연주가 참 좋았는데, 친구나 나나 많이 들어 본 곡이라 어버버버- 하면서도 끝내 곡 이름을 떠올리지 못했다. 집에 와서도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으나 뭐 조금이라도 알아야 검색이 먹히지. 별 수 없이 공연기획사 홈페이지에 가서 질문을 올렸더니 다음날 아침 달린 답변.


어제 앵콜로 들려드린 곡은 하차투리안의 '칼의 춤(Sabre Dance)'을 
중국계 미국 작곡가인 N. Jane Tan이 편곡한 작품입니다.


바로 이 곡 ↓



오홋- 세이지 오자와는 저렇게 지휘하는구나..@@
공연에서는 이 곡을 피아노 4대로 연주한 건데 분위기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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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07. for Viola and Piano


우리 동네에는 슈만과 클라라라는 경양식(?)집이 있었다. 친구들끼리 분위기 잡을 때, 후배들 밥 사줄 때 데리고 가던 곳으로(그래봤자 고딩들 주제에 -_-) 건물 입구까지 오솔길;같은 게 깔려있고 입구 위에 풍차가 붙어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키치 그 자체지만 나름 익스테리어&인테리어의 선두주자; 라고 할 만한 곳이었다. 꽤 잘되는 곳이어서 바로 옆에 그 이름을 살짝 딴 슈만분식-_-도 있었다. 물론 음식맛은 하나도 기억 안 난다. 그러나 그건 꽤 강한 연상고리여서 나에게 슈만이란-로베르트 슈만이건 클라라 슈만이건-경양식집과 분식집을 떠오르게 하는 그런 이름이다. ㅡ_-)

백만년 만에 금호아트홀에 다녀왔다. 하도 오랜만이라 가는 길을 까먹었을까봐 걱정했을 정도였는데 늘 나는 나의 내비게이셔너블러티-_-를 못 믿지만 그래도 항상 헤매지 않고 제법 빠른 시간 내에 제대로 찾아가더라. 오늘 연주회의 주제는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독일 낭만시대의 주요 작품들』로 레퍼토리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슈만의 판타지스튀케 Op.73, 브람스의 소나타 작품넘버 120의 1 번이었다. 즉, 평소에 내가
전혀 찾아듣지 않는 것들로 이번 연주회를 기회로 음반을 찾아 예습을 해보았다.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야 뭐 워낙 유명하니까 오다가다 들은 걸로 웬만큼 귀에 더께가 앉아서 익숙했고, 슈만의 판타지스튀케Fantasiestücke는 Op.73 보다 Op.12 가 걸작이어서 예습하려다가 샛길로 빠져서 12 에서 허우적댔다. 슈만은 잘 듣지 않지만 어떤 계기로 막상 듣게 되면 세 번에 한 번 꼴로는 오~ 좋은데? 하고 빠져드는  나름의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어제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이어폰을 끼고 자리에 누워있자니 친구가 보내준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내가 갖고 있던 안드라스 쉬프의 연주보다 훨씬 생동감이 있고, 눈 앞에 이미지가 그려지는 듯한 좋은 연주여서 나는 상상모드로 전환. 비올라는 던져버리고 바이올린을 왼쪽 어깨에 걸친 후 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맞춰 내가 연주를 하는 것 같은, 쑈 곱하기 쑈는 쑈-스러운 상상을 하며 즐거워했다. -.,- 그러다 그만 새벽 6 시까지 내내 깨어있는 바람에 오늘 이동 중에 틈틈이 자야했지만.

실제 연주는 기대한 것만 못했다. 늘 그렇듯이 당연히 레코딩의 퀄리티가 좋다. 레코딩이야 수없는 연습을 바탕으로 하고 가장 좋은 부분의 짜집기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미스터치와 실수와 연주장의 소음등을 넘어서는, 아니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관객을 휘감아버리는 공연이 있다. 가슴이 떨리고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고, 아.. 그래 정말 오길 잘했어. 이래서 레코딩은 통조림이란 소리를 듣는 거야.. 생각하게 하는.

그러나 그런 공연은 귀하고. 반 정도의 공연은 음.. 그래. 이 곡을 실연으로 들었다는 것에 만족하자-정도이다. 다들 화려한 약력, 쟁쟁한 실력의 연주자들이지만 역시 사람 마음의 가장 정확한 혈을 푹- 찌른다는 건 그것만으로 안되는 것 같다. 에디슨이 한 말, 천재는 1 %의 영감과 99 %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가 사람들이 흔히 관용적으로 쓰듯이 노력의 중요성을 설파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99 %의 노력은 1 %의 영감이 있음으로해서 시작되고 완성된다는 것을 말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처럼.


그런 오늘의 수확(?)이라면 사람이다. 서로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에서 만날 약속을 하고, 이름을 알게 되고, 전화번호를 주고 받은 후 오늘 만났는데. 막상 만나니 어머 딱 내 타입이야-! 남자라면 반전이겠지만 그건 아니고^^;

서로 당연히 상대는 자기보다 어릴 것이다 라고-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들인지-생각했다. 그 친구는 나에게 틀림없이 자기가 나이가 많을테니 나이 깔 것도 없이 걍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으나, 내가 '그건 까봐야 아는 법. 대체 그쪽은 몇 년생이신데-' 하고 물으니 뭐야. 동갑이잖아. -_- 그 자리에서 말 트고 친구먹었다. 마치 오래된 사이처럼 대화가 잘 통했다. 그저 동갑이라 그렇다고 하기엔 취향도 겹치는 부분이 많고. 서로 바빠 언제 또 볼 지 모르겠지만.



첫 만남이라 오는 길에 나 주려고 샀다는 초컬릿.
내가 기념사진 찍고 먹을게- 라고 말한 걸 농담으로 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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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인가...-_)

바이올린 교수님' s sister의 리싸이틀이 있어서,
갈래? 네-

저---엉말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문득 문득 한곡씩 만날때마다 아... 좋다.. 좋아.. 점점 좋아.
오늘 들은 건 소나타 13번. 작품번호 27의 1번.
한달에도 수없이 열리는 초대장 남발의 독주회중 하나려니 하고, 거의 기대를 안하고 간 거였는데,
이 밀고 당기는 리드미컬한 긴장감,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아티큘레이션 아.. 좋다 좋아.
연주자가 반복되는 부분에서 계속 실수하면서 컨트롤을 놓치기 전까지는 정말 좋았다. 아 아쉬워라.

리스트 순례의 해도 실연으로 들은 건 처음이었는데(아닌가? -_-a) 
오늘 들은 건 Les jeux d'eau a la Billa d'este. 에스테 별장의 분수.
정말 물이 방울방울 곱게 부서져 내리듯이 음이 쏟아지는데 아우.. 아우.. 좋구나 좋아.

앵콜곡도 좋았고(이건 뭔지 알아봐야겠지만)
연주회가 끝나고 음악분수도 잠깐 즐기고.

마치 버석버석 말라있던 오아시스에 분무기로 물을 살짝 뿌려놓은 느낌이다.
이게 어중간하니 오히려 결핍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아....흠뻑 적셔져서 가라앉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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