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젤리제 거리+파리시청+노트르담 성당


개선문을 뒤로 하고 샹젤리제 거리로.



몽블랑의 이 디스플레이가 너무 멋져 찍었다. 사실 이거말고도 까르띠에라든가 더 찍은거 같은데 컴퓨터의 하드가 맛이 가면서 사진도 날라갔다 ㅋ



이 사진은 왜 찍었는지 모르겠고.



이것도 왜 찍었는지 모르겠다.



역시 알 수 없음;;;;



와이파이 그지였던 우리는 벤츠였나 BMW였나 어느 자동차의 전시장으로 들어가 와이파이를 잡았다 ㅋㅋㅋㅋ 거기서 본 에펠 모형. 



역시 의미없이 찍은 연필 사진. 아마 파리에서 뭔가 기념품을 사긴 사야할텐데, 아 그렇다고 이런 걸 살 순 없잖아- 하는 내적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찍은 사진일듯.



오오오!!! 라뒤레 발견!!!!!! 저 올리브그린색의 차양이 드리워진 건물이 바로 라뒤레 본점. 샹젤리제에서는 라뒤레를 가는 것이 목적이었다. 분명 출발전엔 샤넬이라든가, 루이비통을 가는 것도 목적이었던 것 같은데;;;;



두근두근



꺅꺅



한국에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들어와있지만 마카롱만 들어와있고, 그것도 모든 맛이 다 항상 준비되어있진 않다.



지금 간다면 이 중 네 개 정도는 먹을텐데. 이때는 마카롱 몇 개랑 이스파한만 샀던 듯.



역시나 시간이 흐르니 왜 찍었는지 알 수 없는 사진들만 가득.

근데 이 날 생각한건데 이 많은 사람들 중에 한국인은, 특히 한국 여자는 딱 알아보겠더라

패션이 다 똑같았다. 루즈핏 코트에 스키니바지나 레깅스, 그리고 스니커즈의 조합.

네 물론 나도 그렇게 입고 있었군요;



여기는 샹젤리제 아닌거 같은데. 마레지구 같은데... 아닌가? 시청가는 길인가? 어차피 구분도 안가니까 그냥 올릴란다. 마레지구는 A.P.C.에서 가방을 사려고 갔었는데 거기서 찍은 사진은 다 날라간듯. E가 여기는 빠리의 가로수길 같은 곳인가 봐요? 라고 했었는데 찾아보니 진짜 그렇더라;;;;; 결국 A.P.C.에 가긴 했는데 샵도 너무 작고 물건도 거의 없어서 내가 찾던 하프문백은 아예 없었음. 지금은 사래도 안 살 것 같은데 그땐 그게 사고 싶었다. ㅋ 바로 옆에는 우리나라 사람들 가면 다들 팔찌 한 두개씩 사오는 메르시도 있는데 아예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냥 줄기차게 돌아다니기만 함.


마레지구에서는 말도 안되게 어마어마한 샹들리에가 걸려있는 빠띠셰리에 우글우글 사람들이 빵...이라고 하기엔 매우 크림이 잔뜩 올라가 있는 케익 같은걸 사고 있어서, 여기 맛집인가봐!!! 했으나 우린 아무것도 안 사고 나중에 확인해보겠다고 사진만 찍었는데, 그것도 날라갔네 ㅋ



그러고보니 파리에서는 과일을 한 번도 사먹지 않았다.


이 건물은 무언가. 나중에 찾아봐야지 하고 아직도 찾아보지 않은 건물.

사람들이 드문드문 들어가던데.

→구글에서 이미지검색으로 찾아보았다. 놀랍게도. 아파트다;




이 길은 정말 지겹게 몇 번씩이나 왔다갔다 했던 듯.

이 길에 지하철역이 두 개인가는 있었다.




이 간지나는 건물은 무엇일까요. 설마 파리시청 그런건가? 했는데 맞았다.

헐. 얘네는 시청건물을 막 이런거 써;;;

Hôtel de Ville



광장에 있던 회전목마



시청 앞마당엔 무슨 전시물인지 아니면 캠페인인지 뭐가 잔뜩 있었다.

휴일이라 시청건물은 닫혀있었다.



우리는 다리를 건너 노트르담으로 간다.



꺅 노트르담이다.



이떄부터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했는데, 나는 왜 유럽사람들이 비가 오면 우산을 쓰지 않고 그냥 맞는지 알 수 있었다. 비는 매우 부슬부슬 추적추적오는데 바람이 불어서 우산을 써도 어차피 맞는다;;;; 그러니까 우산을 쓰느니 우비를 입는게 낫고, 벗고 입기 귀찮으니 그냥 맞는게 낫다. 



다행히 많이 기다리지 않고 입장했다.



노트르담 성당은 매우 음침했고 매우 멋졌다.



정교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눈돌리는 곳마다 가득하다.



이때는 무슨 특별전시회같은것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 역시 갔다온지 한참 되면 다 까먹는다.



유럽여행하는 동안 특별히 좋았던 세 개의 교회건축을 고르라면 먼저 스트라스부르의 대성당. 그건 새벽에 마주친 것 자체가 감동이었으니까. 두번째가 여기 파리의 노트르담. 그리고 세번째는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꼽겠다. 



멋지고 기괴하다.



음침하고 으스스하기까지 한 외관과 내부의 반짝이는 스테인드글라스가 기가 막히게 섬세하고 정교하다. 교회건축은 이래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 근거는 역시나 까먹었다;;;



이 줄은 전망대로 올라가는 줄이었던 것 같은데, 가볍게 포기. 

파리 전망이야 개선문에서 봤기도 하고, 날씨로 보나 시간으로 보나 이것까진 무리.

다음에 또 파리에 오겠지. 그때를 위해 아쉬움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하지만 역시 아쉬움에 계속 사진은 찍었다.



다시 왔을땐 좋은 계절의 좋은 날씨이기를.



그리고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으로.



하지만 찾아헤맨 맛집은 현지인도 지도보고 못찾아주더라. 게다가 등록된 이름과 간판 이름이 달라 그 앞을 몇 번이나 지나가도 찾을 수가 없었다. ㅠㅠ 설마 저기인가? 하고 들어갔을 때는 이미 라스트 오더 시간이 끝나서, 근처의 그냥저냥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갔다.


스테이크도 괜찮았고, 감자튀김이야 어느곳이나 맛있는거고.




햄버거도 맛있었지만, 지친 여행자에게 이건 너무나 헤비한 저녁이었다. 결국 다 못먹고 남겼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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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02 파리, 개선문

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었다. 정말 아침 안 먹고 산 지가 이십 년이 넘는데, 전날 저녁 완전히 속을 비운 상태로 자기도 했고, 오늘 엄청 다닐 예정이기 때문에 든든히 먹어놔야겠다는 각오로 정말 열심히 먹었다.

 

라디에이터는 막상 활용해보니 마법같은 존재라, 스타킹이나 레깅스를 얹어놓으면 아침에 정말 뽀송뽀송하게 말라있었다. 난방효과보다 빨래말리는 용도로 더 좋았던 듯.

 

 

이 날은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가 계획이라고도 하기 민망한 대략의 일정. 할 수 있다면 쇼핑도 할 생각. 지하철은 샤를 드골 에뚜왈(Charles de Gaulle Etoile) 역에서 내리면 된다. 이 때만 해도 밤에 여기를 또 올 줄은 몰랐지. ㅎ 날씨는 비만 안 오면 만족. 샹젤리제를 먼저 갈까 생각도 했었는데 개선문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전망대까지 가려면 지하에서 표를 사서 올라가야 하는데, 약간 헛갈리게 되어 있다. 문만 보고 싶다면 그냥 지하철 출구로 나가서 밖에서 보는 걸로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올라가고 싶다! 올라가서 파리를 내려다보자. 신나서 올라감.

 

 

흉내낸 짝퉁들만 보다가 진짜를 보니 생각보다 완전 크다. 세상의 온갖 문들이 이 문을 흉내냈잖아. 그런데 이건 비할 바가 아니구나. 사진으로 보면 작아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더 크게 느껴진다.

 

 

벽에는 장군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부조도 많지만 저런 걸 땡겨서 찍고 싶진 않고 그냥 눈으로 보면서 계속 사람들을 따라 간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사진을 안찍었을 것 같지 않은데 없다. 하드 날라갈때 같이 날라갔나보다. 빙빙도는 나선형 계단을 계속해서 올라가야 하는데, 나는 이때쯤에 나의 소박한 행운에 매우 감사하게 된다. 내가 출국전에 캐리어 속에 넣어둔 얇은 회색 코트로 갈아입을까 고민했으나 결국 갈아입지 않은 것에, 키높이역할을 할 워커로 갈아신지 않은 것에. 갖고 있는 코트 중 가장 따뜻한 코트를 입고 온 것에. 발에 가장 편한 운동화를 신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나 스스로에게 감사했다 ㅎ

 

다음에 파리에 가면 또 한 번 개선문에 올라가야지.

 

 

중간에 한 두 번 정도 넓은 곳이 나오고 힘을 내서 더 올라가면 이렇게 파리 시내를 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펼쳐진다. 와오. 진짜 이 기분은. 그냥 360도를 다 돌아도 파리가 보인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쭉쭉 뻗은 일직선의 길이 방사형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저 개선문이 있는 광장의 이름이 샤를 드 골 에뚜알. 지하철 역은 그 이름을 땄다. 시계처럼 12개의 대로가 나 있다.

 

 

에펠탑도 보인다. 오? 여기서 보니까 엄청 가까워 보인다. 호텔까지 걸어가도 되겠는데? ㅋㅋㅋㅋ 농담처럼 말했는데 다시 생각해도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우린 유럽 여행 동안 정말 말도 안되게 걸어다닌다.

 

 

날씨가 흐린 것이 아쉽다. 여기서 보는 야경이 그렇게 끝내준다는데 야경을 볼 것이냐, 밝을 때 올라가서 볼 것이냐 고민했었지만 잘 한 것 같다. 야경은 다음 기회에. 다음에 또 오고 싶도록 아쉬움을 남기자. 위에서 뻥 안 치고 셀카 100장 찍었다. 혼자 찍고, 같이 찍고, 셀카봉으로 찍고. 머리는 온통 날리고 얼굴에 들러붙고, 그래도 좋다고 웃으면서 여기서 찍고 저기서 찍고. 손에 에펠탑 올려놓고 찍고. 나 혼자였으면 이렇게 열심히 셀카 많이 안 찍었을거 같은데 E랑 있으니까 내 기준에선 원없이 찍었다. 찍을땐 안 해 본 짓 하려니 이상했지만 결국 남는 건 사진과 그 사진이 불러일으키는 기억. 안 그랬으면 온통 나 없는 배경사진들만 잔뜩 있었을지도.

 

 

이건 눈으로 내려본 게 아니라, 내려오는 도중에 어느 층엔가 개선문에 대한 박물관처럼 축소모형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광장을 찍는 카메라가 설치 되어 있어서 아래 상황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화질이 너무 좋고 신기해서 찍은 것.

 

공식 기념품 샵도 있는데, 뭐랄까. 난 그런 걸 잘 안사게 되더라. 눈으로 직접 본 오리지널들은 시간 속에서 낡아가는 것조차 너무 멋있는데 그걸 평면으로, 혹은 디자인 모티브로 재현해 놓은 레플리카들은 색도 너무 번쩍거리고, 튀고 조잡해보여 손이 안 가는 것 같다. 가기전만 해도 조카에게 팝업북을 사다 주겠다거나 내가 간직할 만한 매우매우 괜찮은 기념품 하나, 친한 사람들 줄 만한 작고 퀄리티 좋은 무언가를 사겠다는 생각을 잔뜩 했었지만 어느 곳을 가서 무엇을 보아도 오리지널을 제외한 모든 것이 마음을 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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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에펠 타워

비가 부슬부슬 왔고, 추웠다. 이때만 해도 구글지도님의 위대함을 활용하지 못할때라 애비뉴 이름을 머리속에 기억해두고 길 찾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한테 길을 엄청 물어봤다 ㅋㅋㅋ 일단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기도 했고, 해가 짧아 정말 어둡고 비까지 내려 축축하고 칙칙한데다가 몸도 피곤했다. 호텔 찾는데 조금 헤매기까지 해서(정말 눈에 안 띄었다) 호텔을 드디어 찾았을 때는 어찌나 기쁘던지!

 

 

프랑크푸르트에서 캐리어가 도착할 장소로 이 호텔 주소를 알려줬기 때문에 그 사정을 이야기했다.

-(문제상황설명) 아마 빠르면 내일 내 수트케이스가 도착할 텐데, 우리가 나가 있는 동안 짐이 도착한다면 좀 맡아줄래?

-응 알겠어. 근데 난 night직원이고, Daylight직원에겐 너가 한 번 더 얘기해야 할 수도 있어.

 

리셉셔니스트는 매우매우 꽉 끼는 셔츠와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바지의 지퍼부분 솔기가 튿어져 있었다ㅠㅠ E와 나는 서로 아무말도 못하고 방에 와서야 헐. 봤냐- 뭐야. 모를리가 없잖아 변태야? 등등의 이야기를 하고 내일 아침까지 저 사람 저 옷 입고 있을 거잖아. 그럼 내일 조식먹을 때 또 봐야 돼? 하고 매우매우 괴로워했다 ㅋ

 

방이 좀 추워 라디에이터를 틀었으나 (스트라스부르에서도 라디에이터 틀기는 실패했다) 그 정도의 온기로는 어림도 없었다. 정말 다시 보고 싶지 않지만 로비로 내려가서,

 

-저기 있잖아. 방이 추워. 라디에이터를 틀었는데 내가 제대로 틀 줄 몰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최고 온도도 추워

-응 보조 라디에이터 줄게.

 

헐, 왜 이렇게 간단하지;;;;

목소리가 엄청 크신 아주머니가 화난 듯한 목소리로 막 뭐라뭐라 해서 쫄았다. 우리가 귀찮게 해서 지금 화내는걸까? 근데 또 막상 우리랑 눈 마주치니 생긋 웃으면서 반갑게 인사했다; 뭐지;;

 

짐을 풀고, 몸을 살짝 녹인 후에 아 도저히 아쉬워서 안되겠다. 에펠탑이라도 보러 갑시다. 아까 보니 별로 안멀어보이던데. ㄱㄱ 사실 엄청 어둡지만 한국에서라면 한창인 시간이잖아. 이 때가 9시 반쯤 됐던듯. 한국에서 9시 반이면 시작 아냐? ㅋ 갑시다 ㄱㄱ

 

 

꺅 꺅 에펠이다!!! 호텔이랑 정말 가까워 그냥 슉슉 걸어가니까 짜잔~ 하고 나타났다.

 

 

여기서 찍고 저기서 찍고, 멀리 가서도 찍고, DSLR 모드로 변경해서 찍고 정말 백 장은 찍은 듯. 인물 사진은 역광 때문인지 우리가 잘 못 찍어서인지 전부 괴기스럽게 나왔다 ㅋㅋㅋ 걔나 나나 휴대폰이 같은 기종이라 거기서 거기이기도 하지만 E는 알콜중독 때문인지 수전증이 있어서 셀카봉을 들고 ㄷㄷㄷㄷㄷ 거려서 안 그래도 광량이 부족한데 초점이 하나도 안맞는다 ㅋ

 

 

테러 일어난지 얼마 안 된 때라 주변에는 무장한 경찰이 많이 깔려있었다. 얼마 전까지 추모의 의미로 삼색조명을 밝히기도 했었고. 실제로 국내에서도 유럽여행 취소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우리도 생각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더 지켜보자 라고 생각하다가 결국 왔다. 가족과 친구와 지인들이 괜찮냐며 걱정하는 카톡을 보내주었고, 여행하는 내내 유럽 전역에 걸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해서 대도시 위주의 테러 예고 소문이 있었고, 우리가 다닌 일정에는 그런 곳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그래도 사람들은 밝았다. 신년의 들뜸과 촉촉한 밤공기와 화려하게 반짝거리는 조명은 아직까지 연말 분위기를 주었고, 결국 밤에 나오길 정말 잘했다. 파리에 있는 동안 시간이 된다면 한 번 더 오자고 했지만 우리는 다시 오지 않았다. 지금은 별로 아쉽지 않지만 나중에 좋은 계절, 좋은 날에 반대쪽의 공원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물론 사람이 많아서 어렵겠지.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정류장에 있는 광고판(?)을 찍었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표시인지 의미인지 모르겠어서 일단 찍었다. 아직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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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부르에서 파리로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을 나와 이제 주변을 좀 둘러본다. 성당 앞에는 시즌에 맞게 크리스마스 상품들로 가득하다. 나는 이런 걸 사는 취미는 없으므로 그냥 눈으로 보지만 또 이렇게 어느새 1년이 지나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니 왜 이런 취미가 없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트리나 스노우볼 같은거 하나 샀으면 좋았잖아. 나는 여행 내내 무언가 기념이 될 만한 것을 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 여행지의 특색을 담은 것. 그러나 결국 그런 걸 좀처럼 사지 못한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에펠탑 옆에 있는 빨간 트리가 예뻐보인다. 재질은 모르겠으나.


 

성당 앞에는 쿠키와 캔디를 파는 상점이 꽤 많았고, 맛을 보면 맛있는것도 알겠는데 여기가 마지막여행이 아니라 거의 출발점이다보니 여행 내내 뭘 들고 다닐 수가 없다. 그럴싸한 물건을 볼 때마다 머리속에 선물로 주고 싶은 사람들이 떠올랐지만 여행초반이라 모두 짐이라는 생각에 아무것도 사지 못했다. 결론적으로는 잘 한 일이었다. ㅋ 유럽여행에서는 꼭 필요한게 아니라면 선물은 마지막에.


 

 

사람들이 흔히 여행기념선물로 사오는 게 이 마그넷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계속해서 이것도 선물로 살까말까 내내 고민. 값도 싸고 부피도 작으니까, 여행지의 정서도 전달할 수 있을테고. 하지만 난 자석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엄청난 실물을 보고 아직 그 감동의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인데, 그 모습을 흉내낸 1유로짜리 자석을 보면 조잡하게만 느껴져 역시나 이것도 제낌. 그냥 사진으로만 남기기로 한다.

 


클레베르 광장의 동상 아래에는 사람들이 한동안 켜놨을법한

파리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흔적이 남아있다.



꽃과 초. 각각의 불을 밝혔을때는 의미있었겠지만 전날 비가 왔기 때문에 지저분한 상태다.


 

우리는 스트라스부르역에 있는 PAUL에서 빵을 산다. 돌아다니는동안 들어가서 먹고 싶은 곳이 없으면 최후의 보루로 폴에서 빵을 사다 먹자고 했는데 결국 그렇게 됐다 ㅋ 이 사람들처럼 앉아서 먹지 않고 사서 호텔로 갔다. 쇼케이스도 찍었고 내가 산 빵도 찍었지만 하드가 날라가서 반은 날라가고 반은 복구되었다. 그래서 그 사진들은 없다. ㅋ


 

하나는 긴 바게뜨 샌드위치였는데 기가막히게 맛있었고, 다른 하나는 이거였다. ㅋ 둘 다 맛있었다. 다음에도 또 먹을 곳을 정하지 못한다면 이 곳을 보험으로 하자고 했으나, 이후로 만나는 수많은 PAUL들 중에 여기가 우리가 사먹은 유일한 PAUL이었다.

 

 

차를 끓여 빵과 맛있게 브런치를 먹고, 12시쯤 되니 체크아웃 독촉이 들어온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첫 체크아웃을 했다. 두시 반쯤 SNCF를 타고 파리로 가야해서 시간이 좀 남기 때문에 캐리어를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우리는 스트라스부르 시가지를 더 돌기로 한다. 길거리에 있던 과일. 사먹을까 고민했으나 결국 사먹지 않음. 어찌나 알뜰하게 다녔는지 ㅋ 반짝반짝하는 사과가 조금 궁금했다. 

 

스트라스부르를 정말 지겹게 돌아다닌다. 두바퀴쯤 돌았나? 부지런히 걷고 열심히 보고 나니 이제 스트라스부르는 다시 오지 않아도 될 만큼 다 봤다 싶다. 여길 길게 잡지 않은 것이 아쉽지 않다. 대성당의 야경이 조금 궁금하긴 해도 야경이냐 새벽이냐 하면 우린 새벽이니까 매우 만족. 프랑크푸르트에서의 고난이 다 사라지는 곳이었다.

 


하도 오래되어 이게 어디인가 고민했지만 찍힌 시간대를 보아 Gare du Nord 역인듯. 빠리북(北)역. 도착하자마자 감격스러워서 사진 찍었을텐데 역시나 날라감 ㅋ 복구된게 다행이라 이것도 감지덕지했는데 포스팅하려다보니 많이 날라가긴 했구나. SNCF 표시가 저 멀리 보인다. 독일에서 넘어올때 고생했기 때문에 교통수단을 제 시간에 제대로 타는 것에 예민하게 신경쓰게 되었다. 이제 지하철로 갈아탄다.


 



서울지하철보다 조금 더 복잡한 파리지하철. 우리 숙소는 듀플레Dupleix역이기 때문에 환승을 해야한다. 하긴 저 노선에서 어디서 어딜가든 환승 안하기가 쉬울까.

 

노선도를 찬찬히 보니 샤틀레 라거나, 생 라자레 라거나, 생 폴 등등 한 번이라도 지나갔거나 내렸던 역은 모두 기억이 나고 반갑다. 이게 지나가거나 내려서라기보다는 지하철안에서 안내방송을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생소한 외국어가 문자와 함께 결합되어 음성으로 각인된 효과.

  

 

문제는 이거다. 욕나오는 계단. 에스컬레이터 그딴거 없다. 우리는 캐리어를 덜컹덜컹 끌기도 하고 번쩍번쩍 들기도 하며 열심히 내려간다. 여행자에겐 시간이 금이라. 조금이라도 빨리 숙소에 가고싶다. 농담아니라 그냥 계단에서 캐리어를 던져버리면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와우. 말로만 듣던 수동개폐. 혹시 못내리게 될까봐 다른 사람들 내릴때 어떻게 하는지 열심히 지켜봤으나 결국 도움을 받았다 ㅋ 저 레버를 위로 제끼면 뻑-푸슉- 하는 소리가 나면서 문이 열린다. 처음엔 헉- 하고 놀랐지만 엄청 익숙하게 하게 된다 ㅋ


Dupleix 역이다! 지금 기억으로는 한번 반대방향으로 갔다가 온거 같은데 오래되어 가물가물하다. 회전문처럼 돌아가는 출구Sortie도 신기하다. 나라마다 다른 지하철 출구방식. 역시 사진은 날라갔다.



역을 나와 지하철이 저 교각을 건너는 순간을 찍으려고 잠깐 멈춰서 몇번이나 찍었는데 ㅋ 성공했는데 사진이 날라갔는지, 이거 찍고 됐다 싶어 포기한건지 모르겠다. 지금 발견했는데 사진의 건물 지붕 위로 에펠탑의 맨 윗부분이 보인다 ㅋ 파리다 파리. 우리는 무사히 파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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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cat in Paris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책 도움되겠지? 하면서 씨익- 하고 Y와 마주보고 웃었으나, 솔직히 집에 와서 읽어보니 도움은 안되는구나. 약도 몇 개는 유용할 수도 있겠다. 근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 여행자의 설렘/두근거림/떨림/기쁨이 이 책엔 있다. 그러고보니...그거면 됐지. 사실 그것보다 더 큰 게 뭐가 있다고.

언어란 묘하다. 내가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두고 고민하던 그 때. D의 말처럼 "저는 제가 독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랑스였어요. 사실 이건 제 인생에 관한 얘기라 처음 얘기하는 건데...."  희한하게도.. 뭥미같은 이 소리를 들으면서, D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겠더라. 이렇게 말한 주제에 결국 D는 프랑스어를 포기했지만 -_- 어려워서 토나온다고. 솔직히 나도 어이쿠야... -_- 이거 결코 장난이 아니삼;;;  & (주변의 반응) 독어할 걸 그랬죠?

But, 막상 공부해보니 점점 좋아진다. 그거 코딱지만큼 알았다고 프랑스가 좀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영어, 일어 배울 땐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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